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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기업 빌드업 리포트]'지배력 약화' 푸른기술, '주식 스왑' 카드 활용 눈길②유엔젤 '우호세력' 확보, 자사주 추가 처분 여부 관심

김소라 기자공개 2022-01-27 08:27:02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로봇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소식과 ‘CES 2022’에서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로봇을 앞세우면서 로봇기업 주가가 고공비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 오롯이 로봇에만 집중하는 업체는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견·중소기업이다. 시장에서 로봇에 주목하기 시작한 지금은 로봇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거나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할 최적의 타이밍이다. 로봇 업체들이 자본시장을 활용해 어떻게 빌드업에 나설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화 기기 제조업체 푸른기술이 '협동로봇'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섰다. '현대위아'도 개발과 납품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으로 확보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지속적인 지배력 약화는 고민이다. 이에 자기주식을 활용한 주식스왑 방식을 지배력 방어 수단으로 꺼내 눈길을 끈다.

코스닥 상장사 푸른기술은 지난해 우호 세력과 주식을 맞교환하며 적극적인 지배력 방어에 나섰다. 지난해 7월 모바일 네트워크 및 미디어 솔루션 전문업체 '유엔젤'에게 자기주식 11만4960주를 장외처분 방식으로 매도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1만3408원으로, 총 14억9999만원 규모다. 신규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처분 목적으로 명시했다. 같은날 유엔젤은 푸른기술에 자사주 7만5900주를 3억6614만원에 넘겼다.

이 같은 거래의 이면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배력 약화 고민이 담겼다는 관측이다. 푸른기술의 최대주주 함현철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율은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32.63%로 안정적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20.47%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지배력 이슈는 자칫 협동로봇 등 신사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주요 의사결정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기존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과 스피드게이트 등 다각도로 사업 확장을 진행하는 푸른기술 입장에서 특별결의 등 주요 의사 결정을 신속히 내리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유엔젤 역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이 15.92%에 불과해 지배력이 취약했다. 이런 상황에서 푸른기술과 유엔젤은 주식 교환을 통해 우호세력으로 관계를 만들고 지배력 방어에 나섰다. 양사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는 점은 이 같은 주식스왑 거래를 원활하게 이끌었다.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한 상호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자사주는 자체로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 세력에 넘기면서 실질적인 지배력 보충 효과를 가져왔다. 푸른기술은 유엔젤에 넘긴 주식을 포함해 사실상 지배력을 21.84%까지 강화하게 됐다.

앞서 푸른기술은 지난해 3월 무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당시 1주당 신주 0.3주를 배정했는데 단수주 획득 권한을 갖는 주주에겐 현금을 지급했고, 남은 주식은 모두 회사로 귀속했다. 매입한 자사주는 총 61만6921주(지분율 9.38%) 규모다. 이는 결과적으로 스왑 거래에 필요한 핵심 자산으로 기능했다.


푸른기술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50만5948주(6.05%)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자사주의 추가 활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사주를 재차 매각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거나 소각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이는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 있다. 잔여분을 모두 소각할 경우 함현철 대표의 지분율은 14.84%에서 15.79%로 상승한다. 나머지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모두 더하면 지분율은 23.16%로 오른다.

다만 푸른기술은 당분간 추가적인 지배구조 강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푸른기술 관계자는 "잔여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우호세력에 매각하는 계획은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다"며 "지난해 자사주 매각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 20%대를 방어하면서 특별결의를 통과시킬 수 있는 여력은 확보한 상황"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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