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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운용, 한라홀딩스 제이제이한라 사업재편 ‘긍정 평가’ 아난티 JV에 세인트포CC·배후부지 양도 ‘재무구조 개선’

이민호 기자공개 2022-05-24 08:19:23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홀딩스를 대상으로 주주행동을 전개하고 있는 VIP자산운용이 최근 제이제이한라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난티와 설립한 조인트벤처(JV)에 세인트포CC와 개발부지를 양도하고 동시에 한라홀딩스가 보유한 이익참가부사채를 보통주로 출자전환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라홀딩스는 최근 100% 자회사인 제이제이한라의 사업구조 개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8일에는 이에 중점을 둔 기업설명회(NDR)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제이제이한라가 국내 리조트 개발업체 아난티와 조인트벤처 2개를 설립하고 제주도 묘산봉관광단지 소재 핵심자산을 이들 조인트벤처에 양도하는 것이 이번 사업개편의 큰 틀이다. 조인트벤처인 아난티한라와 아난티제이제이에 대한 제이제이한라의 출자지분은 각각 20%다.


아난티한라에 현재 운영 중인 세인트포 컨트리클럽(CC) 골프장과 세인트포 카운티 휴양콘도미니엄을 1200억원에 양도하고 아난티제이제이에는 묘산봉관광단지 배후부지(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일원)를 650억원에 처분한다. 아난티제이제이는 묘산봉관광단지 해당 부지에 숙박시설과 문화시설 등을 건립한다.

제이제이한라는 그동안 존재 자체만으로도 한라홀딩스 기업가치 훼손의 핵심 요인으로 꼽혀왔다. 한라그룹은 2010년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에 나섰다가 수익성 악화로 떠안은 ㈜한라의 세라지오CC와 제이제이한라의 세인트포CC 중 세라지오CC만 지난해 7월 153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두 곳 골프장에 대해 패키지 매각을 추진했지만 제주 현지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세인트포CC는 최종 거래대상에서 제외됐다.

제이제이한라가 한라홀딩스에 부담을 안긴 데는 미미한 자체 현금창출능력뿐 아니라 과중한 차입규모가 원인이 됐다. 세인트포CC 운영과 묘산봉관광단지 개발사업을 맡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회생절차에 진입했던 에니스를 PF 채무보증 주체인 ㈜한라의 지주사 한라홀딩스가 2016년 사들인 것이 제이제이한라다. 당시 제이제이한라는 한라그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한라홀딩스와 ㈜한라에 대한 이익참가부사채 각 800억원과 인수금융 900억원 등 차입이 발생했다.

VIP자산운용은 한라홀딩스의 이번 제이제이한라 사업개편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VIP자산운용은 약 7년 전부터 한라홀딩스에 투자하고 있는 장기투자자로 올해 2월 지분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했다. 그동안 비공식적인 주주행동을 전개해왔지만 기업가치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압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VIP자산운용도 제이제이한라에 대한 한라홀딩스의 향후 운영 및 처분 계획에 큰 관심을 둬왔다. 한라그룹의 핵심 사업 자회사는 자동차 부문의 만도와 건설 부문의 ㈜한라지만 실제 한라홀딩스의 기업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제이제이한라가 꼽혀왔기 때문이다.

VIP자산운용은 △한라스택폴 지분(20%) 풋옵션 행사 가능성 △㈜한라의 전환우선주(CPS) 매입소각 △WCP 상장에 따른 보유지분 가치 부각 △세라지오CC 매각대금 유입 등 현금유입 이벤트를 들어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의 주주환원정책 개선을 요구해왔다.

우선 이번에 보유 골프장과 콘도, 배후부지를 조인트벤처에 넘긴 것은 또다른 현금유입 이벤트로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VIP자산운용은 제이제이한라의 세인트포CC 현금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왔다. 조인트벤처에 대한 자산 양도로 마련한 현금으로 인수금융 중심 차입금을 우선적으로 상환할 것으로 예상돼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은 장기적인 제이제이한라 엑시트 작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이같은 맥락으로 이번 자산 처분에 더해 한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1050억원 규모 제이제이한라 이익참가부사채를 보통주로 출자전환하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봤다.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인트벤처 파트너로 아난티를 선정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아난티는 아난티코드(가평)와 아난티코브(부산)에 이어 최근 빌라쥬 드 아난티(부산)까지 분양 프로젝트 모델을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데다 회원권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밸류업을 위한 파트너로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아난티로서도 제주도에 새로운 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어 윈윈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라홀딩스는 제이제이한라 사업개편 외에도 1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한라홀딩스는 기존에도 전체 주식수의 5.4%(56만720주)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소각하는 자사주는 기존 보유 자사주가 아닌 내년 4월까지 장내에서 매입하는 신규 자사주가 대상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특히 VIP자산운용이 요구했던 주주환원정책 개선의 핵심 수단이어서 의미가 크다. 한라홀딩스 주가가 저평가돼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유입되는 현금을 재원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투자 대비 수익률 개념인 투하자본이익률(ROIC) 관점에서 다른 수단보다 확실한 주당순이익(EPS) 상승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소각이 일회성이 아니라 시장에서 인지할 수준의 충분한 지속성을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라홀딩스는 2019년 1월 156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한 이후 2020년 8월과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99억원과 100억원 규모로 소각 없이 취득만 했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이 이때 2회에 걸쳐 취득한 물량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일련의 제이제이한라 사업구조 개편작업은 부채비율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인 엑시트 과정상에서 우호적인 이벤트로 평가하고 있다“며 “여전히 아쉬움은 남지만 긍정 신호가 잡히는 만큼 한라홀딩스 측에 의견을 꾸준히 전달하면서 지켜보겠다는 것이 VIP자산운용의 스탠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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