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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히든에셋]신종 자금조달처 '코인', 주식·채권과 다른 점은①지배력 약화·이자비용 증가 등 재무부담 회피…견제장치도 거의 없어

황원지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1-20 13:46:37

[편집자주]

가상자산은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위메이드의 위믹스 매각이 던진 질문이다.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도 자산인 만큼 M&A 조달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과 주식, 채권 등과 달리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더벨은 가상자산 매각을 통한 방식이 기존 조달수단과 어떻게 다른지, 법적 쟁점은 무엇인지 검토하고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07: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의 선데이토즈 인수는 재무제표상 불가능한 딜이었다.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1600억원에 달하지만 현금보유액은 700억원에 불과했다. 주식 등 추가적으로 내다 팔 자산이 있는 것도 아니라 자금출처는 더욱 미궁에 빠졌다.

위메이드는 '숨겨진 자산(히든에셋)'을 동원한다.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그 주인공이다. 위믹스 토큰 5000만개를 매도해 약 2000억~3000억원을 마련, 인수합병(M&A)에 활용키로 했다. 지난해 빗썸 운영사 비덴트에 800억원을 투자했고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를 사들였다.

투자업계에선 위메이드의 사례가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주식을 찍어내면 지분율이 희석되고 채권을 발행할 경우 부채비율이 치솟으나 가상자산 발행은 다르다. 이론상으로 무한정 발행할 수 있는데다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도 사실상 없다. 가상자산 발행을 준비하는 게임업계에 확산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주식·채권과 달리 재무영향 적은 '신종' 자금조달 수단

기업의 전통적인 자금조달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주식을 통한 자기자본 조달로 기업상장(IPO)이나 유상증자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채권을 통한 타인자본(부채) 조달이다. 회사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결국 기업은 부채 또는 자본을 증가시켜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만약 위메이드가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 지분율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업계에서는 위믹스 매각대금을 약 3000억원으로 추정한다. 같은 금액을 제3자 유상증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주주인 박관호 의장의 지분은 44.52%에서 41.87%로 희석된다. 장현국 대표의 지분도 0.42%에서 0.39%로 하락한다. 등록비, 자문수수료, 인지세 등 신주발행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채권을 통해 조달했다면 부채비율이 100% 이상으로 급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메이드의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214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9%였다. 만약 3000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을 경우 부채비율은 166%까지 치솟는다. 부채비율이 악화되면 신용도에 영향을 끼쳐 추후 이자비용이 늘어났을 수 있다.

사실상 차입이 어려웠을 가능성도 높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면서 부채총계가 2020년 말 (674억원)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3000억원대 차입 결정은 어려웠을 수 있다. 또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추후에 갚아야 한다는 점도 위메이드의 현금여력을 제한하는 요소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 같은 재무상 불이익을 피해갔다. 차입금으로 인한 이자비용도, 주식발행으로 인한 지배력 희석도 없다. 처음 위믹스를 개발하는 데 쓴 비용이 직접 사용한 금액의 전부다. 업계에서는 토큰 이코노미 개발을 외주로 줄 경우 필요한 비용이 일반적으로 1000만원 정도로 추산한다.

◇외부감시 등 부재...이사회·신평사 대비 코인 백서에 허점

자금조달에 대한 제3자의 감시나 견제유무도 차이점이다. 유증을 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낮아지면서 재산권 침해 요소가 있다. 때문에 사외이사 등의 견제를 받는 이사회가 신주발행 결정권을 가진다. 상법에 따르면 회사에 따라 신주발행을 신중히 하고자 하는 경우 결정권한을 주주총회로 넘기기도 한다.

채권도 각종 평가절차가 마련돼 있다. 공모채의 경우 인증 받은 신용평가사에서 등급을 산정받고 이에 따라 발행금리와 금액을 결정한 후 대표주관사를 찾는다. 수요예측 등으로 금리를 정하고 청약, 납입 및 발행 등의 절차를 거친다. 여러 차례의 심사를 통해 해당기업의 재무수준에 맞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사모채라 할지라도 투자자를 찾아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 가상자산 발행의 경우 비교적 간단하다. 현재로서 발행한 가상자산의 사용처를 알리는 수단은 '백서(White Paper)' 뿐이다. 백서는 가상자산과 함께 발행하는 일종의 설명서로, 해당 가상자산을 언제·어디에·어떻게 사용할지 계획을 적은 문서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 백서에서 사용처를 밝힌 부분

가상자산을 발행한 사업자는 백서에 밝힌 계획을 지켜야 한다. 다만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이라면 백서에 명시되지 않은 추가 발행이 이뤄질 경우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 또 코인 홀더의 신뢰가 깨지면서 가상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등의 시장적 제한이 존재한다. 그러나 법적인 재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고 정치권에서 논의 중에 있다.

백서에 있는 허점도 문제다. 위믹스 백서의 경우 총 발행량의 74%를 생태계 투자에 쓴다고 공개돼 있다. 하지만 초기 발행물량 외에 추가적으로 발행하는 3%의 경우 백서의 사용처와는 관련이 없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백서가 적용돼 우리가 약속을 지켜야 하는 건 초기 발행물량인 10억개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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