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텐센트와 '태그얼롱'…엑시트 가능성? 넷마블·카카오게임즈 등 투자기업에 모두 설정, 1대주주 매각 대비 출구전략
원충희 기자공개 2022-01-20 13:46:2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인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가 창업자이자 1대 주주 장병규 의장(사진)으로부터 '동반매도청구권(Tag-Along)'을 받았다. 장 의장이 지분을 팔면 같은 조건으로 매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게임업계에서 일반적인 일은 아닌데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텐센트의 국내 투자기업에 이런 조건이 설정된 걸로 보아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파악된다.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 계열 '이미지프레임 인베스트먼트HK(Image Frame Investment HK)'는 크래프톤의 창업자 장병규 이사회 의장과 경영권 변동을 야기하는 지분 매각시 태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의 주주계약을 맺었다.
태그얼롱은 1대 주주가 지분을 매도할 경우 2·3대 주주도 같은 조건으로 팔 수 있도록 청구하는 권리다. 현재 장 의장의 크래프톤 지분은 14.04%, 텐센트 측의 지분은 13.27%로 나란히 1·2대 주주다. 계약을 맺은 시점은 지난해 8월 9일로 상장일(2021년 8월 10일) 직전이다.
게임업계에서 2·3대 주주가 창업자를 상대로 태그얼롱을 걸어놓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이는 최대주주가 언제든 지분을 매각하고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의장은 네오위즈와 첫눈 등을 설립한 뒤 엑시트한 사례가 있는 연쇄 창업가로 통한다.
다만 텐센트만의 독특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텐센트가 투자한 국내기업들 중에서 이런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지분 4.11%를 들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역시 자회사 '에이스빌(Aceville Pte. Ltd.)'을 통해 1대 주주 카카오와 계약을 맺고 태그얼롱을 보유 중이다.
넷마블의 경우 1·2·3대 주주인 방준혁 의장(24.12%), CJ ENM(21.78%), 텐센트 계열 '한리버인베스트먼트(Han River Investment Pte. Ltd, 17.52%)'가 같이 태그얼롱 계약을 체결했다. 만약 방 의장이 매각에 나선다면 넷마블 지분 최대 63.41%가 움직일 수 있는 셈이다.
특이하게도 카카오는 이런 조건이 걸리지 않았다. 텐센트는 '맥시모(Maximo Pte. Ltd.)'를 통해 카카오 지분 5.93%(의결권 기준 6.0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1대 주주인 김범수 의장과 특별히 맺은 주주 간 계약은 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국내 주요 게임·IT회사와 지분 제휴를 맺고 이들의 서비스를 중국시장에 퍼블리싱(유통)하면서 사세를 키운 업체"라며 "투자규모를 보면 2·3대 주주인데 최대주주가 만약 엑시트할 경우 자사가 최대주주가 될 수 있어 출구전략을 마련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송영록 메트라이프 대표 "본사 차원 MS AI 활용 논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SBI저축 사내이사진, 홀딩스 영향력 '주목'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라이나생명, 보장성 집중해 쌓은 킥스 300% '철옹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대체투자·실적 악화로 킥스비율 하락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미래에셋생명, 이유 있는 자신감…순익·지급여력 껑충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SBI저축, 이사회 의장직 이어온 '홀딩스 이사진'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부채감소 효과 톡톡…건전성 높아졌다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하나금융, 당국 당부사항 '집합적 정합성' 보완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이승열 하나은행장, '재무·영업' 이어 '전략' 시험대
- 빗썸, '예수금 증가'로 수수료 무료 효과 입증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한국금융, 주주환원보다 자회사 지원 '우선'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한국금융, 은행보다 저PBR…환원율 제고 의지는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메리츠, 완전자회사 효과 속 이중레버리지 급등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메리츠, 유일한 'PBR 1배 이상' 금융지주 비결은
- [Board Index/삼성그룹]사법리스크 이후…사외이사 의장 선임, 준감위 창설
- 밸류업? 문제는 지배구조
- [Board Index/삼성그룹]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논란이 남긴 상흔
- [CFO는 지금]김영기 네이버제트 CFO, '유니콘' 복귀 갈림길
- [Board Index/삼성그룹]이사회 활동 가장 활발했던 증권·생명·바이오
- [Board Index/삼성그룹]내부거래, 기부·후원도 사전 심의…공개여부는 제각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