이 기사는 2021년 12월 06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삼성 계열사 한솔테크닉스가 반도체 장비부품 사업에 진출한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부품 제조, 세정·코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원스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크게 넓힌다는 계획이다. 기존 주력 사업 분야가 액정표시장치(LCD)였다면 반도체 장비로 사업의 무게 중심이 점차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6일 한솔그룹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아이원스 지분 34.47% 인수를 결정했다. 한솔테크닉스의 주력 제품인 파워보드의 경우 전방산업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흔들린다. 이번 반도체 사업 진출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면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발생하는 실적 리스크를 축소·관리하는 데 유리할 전망이다.

아이원스의 사업 큰 두 축은 샤워헤드, 챔버 등 반도체 전공정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소모성 부품을 제작하는 정밀가공사업과 반도체 장비 내 오염물, 파티클을 제거하는 세정·코팅사업이다.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공정수율과 장비가동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요한 작업들이다. 이 밖에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 등 디스플레이 장비사업도 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LCD TV의 핵심부품인 파워보드, LCM(LCD Module, 액정디스플레이모듈), BLU(백라이트유닛),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제조하기 위한 LED용 웨이퍼, 휴대폰 부품, 태양광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협력사는 삼성전자다. 이번 아이원스 인수를 통해 디스플레이에 더해 반도체 장비부품 라인업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해외 매출처 확대라는 효과도 크다. 아이원스는 이미 미국계 글로벌 반도체장비사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를 낮추며 매출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셈이다.

한솔테크닉스는 2010년에도 발광다이오드(LED) 웨이퍼 전문기업 크리스탈온을 인수하며 한 번 전열을 재정비한 적 있었다. 이를 통해 LED칩의 핵심 원재료인 사파이어잉곳 사업으로 진출했다. 이전엔 LCD용 백라이트유닛(BLU)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했으나, M&A를 기점으로 디스플레이용 종합 부품·소재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번 반도체 시장 진출은 제2의 도약을 위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한솔테크닉스가 투입하는 전체 인수대금은 1275억원이다. 여기에는 신주 인수 대금도 포함돼 있다. 이번 딜 구조를 보면 아이원스 오너로부터 구주를 인수하고 409억원 규모 신주도 함께 인수한다. 신주 대금은 회사로 유입돼 향후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원스의 올 3분기까지 연결회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242억원을 기록했다. 에비타(상각전영업이익)는 314억원이다. 한솔테크닉스의 3분기 매출은 약1조원에 달하지만 영업이익은 34억원, 에비타 260억원에 불과하다. 아이원스 인수로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한편 한솔그룹은 1965년 이병철 회장이 새한제지를 인수해 출범한 전주제지가 전신이다. 1991년 삼성에서 분리돼 재계에서 범삼성가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