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21조 '국내 투자' 발표 시점 '눈길' 새 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투자안, 세부적 투자금액 공개 안해
유수진 기자공개 2022-05-20 09:02:3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17: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입하겠다는 '통큰' 계획을 내놨다. 올 3월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계획을 내놓은지 두달여 만에 추가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특히 청사진을 발표한 '시점'이 눈길을 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8일 만에 나온 대기업의 투자 계획인데다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 발표를 앞두고 이뤄졌기 때문이다. 최근 다수의 외신들은 현대차그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70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을 밝힐 거라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해 해외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투자도 결코 등한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사는 연초 인베스터데이 등에서 국내와 전기차 수요 집중 예상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최적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 국내에서 전기차 144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35만대 수준인 연간 국내 생산량을 네 배 이상 확대한다는 의미다. 이는 양사의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 목표인 323만대의 4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를 위해 향후 8년간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단순 생산 뿐 아니라 전기차산업의 선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생태계 전반에 투입되는 금액을 모두 더한 값이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과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 및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전기차 관련 다각도의 신사업 모색을 위한 전략제휴 등에 골고루 활용한다. 다만 21조원이란 큰 틀만 제시했을 뿐 각 분야별 세부금액을 공개하진 않았다.
이번 발표에는 기아의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관련 업데이트 내용이 포함됐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과 함께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방법으로다. 앞서 기아는 인베스터데이에서 오토랜드 화성 내에 PBV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시장과 공유했다.
약 2만평의 부지에 전용공장을 지어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양산 시점에는 연간 10만대 생산 능력이 확보된다.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이 역시 구체적인 투자금액을 밝히진 않았다. '수천억원'을 투입한다고만 명시했다. 기아는 공시를 통해 "오토랜드 화성 PBV 전용 생산라인 구축 관련 투자 규모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일각엔 현대차·기아가 예정보다 서둘러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외신들이 조만간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는 것과 연관짓는 해석이다. 그보다 한발 앞서 대규모 국내 투자를 공식화했다는 해석이다.
얼마 전 새 정부가 출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투자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 만찬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들을 따로 불러 투자와 고용 창출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현대차 측은 미국 투자 계획 관련 "미국 주정부와 전기차공장 설립 투자 관련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규모나 시기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기아 오토랜드 화성을 찾은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산자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으로 최근 산업부 1차관에 지명된 인물이다.
장 차관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전기차 중장기 투자 및 PBV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계획을 공유 받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현대차기아가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카나리아바이오, 글로벌 임상 3상 환자 모집 50% 달성
- [증권사 부동산금융 전략 점검]대신증권, 하이엔드 주거·코어오피스 차별화 역점
- 도원동산개발 '디폴트', 동산동 사업지 공매로
- [LH는 달라졌나]투기 사태 혼란에도 '역대 최대 실적'
- [건설사 프롭테크 전략 돋보기]DL이앤씨, 생산성 높인 '스마트 디벨로퍼' 발돋움
- 현대건설, 높여 잡은 수주목표치…현실성 '글쎄'
- DL그룹, 크레이튼 이사회 의장에 남용 고문 선임
- CBRE코리아, 차기 포트폴리오 핵심 '데이터센터'
- 교보자산신탁, 프라임오피스 리츠 '출사표'
- 화성산업, 유통주식 33% 소각…이종원 회장 '힘싣기'
유수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사회 분석]'신사업 보상제' 도입 무산 한솔제지, 사외이사의 '힘'
- ['예비' 상호출자제한기업 돋보기]포트폴리오 다변화 나선 한라그룹, '반도체 부품' 낙점
- ['예비' 상호출자제한기업 돋보기]재진입 앞둔 한라그룹, 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기준수'
- ['예비' 상호출자제한기업 돋보기]한라그룹, 1년새 자산 1조 증가...10조 눈앞
- [캐시플로 모니터]넥센타이어, 체코공장 증설로 마이너스 현금흐름 불가피
- SM그룹, HMM 3대주주 등극...지분 5% 초과
- 지배구조 바꾼 한진칼 이사회, 조원태 회장 불참 '왜'
- '명불허전' 조현민 사장의 마케팅
- 트림 확대에 신차까지…쌍용차 경영정상화 '마중물'
- 박정국 현대차 사장 "정의선 회장 수소차 의지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