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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지분' 아스트 최대주주, 지배력 믿는 구석은 김희원 대표 '메자닌 발행' 지분율 희석, 주가하락시 주식전환 위험 낮아

박상희 기자공개 2022-01-11 08:25:5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7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기 정밀부품 제작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아스트’의 공격적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행보가 눈길을 끈다. BW에 부여된 신주인수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최대주주인 김희원 대표이사의 지분율(10.92%)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향후 한 자릿수 지분율로 경영 지배력을 어떻게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희원 대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스트 보통주 280만6339주(약 10.9%)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13.0%(보통주 334만6339주)에 불과하다.

아스트는 지난해 초 300억원 규모의 BW(9회차)를 발행한 데 이어 1년 만에 또 400억원 규모로 BW(11회차)를 발행하기로 했다. 11회차 BW에 부여된 신주인수권은 707만885주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일반 공모로 진행되는 이번 BW 청약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율은 BW 발행 전 13.0%에서 발행 후 약 10.9% 수준으로 하락한다.

아스트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BW 일반공모 참여 여부 및 참여금액은 미확정인 상태다. 김 대표를 비롯한 최대주주 측은 아스트가 지난해 초 9회차 BW 일반공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아스트 관계자는 7일 "이번 BW가 일반공모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김희원 대표가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아스트 증권신고서

아스트는 이전에 사모로 발행한 4~5회 전환사채 293억원이 아직 남아 있다. 이에 따른 전환가능주식수는 334만8836주다. 전환권이 모두 행사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9.8%까지 떨어진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한 자릿수로 하락하면서 경영권을 위협받을 위험성이 커졌다.

신주인수권이 부여된 BW 발행, 미상환 전환사채의 전환 청구 등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취약해질 경우 향후 경영권 분쟁이 대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및 외부의 경영권 취득 시도 등의 위험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진다.

이번 BW 발행 조건에는 사채의 원리금지급의무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아스트의 지배구조 변경사유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지배구조 변경사유란 발행회사인 아스트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경우를 말한다. 아스트의 최대주주로서는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적대적 M&A를 통한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스트 최대주주는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일까. 관련 업계는 아스트가 영위하는 항공기 부품 제조업 특성상 적대적 M&A가 쉽지 않다는 점이 고려 요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항공산업은 완제기 업체가 보잉(Boeing), 에어버스(Airbus), 엠브라에르(Embraer) 등 극소수에 그친다. 항공기 부품사업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력과 까다로운 인증절차, 전방산업 소수 고객사와의 신뢰관계 구축 등이 요구됨에 따라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쉽지 않은 특성을 지닌다.

특정 항공기 기종이 단종될 때까지 납품이 이뤄지고 해당 부품의 공급사가 1~2개사로 제한되고 있는 등 경쟁도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의 편중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아스트의 경우 2021년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이 보잉 향(보잉사 1차 납품업체인 스피릿(Spirit)을 통해 2차 납품) 42.1%, 엡브라에르 향이 43.4%에 이른다.

항공업 특유의 매출 및 거래 구조를 감안할 때 최대주주 및 경영진과의 돈독한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적대적 M&A에 노출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해석이다.

아스트 관계자는 “회사를 창업한 김희원 대표이사가 그간 구축한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적대적 M&A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영업의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진행됐던 최대주주 지분 일부 매각 시도도 경영권을 수반하지 않는 거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선에서 일부 지분 매각을 검토했다.

아스트는 지난해 7월 ‘씨에스윈드 및 시몬느 PE의 아스트 인수’ 관련 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거래는 가격 등을 비롯한 조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항공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아스트가 발행한 메자닌의 주식 전환 니즈가 크지 않다는 점도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지배권 유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 1만5000원대 흐름을 보이던 주가는 최근 5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아스트 관계자는 “지난해 초 발행한 9회차 BW에 부여된 신주인수권 579만3742주 가운데 주식으로 전환된 건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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