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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 밸류체인 완성한 SK, 다음 타자는 GaN [첨단전략산업 리포트]듀폰 웨이퍼·예스파워 인수, RFHIC 합작도 추진…차세대 전력반도체 선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10 14:21:22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3대 국가대표 산업이다. 정부도 중요성을 인식해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를 키워야 하는 반도체, 중국의 추격을 받는 디스플레이, 개화하는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배터리 업계, 모두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 밀릴 수 있다. 대기업을 필두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이 현재 어디에 서 있는지 진단하고,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4일 15: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전력반도체 제조기업 예스파워테크닉스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신소재 전력칩 웨이퍼(반도체 기판)와 칩 설계·생산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기존의 규소(실리콘, Si)보다 열과 전압에 강한 탄화규소(실리콘카바이드, SiC)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더 나아가 합작법인을 통해 또 다른 신소재로 주목받는 질화갈륨(갈륨나이트라이드, GaN) 반도체 시장에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파트너로 꼽힌 곳은 GaN 하이브리드 솔루션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인정받는 RFHIC다.

◇실리콘에서 SiC & GaN으로 전력칩 소재 변화 중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디지털화 가속화로 인한 서버수요 급증은 신소재 전력칩에 대한 니즈도 같이 키웠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 내에서 전력변환 및 변압, 분배 및 제어를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저전력 고효율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부품이다. 필연적으로 고전압, 고주파, 고열에 노출되는데 문제는 기존 실리콘 소재 반도체가 여기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거친 구동환경에서도 성능 구현이 가능한 대안으로 꼽힌 소재가 SiC와 GaN이다. 글로벌 전기차향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2조원에서 2025년 17조원으로 연평균 72%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다수의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SK가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듀폰의 미국 SiC 웨이퍼 사업부(현 SK실트론 CSS)를 54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최근 예스파워테크닉스의 지분 95.8%를 확보해 경영권을 쥐었다. SiC 웨이퍼에서 시작해 전력반도체 칩을 직접 설계·생산하는 단계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한 셈이다.

SiC와 별개로 GaN 사업도 진행 중이다. GaN 기반 무선주파수(RF) 및 마이크로웨이브 부품설계와 제조에서 글로벌 선두로 꼽히는 국내기업 RFHIC와의 조인트벤처가 진행되고 있다. 지주사 차원에서 모색 중인 합작사가 설립될 경우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외 가전용 및 전기차용 충전기 관련 전력반도체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SK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차량용 충전장비 업체 시그넷이브이를 SK시그넷으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을 재정립하면서 전력반도체를 넘어 전기차 사업 밸류체인을 상당부분 완성했다. SK실트론에서 생산된 웨이퍼를 예스파워테크닉스가 받아 전력반도체로 만들고 SK시그넷(전기차 충전기), SK온(전기차 배터리 및 ESS), SK매직(가전), SK에코플랜트(신재생에너지) 등에 공급하는 구조다.

◇전기차·신재생 수요 급증, 생산단가 하락으로 시장 개화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꼽히는 SiC와 GaN은 쓰임새가 서로 다르다. 반도체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의 SiC는 고전압에, GaN은 고주파에 강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SiC 반도체는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인버터에 활용도가 크다. 인버터는 전기차와 태양광 등에 주로 쓰인다.

GaN은 직류와 교류, 직류에서 직류로 바꾸는 컨버터에 적합하다. 컨버터는 5G 기지국이나 파워서플라이, 전기차 온보드 충전기, 무선·고속충전기 등에 활용성이 크다. 즉 SiC는 고출력(하이파워), GaN은 고속도(하이스피드) 측면에서 성능이 좋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SiC 못지 않게 GaN의 활용분야가 더 넓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 충전인프라와 속도인데 특히 충전속도가 한두 시간 걸려버리면 일반소비자의 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GaN가 들어가는 급속충전기가 기본 인프라로 확대될 필요성이 크다.

다만 SiC가 먼저 연구됐기 때문에 SiC 반도체가 더 빨리 상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소재의 성공관건은 결국 생산단가다. 그동안 SiC, GaN 소재가 반도체에 잘 쓰이지 않은 이유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만들기 어렵다보니 그만큼 비쌌다. 현재 나오는 GaN 스위치는 온전한 GaN 웨이퍼 대신 실리콘 웨이퍼에 GaN 박막을 얹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것도 실리콘 웨이퍼보다 제조가 어렵고 수율도 낮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술발전으로 SiC, GaN의 생산단가가 실리콘 웨이퍼 가격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아직은 비싸다"며 "다만 전기차와 친환경 에너지, 서버수요가 급증하면서 SiC·GaN 반도체도 한번 써봄직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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