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특기 실수에 S 부문 '흔들'…'탈통신 딜레마' [ESG 등급 분석]작년 이어 올 초 IPTV 통신 장애, 급격한 사업 다각화 부작용 지적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14 13:02:1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08: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KT의 사회(S) 부문 ESG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IPTV 통신장애를 겪으며 본업에서 실수가 잦은 모습이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통신 외 비즈니스 확장에 힘을 싣고 있지만 되레 핵심 경쟁력이 떨어지는 딜레마다.◇네트워크 장애 보상에도 후폭풍, 고객이탈·피해보상 등 우려
전일 KCGS는 ESG 등급위원회를 개최해 KT를 포함한 11개 회사의 ESG 등급을 낮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정기 ESG 등급 부여 이후 이달 3일까지 ESG 위험을 반영해 평가 대상 상장 기업에 대해 올해 첫 등급 조정을 실시했다.
KT의 경우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발생이 쟁점 사안으로 논의됐다. KCGS는 고객 이탈 및 피해보상으로 재무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KT의 사회책임경영 등급은 기존 'A'에서 'B+'로 떨어졌다.

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10월 KT는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로 인해 전국 단위 유무선 인터넷망 두절 사태를 겪었다. 당시 KT는 서비스에 따라 8~10배 수준으로 보상을 실시했다. 네트워크 부문 등 기술 관련 임원들을 교체하고 전문가들을 보강하는 조치도 취했다.
다만 약관을 뛰어넘는 보상을 진행하면서 재무적 타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KT 입장에서는 피해 보상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고객 신뢰에 치명적이고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S 부문 등급 하락의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됐다.
악재는 해를 넘겨서도 이어졌다. 이달 9일에도 IPTV 채널 분배 작업을 하는 장비에 전원 공급 장치가 고장 나며 밤중에 1시간가량 일부 지역에 네트워크 장애가 나타났다. 장비를 교체하고 나서야 복구됐다.
KT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약관상 기준은 충족하지 않아 보상할지 여부는 결정하지는 못했다. 잇따른 네트워크 장애로 KT 내부에서도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디지털 플랫폼 전환 동시에 중요 이슈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달성 숙제
KT의 'ESG보고서 2021'을 보면 중대성 평가를 통해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를 KT의 중요 이슈로 선정했다.
통신 네트워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하며 언제 어디서든 연결 가능한 보편적 서비스로 편리하고 안정적인 운용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KT는 통신 네트워크 사용 증가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안정적인 인터넷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업에서 실수가 이어지면서 KT가 '탈통신 딜레마'에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는데 통신업의 경쟁력이 약화하며 그간 노력이 다소 빛이 바랬다. 급격한 외연 확장에 집중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 통신사에 대한 신뢰 하락은 물론 금전적 보상이 필요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ESG 등급이 떨어지면 자본시장에서도 평가에 악재로 작용해 KT를 향한 주주들의 시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KT가 탈통신 행보를 멈출 수도 없는 입장이다. 장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네트워크 안정성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도 올 초 신년사를 통해 통신 인프라의 안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네트워크 안정을 위해 전담조직을 만들고 기술적 방안도 강화했지만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ESG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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