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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VC 돋보기]지앤텍벤처투자-국순당 시너지 효과는②국순당 경영난 속 단비된 배당금

이명관 기자공개 2022-05-24 08:25:47

[편집자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탈)는 일반 기업이 재무적·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벤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탈(VC)을 뜻한다.최근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CVC를 두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CVC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그 숫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CVC의 전략과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앤텍벤처투자가 국순당 계열로 편입된 지 10여년이 흘렀다. M&A 당시 시장에선 다소 의아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일부에선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막걸리 등 전통주 제조사인 국순당이 주류산업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VC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앤텍벤처투자의 투자 섹터는 IT 중심이었다.

이런 시장의 분위기를 뒤로하고 국순당은 그동안 지앤텍벤처투자가 투자해 온 분야와 상관없이 '국순당의 정체성'에 맞는 투자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세부적으로 발효기술과 관련된 농·축·수산업이라면 어디든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순당은 특히 술지게미(곡식으로 술을 빚고 남은 찌꺼기)를 활용하거나 한국형 와인을 개발하는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기업형 VC가 그렇듯 신사업 발굴 혹은 유관 산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첨병 역할을 국순당도 내심 기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 측면에서 여유가 있었던 기업들은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거나 사업 다각화 기회를 찾는 기회를 모색하곤 했다.

그렇다면 국순당 품에 안긴 지앤텍벤처투자는 2012년을 기점으로 '농업벤처'로 변모했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국순당이 내건 청사진은 '희망사항' 정도에 그쳤다.

◇정통 VC 모습 그대로 성장

현재 지앤텍벤처투자의 포트폴리오에서 농업과 관련된 포트폴리오는 많지 않다. 지앤텍벤처투자의 주요 투자 영역은 크게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소재, 부품, 장비 관련 테크 기업 △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ICT 관련기업 △바이오 관련 기업 등이다.

이중 그나마 농업과 관련된 섹터는 바이오 정도다. 이것도 연결고리만 있을 뿐이다. 지앤텍벤처투자가 투자한 바이오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앱클론, 이연제약, 아미코젠, 엑세스바이오, 아이진, 올리패스, 에이치엘비, 알테오젠, 휴마시스, 피플바이오, 유틸렉스 등이다. 대부분이 신약개발사다.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건 400억원 규모의 농식품펀드다. 지앤텍벤처투자는 2016년 이후인베스트먼트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의 출자사업에 참여해 운용사로 선정됐다. 출자 분야는 농림축산식품 분야다. 이를 통해 지앤텍벤처투자는 농금원으로부터 180억원을 확보했다.

이외 추가로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한국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출자받아 425억원 규모의 농식품펀드를 조성했다. 펀드명은 A&F미래성장산업화투자조합이다. 농림축산식품산업 분야 전반에 투자한다. 핵심 투자영역에 대한 투자 비율은 60% 정도다. 의무 소진비율을 채웠다고 할 때 농식품분야에 255억원 가량을 투자한 셈이다.

물론 지앤텍벤처투자가 농식품펀드만으로 농업분야에 투자를 한 것은 아니다.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작물보호제조업체인 '인바이오'다. 이곳에 지앤텍벤처투자는 '지앤텍명장세컨더리'를 통해 16억원을 투자했다. 상장 후 3배 가량의 멀티플로 회수에 성공했다.

인바이오는 살균제, 살충제 등 친환경 작물보호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제네릭 제품(특허가 만료된 제품)에 주력한다. 2005년 이명재 대표이사 취임 이후 연평균 11%의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13%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업계 최대 실적을 냈다. 물론 인바이오도 농업관련 투자기업이긴 했지만, 국순당이 M&A 당시 내건 청사진에 걸맞는 기업은 아니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국순당의 지앤텍벤처투자 M&A는 사업 다각화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벤처투자에 힘을 주며 확대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애초 자금력 측면에서 여력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던 터라 여느 기업형 VC처럼 뒷배가 돼주기엔 힘이 부쳤기 때문이다.

◇쏠쏠했던 배당금, 최근 8년 누적 총액 65억

오히려 국순당은 지앤텍벤처투자에서 배당금을 챙기며 본업 악화로 비워져간 곳간을 채웠다. 지앤텍벤처투자는 국순당으로 편입되기 이전 3차례에 걸쳐 배당을 실행했다. 2006년과 2007년, 그리고 2010년이다. 이때 배당 총액은 24억원 정도다.

2014년 5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5억원에서 15억원까지 지급됐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누적 배당금은 65억원이다. 지분 96.5%를 보유하고 있는 국순당이 최대 수혜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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