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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D2SF, 스타트업 투자 핵심은 '전략적 회수' [thebell interview]양상환 리더, 내부 사업부·외부 벤처기업 가교…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 '방점'

김슬기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1-19 13:53:4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가 기존 벤처캐피탈(VC)과 차별화된 부분은 재무적 회수가 아닌 전략적 회수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사진)는 인터뷰 동안 '전략적 회수'란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테크 스타트업은 기술이 숙성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터라 재무적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게 네이버 D2SF의 기본 투자 및 엑셀러레이팅 스타일이다. 투자수익을 중요시 여기는 재무적 투자자(FI)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2015년부터 D2SF를 이끌어온 양 리더는 연간 1300여개의 스타트업을 만나며 총 82개팀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부서명에 담긴 D2는 'For Developers By Developers'를 의미하는 말로 네이버와 기술 개발자가 서로 윈윈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VC와 차별화…네이버 내 사업 기회 만든다

네이버는 연구개발(R&D)에 연매출의 25%를 사용할 정도로 신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부 기술개발은 물론 외부 기술 스타트업 투자도 R&D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필요한 기술을 내재화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인 셈이다.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D2SF다.

단순투자에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와 함께 하면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투자기간이나 재무적 회수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유한책임투자자(LP)의 자금을 쓰는 VC와 달리 네이버 자체 자금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엑시트 압박이 없다.

양 리더는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D2SF 초기에는 네이버가 기술 기업이라는 인식이 없어서 기술 투자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온갖 행사를 찾아가고 대학교 등을 찾아다니면서 존재감이 생겼고 지금은 기술 투자를 잘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D2SF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양상환 네이버 책임리더, 사진출처=네이버

D2SF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를 활발하게 하지만 일반 VC와도 아예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D2SF는 스타트업과 네이버와의 직접적인 관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설립 1년 이내의 기업들도 많이 만날 뿐 아니라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나 아웃라이어(Outliers) 영역에 있는 기업도 연간 50%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보통 VC는 회수를 위해 당장 열릴 거 같은 시장이거나 존재하는 시장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네이버는 당장 시장이 안 보이는 기업이나 네이버와 접점이 없어보이는 곳도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관련이 없어보이는 기업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네이버가 가야할 길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D2SF의 역할은 투자자에 그치지 않는다. 연간 1300팀을 검토하는데 이 중 300팀 정도를 네이버 각 사업부에 소개하고 연결하는 작업을 한다. 그는 "초기에는 네이버 안에서 외부 스타트업과 교류하고자 하는 부서가 2~3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30여개 조직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2SF 투자기업 중 70%는 네이버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다.

◇M&A로 협업 이어간다…우수한 학생 창업팀도 '주목'

D2SF 투자기업 중 네이버에서 인수합병(M&A)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머신러닝 기반 동영상 분석업체인 비닷두(V.DO)다. 해당 회사를 인수한 뒤 추진한 프로젝트가 '웹툰 AI 페인터(Webtoon AI Painter)'였다. 네이버웹툰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일조했고 지난해 네이버 사내 우수 프로젝트로 꼽히기도 했다.

양 리더는 "최근 웹툰 창작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회사 차원에서는 이들이 어떻게 하면 창작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웹툰 AI 페인터를 통해 작가들이 드로잉을 해놓고 터치하면 각각에 맞는 색감을 추천해주는 등 작업시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컴퍼니AI도 그 중 하나다. 챗봇이나 대화엔진을 만드는 곳으로 2017년 인수했고 현재는 네이버클라우드 소속으로 AI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또 스노우의 자회사인 크림에도 2019년 인수한 버즈뮤직의 인력이 들어가있다. 그들의 기술력을 신사업에 적용해 외연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는 D2SF가 투자하는 모든 기업이 네이버의 M&A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첫 미팅 때부터 향후 M&A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지만 투자계획 및 한도를 정해놓지는 않고 있다. 그는 "좋은 팀을 만나서 예산을 빨리 소진하게 되면 증액 요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D2SF가 보는 스타트업에는 한계가 없다. 대기업 출신들이 만든 업체는 물론 대학생들이 창업한 곳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벤처기업이 창업할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고 꾸준히 대학들과 교류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창업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그는 "키보드앱을 만드는 '노타(nota)'도 학생 시절에 창업한 곳이었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딥러닝 경량화 솔루션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팀이 됐다"며 "현재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쪽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모라이'라는 팀도 주목할만하다"고 설명했다. 노타는 삼성·LG 등의 투자를 받았고 모라이는 네이버랩스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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