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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손보업 판도변화]코로나19 영향 1년 만에 실적 '반전'③교통사고 줄면서 환자 및 병원 이용 감소…실손보험료 인상 과제

김민영 기자공개 2021-12-20 07:16:54

[편집자주]

손해보험업은 국가 경제 성장과 함께 규모가 커졌다. 해상·화재·자동차·보증·특종보험 등이 차례로 도입됐고,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문제는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만 과열 경쟁을 벌이면서 어느새 수익성 좋지 못한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그 사이 대기업·금융지주·사모펀드·외국계 등 손바뀜도 잦았다. 더벨은 다양한 데이터를 토대로 지난 수년 동안의 손보업권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해보험업계는 작년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다. 배상책임, 화재, 자동차사고 등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 지급 사유가 생기는 특성상 코로나19로 국가 전체적인 대형사고나 국민들의 병원 진료가 줄어들면서 보험회사의 지출이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이어졌다.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이른바 ‘나일롱 환자’가 줄어든 것도 손해보험회사들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주요 대형 손보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14개 손보 당기순이익 38% 급증

1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국내에서 영업 중인 14개 손보사들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작년 말 기준 2조16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2019년 말 1조5671억원에 비해 38.2%(5989억원)나 급증한 수준이다.

물론 2017년(3조2739억원)과 2018년(2조6311억원)에 비해선 순이익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1년 만에 개선세로 돌아선 건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2019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실손보험 등 손해율 악화가 원인이었다”면서 “작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발생으로 손해율이 개선됐는데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덕분에 실적이 크게 향상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은 보험회사의 영업수지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14개 손보사의 단순 평균 경과손해율은 80.6%를 기록했다. 82.8%를 기록한 2019년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과 2018년 손해율은 각각 80.4%, 80.6%를 기록했다.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 개선세도 두드러졌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경우 작년 말 83.24%의 손해율을 기록했는데 2019년 말 84.60%에 비해 1.36%포인트 내려갔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손해율도 87.25%에서 85.57%로 1.68%포인트 개선됐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의 손해율은 작년 말 83.84%와 85.50%를 기록해 작년 말 86.23%, 85.95%에 비해 2.39%포인트, 0.45%포인트 떨어졌다. 메리츠화재는 1년 새 손해율이 2.78%포인트나 개선돼 작년 말 78.34%를 기록했다.

이러한 손해율 개선은 올해도 이어졌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80.28%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이 아니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으나 분기별 집계로도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손보업계가 14개 주요사로 재편된 최근 8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현대해상도 83.11%의 손해율을 기록했고, DB손보 81.11%, KB손보 83.2%, 메리츠화재 76.49%를 보였다. 역시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안정세…실손은 내년 더 악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살펴보면 더 극적이다.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상위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 9월 말 현재 78.4%로 지난해(약 84%)와 2019년(약 90%)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 79.1%, 현대해상 79.5%, DB손보 78.1%, KB손보 78.9%, 메리츠화재 76.7%를 기록했다. 5개사 모두 70%대 손해율을 보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손해율 하락으로 가격 인하 압박이 생기는 건 보험업계의 고민사항이다. 벌써부터 내년 대통령 선거 영향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얘기가 정치권과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또 다른 대표상품인 실손보험 손해율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 지난해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2.0%로 2019년 말 135.9%에 비해 3.9%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100%를 넘기고 있다. 손해율이 100%를 넘긴다는 건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낸 ‘실손의료보험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실손보험의 적자 규모가 내년 3조9000억원, 2026년엔 8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2031년엔 22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돼 이 같은 적자가 이어지면 앞으로 10년간 누적 적자액이 11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손해율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135.3%, 이어 2026년엔 148.4%, 2031년엔 166.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손보사뿐 아니라 생보사까지 더해 약 30개사에 이르던 실손보험 판매사가 현재는 15개로 줄었다. 업계는 손해율이 개선세가 이어지고 올해 흑자가 예상되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최소화하면서도 손해율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실손보험료는 최대 20% 가까운 요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혜택은 큰데 보험료는 저렴한 1·2세대 실손에서 3·4세대 실손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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