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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 변천사]'신사업 주력' 포스코그룹, 순혈주의 타파할까리버스 멘토링·영보드 제도, 임직원 소통 강화...전에 없던 '외부' 전문가 대거 영입

김서영 기자공개 2022-06-10 07:46:34

[편집자주]

시대가 달라지면 기업가정신도 달라져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해결책을 함께 모색할 것. 이것이 바로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한 이유다. 더벨은 신기업가정신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은 대기업의 기업가정신을 살펴보고 미래에 한국 재계가 걸어갈 길을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은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지니고 있다. 철강업계 특성상 제조 현장이 상당히 위험하고 작은 실수가 중대재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안전에 엄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창업주와 핵심 창립멤버들이 군인 출신으로 군대문화가 짙게 배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그룹의 또 다른 기업문화에는 순혈주의도 꼽힌다. 다른 업계 대비 외부 인재 영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8대 회장을 거쳤으나 외부 출신으로 회장 자리에 오른 사람은 4대 회장을 지낸 김만제 전 회장 한명 뿐이다. 김 전 회장은 재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지낸 관료 출신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식 모습
최정우 회장(사진)은 올해로 취임 5년 차를 맞았다.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경영 운전대를 잡은 이후 좀처럼 바뀌지 않던 기업문화에 뚜렷한 변화 시그널이 감지됐다. 최 회장의 기업문화 변화 키워드는 '소통 강화'와 '순혈주의 타파'로 꼽힌다.

최 회장은 2018년 취임사에서부터 기업문화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새로운 경영 비전인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공개했다. 또 "더 나은 사회, 그리고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그룹 내부 분위기에서부터 변화가 있었다. 직급과 세대를 넘는 소통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행보가 바로 '리버스(reverse) 멘토링'이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말 그대로 젊은 후배 직원들이 선배 직원들의 멘토가 되어 조언하는 활동을 말한다. 그간 지적된 수직적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물론 LG유플러스, CJ CGV 등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문화를 젊게 바꾸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영보드(Young Board)' 제도를 운영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1999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Board of Directors)를 본떠 영보드 제도를 만들었다. 조직 내 유능한 직원을 선발해 경영진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영보드 제도를 개편해 MZ세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 △일하는 방식의 혁신 △세대·계층 간 소통 활성화 등에 대한 개선 아이디어를 경영진에 제안해 조직문화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19년부터는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의 소리를 최고 경영진에 가감 없이 전달하고자 기존 사무 스탭·엔지니어로 구성된 영보드 위원을 현장기술직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영보드 활동이 제철소 안전 강화, 계층 간 지식·노하우 전수 등 다양한 소통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포스코 2020 기업시민보고서)
기업문화 개선에 힘쓴 결과 임직원들의 만족도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부터 매년 '일하기 좋은 회사(GWP·Great Work Place)' 조사를 시행해 그 결과를 기업시민보고서에 밝히고 있다. 조사 첫해인 2018년 GWP 점수는 67점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86점, 2020년에는 89점으로 점수가 높아졌다. 지난해 조사 결과는 이달 안에 발간될 기업시민보고서에 담길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대외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며 인사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 부문에 집중됐다. 취임 첫해 최 회장은 주요 보직에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해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12월 인사에서 △신성장부문장에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 △산학연협력실장에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 △경영연구원 원장에 산업연구원 출신 장윤종 박사를 선임했다.

최 회장은 평소 신사업 실행을 위해선 철강 중심으로 사고가 굳어진 포스코 내부 인력보다 사업적 사고를 지닌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인사 기조는 최근 정기 인사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포스코그룹은 신사업·신기술 관련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다. 미래기술연구원을 설립해 이차전지소재와 수소, AI 등 연구개발(R&D)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신사업을 이끌어 갈 전문가와 교수, 고문 등 모두 60여명을 채용했다.

미래기술연구원에는 △이차전지소재연구소장에 김도형 포스코케미칼 상무보 △수소·저탄소 연구소장에 윤창원 KIST 박사 △수소·저탄소 연구위원에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전문가 윤주웅 박사 △AI연구소장에 김주민 상무 △AI연구센터장에 김필호 상무가 선임됐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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