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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조선 CEO가 CSO 겸직 '책임회피 않는다'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실태 점검]가삼현 한조양 부회장이 직접 챙겨···조선 부문 '안전사고' 가장 빈번

양도웅 기자공개 2022-01-12 07:41:0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7일 15: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일명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들에 요구하는 내용은 간단명료하다.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책임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지우겠다는 것. 혹시 모를 오해를 막기 위해서인지 법률 제1장 제1조에 명확하게 명시해 놓았다.

그럼에도 곡해하는 곳은 있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사업주인 '오너일가'와 경영책임자인 CEO(최고경영자) 옆에 안전 CSO(Chief Safety Officer, 최고안전보건책임자)라는 새로운 임원을 배치해 오너일가와 CEO를 처벌로부터 자유롭게 만드는 기업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고 있다. 해당 법률이 2020년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아르곤 가스 질식사' 등으로 제정 필요성이 강해졌던 점을 고려하면 그룹의 선택은 업계 안팎에서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각 계열사의 안전 CSO가 사업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ESG CSO도 중대재해 예방에 함께 노력하고 있다.

법률 시행을 앞둔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은 ESG 추진체계를 정비했다.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계열사별로 CSO(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를 두도록 했고 해당 CSO들을 관리하는 그룹 CSO도 신설했다는 점이다. 이들로 구성된 그룹 ESG협의체(의장 그룹 ESG CSO)에서도 안전 CSO와 별도로, 사업장의 안전과 보건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에도 안전과 보건 관련 임원급 책임자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체계와 명칭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달리 말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시 누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구체화한 것으로 관련 책임자들이 갖는 무게감은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그룹 CSO에 가삼현 부회장을 앉힌 점이 눈에 띈다. 가 부회장은 현재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그룹의 '캐시카우'이자 안전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계열사들의 총 책임자다. 조선 부문 인력과 예산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CSO도 맡는 셈이다.

가 부회장은 그룹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복심'으로도 통한다. 정 이사장이 과거 대한축구협회장 시절 10년 넘게 동고동락했다. 정 이사장 아들이자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막바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정기선 사장의 '멘토'로도 불린다.


재계 관계자는 "가 대표는 권오갑 회장과 함께 사실상 현대중공업그룹의 '투 톱'인 인물"이라며 "그런 그를 그룹 CSO에 앉힌 건 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하는 그룹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직접 CSO를 맡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 재해율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사업장을 운영하는 현대중공업 기준 지난해 직영과 협력사 부문 재해율은 0.22%로 전년 대비 0.05%포인트(p) 악화했다. 재해율은 근로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수 비율을 뜻한다. 특히 지난해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ESG협의체를 만들고 이를 도울 전문가 그룹을 꾸리는 등 사업장 안전·보건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에 힘을 싣고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안전 부문 인력을 20% 확대하고 고위험 공정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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