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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모범생' 강남제비스코, 2000억 자산매각 왜 부채비율 33% 불과…신사업 모색용 실탄 관측

이경주 기자공개 2022-01-14 09:12:16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08: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위 도료업체 강남제비스코가 2000억원대 부동산자산 매각을 결정해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상황은 반대다. 부채비율이 30%대에 그칠 정도로 이미 안정적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신사업 진출을 위한 실탄마련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력인 도료사업으론 미래가 불투명하다.

◇차입금의존도 6.2%…현금이 차입보다 많아

강남제비스코는 2021년 12월 28일 ‘유형자산양도결정’ 공시를 통해 부동산 매각 결정 계획을 밝혔다.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에 위치한 안양공장이 매물이다. 안양공장을 평택공장으로 이전하고 남은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

거래상대방은 티케이파트너스라는 부동산개발업체다. 매물 가치는 2000억원으로 산출했다. 대금은 3단계에 걸쳐 강남제비스코에 지급된다. 계약금 100억원은 공시일(2021년 12월 28일)에 이미 지급됐고 중도금 100억원과 잔금 1800억원은 계약조건에 따라 특정 시점에 지불된다. 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엔 거래가 종결될 전망이다.

업계는 매각 사유를 주목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실제 상황과 차이가 있다. 국내 도료업체 가운데 재무상태가 가장 안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 강남제비스코 부채총계는 2295억원, 자본총계는 6973억원이다. 부채비율이 32.9%에 그친다.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도 많지 않다. 같은 시기 총차입금은 574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6.2%다. 보유 현금(689억원)만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00억원대 현금을 필요로 할 만한 재무 리스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래 안보이는 ‘도료’…돌파구 마련 절실

때문에 재무안정을 넘어 신사업을 모색하기 위한 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력이 도료사업인데 오래전부터 불황을 겪고 있고 앞날도 불투명하다. 도료는 전형적인 내수산업이다. 건설과 철강, 금속, 자동차, 조선 등 광범위한 전방산업 마감재로 쓰인다. 국내 경제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사진:강남제비스코 홈페이지>

과거 경제성장기엔 연평균 15% 가량 시장이 커지는 성장산업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조선업 불황 등으로 대변되는 경기침체로 성장판이 닫혔다. 이 탓에 업체 간 가격경쟁이 심해져 적잖은 상위업체들이 수년전부터 바닥권 이익을 내거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232억원에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2449억원)은 72.8% 늘었지만 영업이익(25억원)은 오히려 적자전환했다. 흑자를 내던 해에도 수익성은 바닥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0.6%, 2019년 -0.6%, 2020년 1%다.

도료 업계 관계자는 “도료는 경기와 바로 연동되는 구조라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ESG흐름으로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는 다른 산업과 달리 도료는 ESG시대에도 수요가 그대로라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상 유지 전략으론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업계 전반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매각대금 2000억원은 왠만한 M&A나 지분투자가 가능한 규모다. 업계에선 강남제비스코가 도료와 전혀 무관한 사업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매각대금이 당장 들어오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거래가 종결될 때까지 자금사용 계획에 대해 고민할 시간은 있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공시에 명시(재무구조 개선) 한 것 외에는 다른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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