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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여전채 시장]증권사 '천수답' 수요, 부메랑으로 돌아오다②발행분 30% 가량 증권사가 보유…E·DLS 편입제한, 운용부담→수요 감소 '악순환'

남준우 기자공개 2022-05-13 13:01:07

[편집자주]

여전채는 압도적인 발행량으로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채권이다. 다만 일괄실고제 방식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지 않아 외부에 관련 정보가 잘 노출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금리 상승과 금융당국 규제 등 여러 악재가 더해지며 숨겨졌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여전채 시장에서 통용되는 관행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벨은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여전채 시장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1일 07: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채권 시장에서 여전채는 그동안 증권사들의 주요 먹거리였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대명사인 파생결합증권 상품 헤지 용도로 이익 창출의 기반이 돼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채 편입 한도를 제한하는 정부 규제와 금리 상승 등 악재가 이어지며 수급 구조가 비틀어졌다.

핵심 수요처인 증권사 인수분이 감소하면서 여전채 시장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미 채권 가격에도 수요 감소가 선반영되며 스프레드 역시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 파생결합증권 여전채 비중 10% 이하 제시

출처 : 금융위원회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취급기관처럼 수신 기능이 없다. 여신업무만을 취급하는 금융 기관이며 신용카드사, 캐피탈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회사채, 차입금, ABS 등 시장성 수신을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최근 몇년간 전체 조달 자금 중 회사채(여전채) 비중은 70%가 넘는다. 금융위원회의 가장 최신 자료인 2020년 9월말 기준으로도 73.9%(170조원)에 달했다.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 수요가 가장 크다. 국내 증권사는 2011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만들기 위해 돌파구를 찾아다녔다. ELS(주가연계증권), DLS(파생결합증권) 등과 같은 파생결합증권이 해답이었다.

ELS는 개별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 등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신종 유가증권이다. DLS는 이자율, 환율, 실물자산(금, 원유 등), 신용위험(부도위험, 파산) 등 다양한 기초자산과 연계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통상적으로 파생결합증권 운영 업무는 증권사 FICC 본부에서 담당한다. 여전채 발행 업무를 담당하는 IB가 물량을 가져오면 운영 인력들이 이를 토대로 상품을 만드는 구조다. 최근에는 DLS 뿐만 아니라 ELS에도 여전채를 편입하는 추세다.

이에 파생결합증권 운용채권 중 국공채와 더불어 유일하게 비중이 20%가 넘는다. 2021년말 기준으로는 약 22%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가 발표되면서 비중이 낮춰지고 있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2020년 7월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파생결합증권 운용에서 여전채 편입비중을 2023년부터 최종적으로 10% 이하로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2년까지 14% 이하로 줄여야 한다.

최근 파생결합증권 발행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이유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DLS 발행금액은 2조4971억원이다. 전년 동기(5조2519억원) 대비 52.5%, 직전 분기(4조5412억원) 대비 45%나 감소한 수치다.

자료 출처 : 신한금융투자

◇헤지 운용 부담 확대…국고채 대비 스프레드 50bp 이상

수급의 핵심인 증권사 수요가 감소함과 동시에 최근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여전채 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카드채(AA+)와 캐피탈채(AA-) 모두 회사채 동일 등급·만기 회사채 대비 스프레드가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국고채 대비 여전채 스프레드는 올해 들어서 최대 54bp까지 확대됐다.

카드채의 경우 ELS/DLS의 본격적인 발행이 시작된 2012년 이후 평균 1.8bp 수준이다. 표준편차 기준 상단은 약 5.5bp 수준이다. 최근에는 파생결합증권 수요 감소가 스프레드가 선반영되며 7bp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규모나 건전성 면에서 열위에 있는 캐피탈채는 수급 영향을 더 크게 받아 스프레드 갭 변화가 크다. 최근에는 약 20bp로 2018년 금리 인상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자동차금융 등을 통해 수익구조가 안정화된 상위업체에 대비 경쟁력이 없는 중소형 캐피탈사들은 건설, 제조업 불황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해 등급이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스프레드 확대의 경우 극단의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캐리 매력으로 생각해도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권사 헤지운용 전략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생결합증권 투자자는 통상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수록 수익을 가져가는 포지션을 취한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 구조와 정확히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자체 헤지운용 전략을 통해 손실 최소화를 추구한다.

만약 기초지수가 녹인(Knock-In) 구간 이하로 급락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관련 헤지 자산인 채권을 급히 매각해 현금화해야 한다. 이때 채권이 제때 제값에 팔리지 않거나 달러화 환전이 급작스럽게 막힐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3월 S&P500, 홍콩항셍 등 주요 지수가 코로나19로 인해 30%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하자 국내 증권사들은 마진콜에 대응하고자 대규모 크레딧 채권 매도를 실행했다. 증거금 납부 비용이 모두 손실로 잡혀 자기매매부문 수익이 크게 낮아졌다.

여전사 관계자는 "여전채 수요가 그동안 증권사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최근 정부 규제와 금리 상승 등으로 증권사가 여전채 인수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지금 같은 금리 인상기에서 파생결합상품에 치중된 수급 구조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신한금융투자 김상훈 애널리스트 <여전채 약세, 지속되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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