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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대한석탄공사마저 '장기 CP' 의존 회사채로 만기 대응 역부족, 완전자본잠식·수익성 저하 타격

이지혜 기자공개 2022-05-27 07:09:2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석탄공사가 장기CP(기업어음) 의존을 이어가고 있다. 현존하는 비금융 공기업 가운데 장기CP로 자금을 조달하는 곳은 대한석탄공사뿐이다. 십수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기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운영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대한석탄공사는 사채 발행한도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장기CP는 경제적 실질이 사채와 같지만 표면상 CP라서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가 24일 장기CP를 모두 1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만기는 2025년 5월 23일로 사실상 3년물이다. 할인기관은 다올투자증권이다.

대한석탄공사 관계자는 “만기 도래 차입금을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사채만으로는 차입금 만기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석탄공사는 올해 5월 2020년에 발행했던 장기CP 1000억원 만기가 돌아온다. 장기CP로 장기CP를 차환하는 셈이다.

문제는 장기CP가 아니면 차입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며 만기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10년 넘게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어 법을 지키면서 특수채를 대규모로 발행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대한석탄공사법 제 13조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계액만큼 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석탄공사는 적자만 내고 있어 여유가 없다.

정부가 매년 200억~300억원씩 대한석탄공사에 출자하고 있지만 운영자금을 충당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다.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인건비와 경상운영비, 사업비 등으로 모두 2372억원을 지출했다. 여기에 영업적자까지 1040억원을 기록했다.

납입자본금도 601억원뿐이다.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3259억원에 이른다.

장기CP는 경제적 실질이 사실상 회사채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형태는 CP이기 때문에 사채 발행 규제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때문에 대한석탄공사는 2017년 이후 해마다 장기CP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마련해왔다. 25일 기준 대한석탄공사의 장기CP 잔량은 1조4200억원에 이른다.

그렇다고 일반 CP나 전단채 등 단기물로 만기에 대응하면 차입구조의 안정성이 대폭 떨어진다. 이미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총계의 55%가 만기 1년 미만의 유동부채다.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커서 차입부담과 유동성부담이 과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석탄공사가 앞으로도 장기CP 의존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과 재무전망이 흐려서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한석탄공사의 원가율이 100%를 상회하는 등 수익구조가 본원적으로 매우 불리하다”며 “수익성보다 공공성에 우선을 두는 공사의 성격상 앞으로도 부진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한석탄공사는 시장 상황에 따라 특수채도 발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한석탄공사 관계자는 "특수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적절한 시기를 노려 특수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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