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위기의 HDC현산]신용평가사, 신용도 점검 나섰다...등급조정 '불가피'영업정지·천문학적 손실 가능성 높아...PF 조기상환 리스크 확대

오찬미 기자공개 2022-01-24 07:21:5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0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붕괴사고가 반년만에 또 발생하면서 HDC그룹사 전반에 위기감이 감돈다. 잇따른 안전사고로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HDC의 브랜드 평판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는 잇따라 스페셜 코멘트를 달면서 등급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 감사보고서와 당국의 제재, 금융기관의 행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반기 내 의견을 제시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분양 사업 지연과 천문학적인 손실 규모 등을 감안하면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잇따른 안전사고, 준공 앞둔 현장도 공사 중단...영업정지 현실화 '촉각'

20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HDC그룹사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현재 평정위원들 간에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라며 "향후 사업장 손실규모, 브랜드평판, 수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사고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6월 광주 학동 4구역에서 철거 중 붕괴 사고를 낸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생했다. 일 년도 안된 시점에 대형 사고가 두 건이나 발생하면서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했다.

당장 시공사 계약해지 위험이 커진데다 신규 수주 확보도 어려워졌다. 건설업은 안전 사고가 브랜드 인지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은 커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회사채 신용등급 'A+, 안정적', 기업어음 등급 'A2+'를 보유하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는 수익성 지표와 함께 분양 실적, 우발채무 등을 중심으로 등급 변동성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서 현대산업개발 배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분양 실적에 따른 트리거 조항은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제재 조치도 최대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 동구청은 이날 원청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줄 것을 등록 관청인 서울시에 요청했다. 영업정지가 현실화되면 당장 올 상반기 정기평가부터 등급 하향은 불가피하다.

올해 준공을 앞둔 현장도 일정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2만3000여세대를 분양할 계획인 가운데 이번 사고가 수습되는 시점까지 분양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고 있는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 잠실 복합개발사업, 청라의료복합타운 등 주요 개발 프로젝트도 일정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주택부문 의존도가 높은 사업포트폴리오 상 브랜드 평판 회복이 어려울 경우 수주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시공과 관련한 신뢰성 저하로 수주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라며 "주택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 역량에 대한 주택시장 수요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장기간 지속되고 신규 수주활동 차질과 수주물량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사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금압박 가중...PF 조기상환 부담도 현실화

직접적인 손실 규모 증가로 자금압박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신평업계에 따르면 사고 수습비와 복구 공사비 외에도 입주 지연 등에 따른 보상비, 추가 금융비, 간접비 등까지 감안하면 약 1조원 수준의 비용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분양액 4925억원과 도급액 2557억원 등이 포함된 규모다.

신용도가 조정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조기상환 부담으로 인해 자금 압박도 현실화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주택사업 중심의 사업구조상 ABCP 등 자산유동화를 활용한 PF 자금 조달규모가 상당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공시된 내역만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일부 PF는 시공사의 유효 신용등급이 회사채 기준 'A-', 기업어음 기준 'A2-'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조기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미상환된 PF자금 대부분이 주택 사업장에 대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게 평가된다.


향후 만기 도래하는 PF대출의 원활한 차환 여부도 HDC현대산업개발과 지주사인 HDC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행사에 제공하고 있다.

이가운데 HDC가 연대해 책임지는 PF대출 지급보증이나 자금보충약정, 조건부 채무인수약정 규모는 약 4000억원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동일한 신용등급(A+)을 유지하고 있는 HDC도 등급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차환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HDC그룹 전반의 평판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룹 내 건설 부문 계열사로는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앤콘스, HDC아이콘트롤스 등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 시행사로 참여한 HDC아이앤콘스는 프로젝트 분양을 완료된 상태지만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HDC는 HDC아이앤콘스 지분 95.2%,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한기평은 "안전점검 결과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될 경우 프로젝트 규모를 감안할 때 법적·재무적 손실 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고발생 원인과 사고현장의 안정성 조사 결과, 보상대책 및 복구공사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