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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VC 돋보기]지앤텍벤처투자, 모회사 국순당 든든한 버팀목①2012년 편입, 자회사 꾸준한 흑자로 지분법 이익

이명관 기자공개 2022-05-24 07:20:35

[편집자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탈)는 일반 기업이 재무적·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벤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탈(VC)을 뜻한다.최근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CVC를 두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CVC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그 숫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CVC의 전략과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앤텍벤처투자는 국순당 계열 벤처캐피탈(VC)이다. 2012년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줄곧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순당이 2012년을 기점으로 암흑기를 보내고 있을 때 지앤텍벤처투자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앞서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물음표가 붙었는데, 이를 결과로 답한 셈이다. 당시 시장에선 막걸리와 벤처투자의 궁합을 두고 갸우뚱하는 시선이 많았다. 특히 국순당이 적자를 냈을 때도 지앤텍벤처투자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흑자기조를 이어나갔다. 가려져 있던 홍충희 대표의 경영능력이 증명된 셈이다.

◇2000년 첫 인연부터 2012년 M&A까지

지앤텍벤처투자는 2000년 3월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LCD 제조사인 비티씨정보통신을 이끌던 신영현 회장은 벤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지앤텍벤처투자를 설립했다. 이때 힘을 보탠 곳이 국순당이다. 1953년생인 신 회장과 배중호 국순당 사장의 옛 인연으로 손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과 배 사장은 연세대 동문이다.

국순당은 30억원을 출자해 지분율 29.88%를 확보했다. 최대주주는 비티씨정보통신으로 70억원을 출자했다. 그렇게 지앤텍벤처투자는 설립 자본금 100억원을 바탕으로 벤처투자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지앤텍벤처투자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난 시기는 2012년께다. 모기업인 비티씨정보통신이 경영난을 겪으면서다. 2000년대 초 매출 500억원에 달하던 비티씨정보통신은 TFT LCD 모니터와 TV부문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07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2011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액은 217억원이다. 매출도 40억원 선으로 곤두박질쳤다.

경영난이 이어지자 비티씨정보통신에겐 돌파구가 필요했다. 신규사업 자금과 재무구조 개선책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이에 비티씨정보통신은 알짜로 꼽히던 지앤텍벤처투자를 정리해 자금마련에 나섰다. 이때 인수자로 나선 곳이 국순당이다. 비티씨정보통신은 지앤텍벤처투자를 설립 초기부터 함께한 국순당에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간 2대주주로 경영에 함께 참여해온 국순당의 배 사장이 '엔젤'을 자처했다는 후문이다.

그렇게 2012년 지앤텍벤처투자의 경영권은 국순당으로 넘어왔다. 당시 국순당은 지분133만7600주(66%)를 57억원에 인수했다. 1주당 4263원 꼴로, 전체 기업가치를 86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꼴이다. 나머지 7만400주(3.5%)는 당시 부사장 타이틀을 달고 있던 홍 대표가 인수했다. 이때부터 홍 대표는 지앤텍벤처투자의 키를 잡았다.

물론 이때 시장에선 국순당의 벤처캐피탈 인수를 두고 물음표가 붙었다. 얼핏보기에 궁합이 맞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국순당은 본업과 관련된 바이오와 농업, 친환경기술 분야로 벤처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란 청사진을 내걸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국순당 암흑기, 모회사보다 나은 VC 자회사

지앤텍벤처투자를 인수했을 때 국순당은 백세주 열풍 속에 호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2009년까지 8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오다 2010년 116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듬해엔 127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금창출력도 역대급이었다. 100억원 이상씩 벌어들였다.

이 같은 호성적은 2012년 지앤텍벤처투자를 인수하는 밑거름이 됐다. 본업에서 잘 풀리다보니 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릴 여력이 있었던 셈이다.


국순당은 2019년까지 지속해서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액은 279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앤텍벤처투자는 순항했다. 매년 흑자행진을 이어나갔다.

모기업의 적자와는 상반된 행보였다. 특히 홍 대표의 경영능력에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이었다. 홍 대표 체제에서 지앤텍벤처투자의 순이익이 한층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앤텍벤처투자는 과거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지앤텍벤처투자의 실적은 2013년 36억원의 순이익을 시작으로 2014년 15억원, 2015년 11억원 등 꾸준했다. VC 자회사의 꾸준한 흑자 덕분에 국순당은 지분법 이익 측면에서 득을 봤다. 영업손실을 어느정도 상쇄하는 효과를 본 셈이다.

암흑기를 견딘 국순당은 2020년부터 반등했다. 매출은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매출은 529억원, 영업이익은 45억원이다. 지난해 매출 652억원, 영업이익 84억원으로 한층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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