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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마스터의 ‘항상성’ [thebell note]

윤필호 기자공개 2022-01-18 07:00:1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물학 용어인 '항상성'은 생명체가 외부 변화에 대응해 내부 환경을 조절하면서 생존에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특성을 의미한다. 정온동물인 인간 역시 외적 변수에 물질대사를 진행해 신체를 일정하게 관리하는 항상성을 지니고 있다. 춥거나 더운 환경에 놓였을 때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 몇 년간 미지의 바이러스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자 항상성에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기관, 기업 등 사회조직체도 창조자인 인간의 특성을 이어받았다. 특히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기업에게 항상성은 반드시 필요한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계 경영 환경 변화에 적응하면서 동시에 일정한 성장도 유지해야 한다. 인체 기능이 항상성을 유지 못하면 질병이 생기듯 기업도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영상 편집 전문업체 키네마스터는 지난해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최대주주 솔본이 키네마스터 매각에 나서면서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까지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커졌고 주가도 올랐다. 하지만 계약 주체간의 의견이 불일치했고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결국 원매자와 매도자 간의 가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매각은 무산됐다.

주식시장에서 주주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고 신고가를 찍었던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했다. 당초 매각과 함께 기대했던 투자금 유치도 없던 일이 됐다. 실적까지 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영업손실 7억원, 당기순손실 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창립 멤버로서 오랜 기간 회사를 지켰던 임원들도 일부 물러났다.

키네마스터는 매각 무산을 비롯해 각종 외부 충격의 최소화를 위해 대응에 나섰다.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가기 위한 항상성 유지 기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당초 매각과 함께 투자 받기로 했던 자금은 자사주 매각과 전환우선주(CPS) 발행으로 조달했다. 이를 통해 임일택 대표의 오랜 철학인 무차입 경영 원칙도 지켰다. 시장 영향력 강화 차원에서 ‘키네마스터’ 앱의 무료화도 진행했다.

키네마스터는 신규 사업 모델로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앱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키네마스터 6.0'을 개발 중이고 유저를 위한 동영상 재편집 정보가 담긴 '프로젝트'도 지식재산권(IP)으로 쌓고 있다. 모든 기업은 경영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친다. 키네마스터가 흔들리지 않고 항상성을 꾸준히 유지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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