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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의 대우 달래기 '안먹히네' 임금상승만 약속, 경영·인사권 관련 협약 거부…내부 반발 여전

고진영 기자공개 2022-01-26 07:52:5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5일 11: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흥이 대우건설 직원들을 상대로 입장문을 냈다. 최근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부 반발만 더욱 키운 모양새다.

김보현 부사장은 24일 오후 5~6시경 업무공지를 통해 대우건설 임직원들에게 ‘중흥그룹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노조와의 입장 차이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고 이를 둘러싼 오해와 억측이 있어 설명하고자 한다”며 본론을 열었다.

김 부사장은 “대우건설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임직원들의 중요함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처우개선에 대한 실천 다짐을 우선 언급했다. 약속한 사항은 △3년 이내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 임금 인상 △성과금 제도를 포함한 임금체계의 합리적 개선 △우리사주제도 및 사내근로복지기금 개선 △무분규 단협 타결시 혜택 제공 등이다.

구체적인 실천 방향에 대해서는 ‘대우건설 경영진에 의한 독립경영의 원칙’ 아래 경영진과 노사가 협의해 실현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권 및 인사권에 관한 노조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부사장은 “대우건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주와 전문경영진이 책임감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권한은 다시 말해 책임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대표이사의 사내 선임 △집행임원 50% 이상을 대우건설 내부에서 선임 △노조 요청시 투자심의위원회 참관 보장 △회사 합병 및 분할의 금지 △신규출자 제한 및 자산매각 금지 등은 주주 및 전문 경영진이 온전히 권한을 가져야 할 영역으로 못박았다.

그는 “경영권 등의 침해사항에 대한 수용불가 방침과는 별개로 분할매각이나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전혀 없다”며 “향후 중대한 경영사항에 대해서는 노조를 포함해 구성원에 협력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불만 섞인 분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면 합의가 없는 약속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대우건설의 한 직원은 “직원들 동요가 크다보니 중흥 측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것 같은데 법적 효력이 있는 협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불신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장성 출신인 김보현 부사장은 정창선 회장의 딸 정향미씨의 남편이다. 공군 제19전투비행단장, 방위사업청 지휘정찰사업부장 등을 지낸 뒤 공군 준장으로 퇴역했다. 2020년 4월 헤럴드 부사장으로 선임됐으며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핵심역할을 수행해왔다.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이 대우건설 경영지원본부장 등 집행임원으로 올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이후 본부 산하에 인사실, 전략실, 수주심의실 등 주요 조직을 편재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실제 김 부사장은 중흥그룹 오너일가 중 대우건설과 가장 직접적인 접촉이 잦다. 작년 10월 ‘중흥그룹-노조-KDB인베스트먼트’ 3자간 회동에 참석해 딜 당사자간 이해관계 조율을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실무협의체가 결렬되는 등 노조와의 합의점 도출이 난항에 빠졌다.

대우건설 노조는 건설사 노동조합 가운데서도 파급력이 큰 곳으로 꼽힌다. 대형 건설사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직원들의 내부 지지도 상당한 편으로 알려졌다. 가입율 50%가 넘는 과반노조로 대표 교섭권을 확보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협의 결렬을 선언했으나 백정완 대표이사 내정자가 중재에 나서면서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는 데 동의했다. 전날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 KDB인베스트먼트가 재차 3자 회동을 가졌으며 입장문이 발송된 것은 회동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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