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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뀐 SK시그넷의 3대 성장 키워드 'SK·마루베니·EA' [테크기업 밸류 분석]日마루베니 측 이사 재선임, 협업 유지한채 기반 확대…SK 그룹사 시너지 기대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10 07:02:23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6일 09: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시그넷(옛 시그넷이브이)은 SK그룹 전기자동차 밸류체인에 합류하면서 기업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그룹 편입 전만해도 1000억원대에 있던 밸류는 1년여 만에 3500억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다. 전기차가 핫한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충전인프라 사업도 급부상함에 따라 SK의 지원 및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시그넷은 주요 매출처인 해외시장에서 기존 마루베니상사와의 협업을 유지한 채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A)와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등 밸류업 기반을 확대 중이다. 국내에선 전국적인 주유소망을 가진 SK에너지, 전기차 충전파크를 구축하는 SK렌터카,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 중인 SK브로드밴드 등과의 협업 기대감이 밸류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인 바뀌어도 68% 매출처 마루베니와 파트너십 변동 없어

2017년 8월 말 코넥스에 입성한 SK시그넷은 전기차 충전소용 시스템 전문업체다. 주요 제품은 50킬로와드(kW) 이상의 급속충전기인데 매출의 88% 이상이 여기서 나온다. 전기차는 차량의 크기가 클수록, 더 빠른 충전속도가 필요한데 특히 정해진 시간과 일정을 맞춰야하는 영업용 차량은 신속한 충전속도를 요구한다.

SK시그넷은 이 같은 전기차 시장의 니즈를 제대로 파고들었고 국내 충전기 시장점유율 70%를 확보했다. SK시그넷의 또 다른 특징은 내수보다 해외사업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이다. 작년 말 매출의 68%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 그 전인 2020년에는 85%에 이르렀다. 지난 한 해 동안 내수시장이 제법 커지면서 내수와 글로벌 시장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덕분에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2위 사업자로 꼽힌다.

*SK시그넷 주요 제품

해외시장을 개척한 첫 번째 키워드는 일본의 3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마루베니다. 해외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뒤 이 회사의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해 닛산, 폭스바겐, 포드, BMW, GM 등 북미, 유럽, 일본 등의 메이저 완성차 업체와 거래를 텄다. 2018년부터 우사미 카즈야 한국마루베니㈜ 사장보좌가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로 경영권이 넘어간 후에도 마루베니와 관계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3월 3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우사미 카즈야 기타비상무이사의 재선임이 확정됐다. SK로선 굳이 SK시그넷 매출의 67.9%가 나오는 주요 고객사와의 관계를 중단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마루베니상사 의존도는 줄었다. 2020년만 해도 매출 비중이 84.5%에 달했다. 작년에 한국환경공단 매출(167억원, 20.9%)이 반영된 덕분이다. 국내 시장에선 정부가 주도하는 충전인프라 구축사업 입찰참여를 통해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SK에너지·렌터카·E&S·SKB 등과 시너지 재료 넘쳐

북미시장은 EA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150㎾ 및 350㎾급 초급속충전기를 수주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총 4단계(Cycle)의 프로젝트 중 1단계와 2단계 공급사로 선정돼 납품을 완료했으며 올해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진행될 3단계의 공급사로도 선정, 상당한 물량의 충전기 공급이 예정돼 있다.

최근 SK시그넷에 불어든 새로운 호재는 SK그룹 편입이다. 글로벌 경쟁사와 시장주도권을 다투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SK시그넷 자력으로 재원을 마련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SK㈜는 인수와 동시에 212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곳간을 넉넉히 채워줬다. 이 자금으로 생산능력 확충은 물론 차량용 센서칩 등을 만드는 넥스트칩에 지분투자(8.43%, 100억원)도 할 수 있었다.

이보다 더 기대되는 부분은 SK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다. 전국에 주유소망을 가진 SK에너지는 내년까지 190개 주유소에 충전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SK렌터카는 7200kW 규모 충전소 형태의 제주 EV 파크를 조성 중이며 SK E&S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통해 유료방송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SK시그넷과의 연계 가능성이 큰 분야다.


SK㈜는 지난해 4월 유증에서 SK시그넷의 가치를 주당 3만5850원으로 책정했다. 작년 말 기준 발행주식 총수(754만6158주)로 환산한 전체 기업가치는 2705억원이다. 최근에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은 행사가격이 주당 4만9372원이다. 스톡옵션이 제대로 차익을 내려면 기업밸류가 4000억원 이상으로 돼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SK시그넷의 시가총액은 3465억원(4일 종가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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