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김화진칼럼]루시드의 드림 - 좋은 것이 옳은 것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2-01-10 09:00:0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09: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 매출이 없는 회사가 기업을 공개해서 국내였다면 코스피 시총 3위 회사가 되었다.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루시드(Lucid Group)다. 루시드는 2021년 7월 나스닥에 상장되었는데 현재 시총이 630억 달러 대다. 자동차회사 시총 글로벌 11위다.

루시드는 프리미엄 전기차회사다. 2007년 캘리포니아 뉴어크에서 버나드 체와 샘 웽이 창업했다. 체는 테슬라 로드스터 탄생에 일조했던 테슬라 부사장 출신이고 웽은 오라클 부사장 출신 엔지니어다.

루시드 사람들은 별로 듣기 안 좋겠지만 어딘가 테슬라의 스핀오프 같다. 테슬라 출신들이 많아서다. 일론 머스크는 원래 테슬라의 외부 투자자였을 뿐인데 경영 부진을 이유로 2007년에 창업경영자 마틴 에버하드를 축출하고 본인이 경영을 떠맡았다. 초기에 조급했던 머스크는 임직원들에게 인기가 없었고 그 여파로 다수가 이탈했다. 체가 테슬라를 떠나 루시드를 창업한 것도 그때다. 지금 CEO 피터 롤린슨도 테슬라 출신이다. 모델S 개발팀이었다.

루시드의 창업 당시 사명은 에티에바였다. 에너지저장업을 표방했다. 약 100개의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했다. 그 때문에 루시드는 고효율 대용량 배터리에 강점이 있다. 전기차회사로서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배터리와 파워트레인에 집중했는데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은 2013년이다.

이듬해인 2014년에 중국 자본을 유치했다. 베이징자동차와 지금은 문을 닫은 러에코로부터 10억 달러를 유치했다. 50% 지분을 내주었다. 이 딜은 독약이었다. 2015년에 에버하드가 회사에 합류했다가 6주 만에 떠나는 사고가 났다. 중국 주주들이 회사의 자동차 제작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러에코는 적대적 투자자였다. 한때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받던 패러데이퓨처의 자금원이었다. 베이징자동차도 에티에바가 배터리와 파워트레인 납품업체로 남기를 바랬다.

에버하드에 이어 체도 떠났다. 그리고 베이징자동차도 결국 철수했다. 자금난에 봉착한 회사는 포드자동차를 비롯한 신규 투자자 유치를 시도했으나 불발되어 회사의 지적재산권을 담보로 헤지펀드와 중국의 버스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지경까지 갔다. 이 난리를 겪은 후 2016년에 회사 이름을 루시드로 바꾸면서 공식적으로 고급전기차 생산업체로 변신했다. 2021년에 출시된 루시드에어의 모델도 공개했고 삼성, LG와 배터리 파트너십도 개시했다.

여기서 구세주가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PIF가 2018년 루시드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PIF는 2021년 2월에 블랙록과 함께 다시 25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나중에 IPO로 200억 달러를 넘는 막대한 수익을 시현했다. 포트폴리오가 약 4000억 달러인 PIF는 빈살만 왕자의 사우디경제개혁플랜(비전2030)에서 엔진격이다. 현재 루시드 지분의 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루시드의 IPO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닌 SPAC과의 합병을 통한 것이었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난항도 겪었다고 한다. 합병에 필요한 주주들의 승인표가 부족해서였다. 생전 처음 주주가 된 일반투자자들이 많아 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데 애를 먹었다. 회사로부터 산더미 같은 파일이 오면 많은 주주들이 스팸으로 처리해버렸다. 그 때문에 합병이 하루 지연되었다.

IPO로 루시드는 45억 달러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한때 포드의 시총을 추월하기도 했다. 7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 공장을 네 배로 확장하고 있다. 연 40만 대 생산이 목표다. 임직원은 2300명 정도다. 롤린슨은 2020년대 중반까지 중국과 중동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양산으로 테슬라와 경쟁하기보다는 메르세데스 S클래스 같은 프리미엄 세단과 경쟁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테슬라를 꺾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다. 루시드는 고객이 ‘좋은 것과 옳은 것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비전으로 정해 놓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