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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싱가포르 메타 팩토리, '현대이즘' 실현시킬까 포드·토요타·폭스바겐, 고유 생산 방식인 '포디즘·JIT·MQB'로 업계 선도

양도웅 기자공개 2022-01-21 07:41:0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8일 16: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려한 디자인과 압도적 성능이 자동차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완성차 업체의 '실력'을 좌우하는 건 '생산 방식'이다. 완성차 생산에 대규모 인력과 설비, 원자재 등이 투입되는 까닭에 얼마나 효율적인 생산 방식을 적용하느냐가 기업의 존폐와 지속가능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많은 상품을 팔고도 한줌의 이익만 손에 쥘 수 있다.

실제 한 시대를 풍미한 완성차 업체들은 고유의 생산 방식을 개발해 현장에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1900년대 초반 포드의 '포디즘(Fordism)', 1900년대 중반 토요타의 'JIT(Just In Time)', 1900년대 후반 폭스바겐의 'MQB(Modular Transverse Matrix)'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모두 자동차 역사에서 대명사로 자리잡은 생산 방식들이다.

포드는 컨베이어-벨트를 활용해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는 시대를 열었고, 토요타는 '필요한 자동차를 필요한 때에 만든다'는 JIT로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포드가 만든 대량 생산 체제의 단점 중 하나였던 다량의 재고에 따른 비용 증가를 막을 수 있었다. 폭스바겐은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에 걸맞는 생산 방식을 개발했다.

(출처=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

전 세계 판매량 기준 상위 5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기아 포함)는 어떨까. 친환경차 부문에서 세계 수위를 다투는 경쟁력을 보유한 현대차이지만 생산 방식에선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생산 방식 중 하나인 'JIS(Just In Sequence, 직서열 공급체계)'는 토요타의 JIT를 개량한 것으로 JIT와 달리 재고 관리 측면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완성차 공장의 생산 현황을 협력사와 '실시간'으로 공유해 부품을 공급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현대차의 수익성 향상엔 크게 효과적이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2.5%였던 영업이익률은 2020년 2.3%로 소폭 감소했다. 팬데믹에 따른 '보복 소비' 열풍과 그간 지속한 가격 인상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생산 방식 개선이라는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누그러질 경우 수익성이 뒷걸음질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설립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장부가액 기준으로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HMGICS 설립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참여한 핵심 프로제트이다. 올해 말 1단계 완공, 2025S년 최종 완공이 막표이다.

HMGICS는 '메타 팩토리(Meta-Factory)'를 지향한다. 로봇에 기반한 자동화로 일컫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공장이다. 실제 생산 공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 뒤, 가상 공간에 있는 생산 공장을 점검하기 때문에 더 빠르게 비효율적인 공정 부문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자동차 싱가포르 법인인 'HMGICS'의 미래 예상도. (출처=현대자동차)

또한 지금처럼 하나의 생산라인을 특정 차종 생산에만 활용하는 방식을 고집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가령 그랜저는 정해진 생산라인 외에 다른 생산라인에선 생산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생산라인 간에 '부익부 빈익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정 차종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 증산을 위한 생산라인을 조정하려고 할 때마다 노사 간에 늘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HMGICS는 기존 생산라인을 부문별로 쪼개 새로운 생산라인을 적시에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발 빠른 수요 대응이 가능해진다.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많은 B2C 산업에서 고객 맞춤형 제품 공급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HMGICS는 이러한 맞춤형 제품 공급을 실현해 경쟁사들과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전진 기지가 되는 셈이다.

이럴 경우 현대차는 HMGICS에서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던 생산 방식 혁신인 '현대이즘'(Hyundaiism)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대외 변수와 무관하게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글로벌 메타버스 기술 기업인 유니티(Unity)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제품 혁신과 생산 방식 혁신으로 진화한다"며 "현대차는 배터리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제품 혁신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특정 모델만 생산하는 생산 시설에서 벗어나 커스터마이징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유연한 생산 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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