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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런 사태, 케이뱅크 두나무 예치금 조건 바뀔까 대출재원 활용, 이자 지급...타행은 에스크로 계좌로, 예치금 안정성 도마 위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19 11:22:2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7일 17: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산 코인 '루나'와 '테라'의 코인런(Coin Run) 사태로 은행에 맡긴 가상자산거래소의 고객 예치금이 운용 가능한 자산이냐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은행권은 예치금이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돈인 만큼 거래소에 이자지급을 하지 않았지만 케이뱅크와 두나무(업비트 운영사)는 예외였다.

업비트는 원화시장이 아닌 코인마켓(BTC Market)에만 루나를 상장해놨던 덕에 이번에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진 않았다. 다만 은행권에선 거래소 고객 예치금의 불안정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내년이면 만료가 전망되는 케이뱅크와 업비트 간의 실명계좌 제휴에서 계좌 설정과 이자지급 의무가 빠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비트 제외 주요 거래소 원화예치금 감소 불가피

최근 루나와 테라 패닉셀로 가상자산거래소의 고객 예치금에도 일부 변화가 생겼다. 주요 거래소 고객들이 루나와 테라를 원화시장에서 투매한 만큼 예치금도 감소를 면치 못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 계좌에 돈을 데일리로 확인하지 않지만 거래볼륨을 실시간 보고 있는데 볼륨을 확 꺼진 점을 감안하면 예치금 계좌에도 상당량의 자금이탈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비트는 좀 다른 상황이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은 루나를 원화시장에 상장시켰지만 업비트는 코인시장에만 거래토록 했다. 2018년 4월 2000만개의 루나를 취득하면서 특수관계자 이슈가 생긴 탓이다. 덕분에 이번에 자금이탈 이슈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거래소가 맡긴 예치금의 변동성이 다시 부각됐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업비트를 제외한 3대 거래소는 제휴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맡기지만 이자수익을 받지 않는다. 빗썸과 코인원은 농협은행과 5년째 제휴 중이며 코빗은 신한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거래소에서 맡기는 고객 예치금을 에스크로(Escrow) 계좌에 넣어두고 있다.

에스크로 계좌는 당사자 간 거래를 금융기관 등 공신력 있는 제3자가 보증하는 제도로 제3자(은행)가 결제대금을 예치하고 있다가 상품배송 등이 완료된 후 대금을 지급하는 계좌다. 거래소에서 고객 예치금을 유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만 은행이 거래소 예치금을 에스크로에 두는 것은 대출 등 운용자산과 따로 두려는 목적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코인의 법적성격이 명확치 않은 만큼 예치금을 일반계좌에 넣어두기가 꺼려졌다. 핀테크업체의 경우 소비자들의 선불충전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는 터라 거래소 예치금도 그런 식으로 쌓아뒀다.

에스크로 계좌는 기본적으로 이자가 나가지 않는 계좌다. 대금결제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언제 돈이 빠져나갈지 모른다. 즉 예치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자유롭게 돈을 빼고 넣을 수 있지만 평균잔액은 대략 어느 정도 규모를 유지하기 때문에 대출로 운용하고 이자수익이 나온다”며 “다만 코인의 경우 시황이 워낙 변동성이 큰 만큼 평잔을 예상하기 어려워 이자를 주지 않는 대신 보관료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내년 제휴계약 만료 전망, 루나 사태로 예치금 계좌이슈 재부각

업비트의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르다. 2020년 6월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을 당시 에스크로가 아닌 별도의 계좌에 넣었다. 유동성을 위해 국공채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초단기 유가증권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는 대출로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의 예치금을 타 은행과 달리 예치한 것에 대해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지만 전후배경은 대략 알 수 있다. 우선 당시만 해도 케이뱅크는 경영상태가 좋지 못했다. 설립 후 단계적으로 자본확충이 필요했지만 대주주 KT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걸려 적격성에 문제가 생겼다.

실탄에 제때 충원되지 못하고 대출영업을 확대하지 못하니 경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업비트와 제휴가 이뤄졌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은행이 계좌를 내줘야 영업이 가능해서 거래소가 은행에 비해 '을'의 위치에 있다"며 "다만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경우 은행이 마냥 협상력을 갖고 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루나 사태로 거래소 예수금의 불안정성이 다시 상기되고 있다. 이런 자금이 대출 등에 묶인 상태에서 코인런이 일어날 경우 은행의 유동성 부담은 물론 고객 예치금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제휴기간은 영업기밀이지만 업계에선 3년 단위로 보고 있다. 내년 6월쯤에 계약만료로 재계약 등이 진행될 경우 계좌설정 및 이자지급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6월쯤이면 금융당국에서 가상자산의 법적성격을 명확히 해줄 수도 있고 계좌설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도 있다"며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 설정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할 듯한데 이번 루나 사태로 필요성이 더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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