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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한전 글로벌본드 '역대급' 흥행…정부 지원효과 '톡톡'올해 최대 주문량…자체신용도 강등에도 압도적 투심 확인

김지원 기자공개 2022-06-14 07:01:01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07: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한국물 시장에서 역대급 기록을 써냈다. 목표 발행액이었던 8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을 단숨에 모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금리 인상 이슈로 인해 올해 내내 국내 이슈어들이 힘겹게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의 흥행이라는 평가다.

최근 시장이 다시금 안정화하고 있는 가운데 4년 연속으로 그린본드 형태를 택해 투자 메리트를 더했다. 수년째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최근 S&P로부터 자체 신용도도 한 노치 강등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글로벌 우량 기관 호응…모집액 9배 수요

한국전력은 오는 14일(납입일 기준) 8억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한국물 리그테이블 최상위권에 위치한 외국계 증권사들을 주관사단으로 꾸려 1년 만의 복귀전을 무사히 마쳤다.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딜을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7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해 8일 자정을 살짝 넘긴 시각에 프라이싱을 마쳤다. 7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에서 71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북빌딩 초반부터 투자자들이 빠른 속도로 주문을 넣었다. 올해 한국물 시장에 등장한 딜 가운데 가장 많은 기관들이 주문을 넣었다.

3년물의 경우 지역별로는 아시아 71%, 유럽·중동 15%, 미국 14%의 분포를 보였다. 240개 기관이 주문을 넣은 결과 목표액의 8배를 뛰어넘는 41억달러의 수요를 확인했다. 투자자 종류별로는 자산운용사 57%, 은행/PB 19%, 중앙은행·기관(SSA) 17%, 보험·PF·기타 7%를 기록했다.

5년물은 197개 기관이 모집액의 10배에 달하는 30억달러의 주문을 넣었다. 아시아에서 70%, 유럽·중동에서 14%, 미국에서 16%의 수요가 모였다. 투자자 종류별로는 자산운용사 63%, 은행/PB 23%, 중앙은행·기관(SSA) 7%, 보험·PF 7%다.

이달 1~2일 진행한 인베스터콜 당시에도 선주문을 받는 등 투심은 뜨거웠다. 북빌딩에 참여한 최고 주문량은 모집액의 9배에 가깝다. 북빌딩 도중 주문을 드롭한 대형 발행사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쌓인 주문량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71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올해 한국물 시장에서 70억달러 넘는 주문을 받은 건 한국전력이 유일하다.

모집액을 훌쩍 뛰어넘는 수요를 확인한 만큼 당초 목표했던 8억달러를 배정하는 데는 아무 무리가 없었다. 기대 이상의 주문이 쏟아져 15억달러로 증액 발행하는 안도 고려했으나 기획재정부로부터 부여받은 발행 한도로 인해 8억달러로 최종 발행 금액을 확정했다.

금리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7일 3년물과 5년물의 IPG를 각각 T+120bp, T+145bp 수준으로 제시했다. 압도적인 주문에 힘입어 두 트랜치 모두 IPG 대비 40bp씩 끌어내리며 T+80bp, T+105bp 수준에서 금리를 확정했다. 이에 따른 3년물의 쿠폰금리는 3.625%, 일드는 3.701%다. 5년물 쿠폰금리는 4.000%, 일드는 4.034%다.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은 10bp 수준으로 정해졌다. 최근 달러채를 발행한 국내 발행사들이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최대 20bp의 NIP를 지불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시장 회복+ESG 메리트 빛났다

최근 시장 상황이 다시 안정을 찾고 있다는 점이 흥행에 주효했다. 한국물 시장은 올해 초부터 미국발 금리 인상 이슈가 이어지며 작년 대비 녹록지 않은 모습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연준의 FOMC 직후 시장이 반짝 반등했다가 분위기가 다시 악화하는 패턴이 이어졌다. 극심한 변동성 탓에 발행을 연기한 국내 이슈어도 여럿 등장했다.

지금이 올해 들어 FOMC 개최 텀이 가장 긴 시기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투심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시장이 안정화된 틈을 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국내 발행사뿐만 아니라 해외 이슈어들이 속속들이 발행에 나서고 있다.

ESG채권의 종류 중 하나인 그린본드로 발행한 점도 투심 겨냥에 한몫했다. 한국전력은 한국물 시장에서 2019년 첫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그린본드 발행을 이어오며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로부터 관련 인증도 받았다. 한국전력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국내외 신재생 사업, 신재생 에너지 계통연계, 친환경 운송수단 확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 가능성에 주문 쇄도

한국전력은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에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로부터 자체 신용도 강등을 겪었다. 대규모 영업적자 가능성이 있고 전력 정책 방향에 대한 대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한국전력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가능성 덕분에 장기신용등급은 국가 신용도와 동일한 AA등급으로 유지됐다.

최근 몇 년째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전력이 한국물 시장의 가장 오래된 이슈어 중 하나인데다가 여전히 한국의 대표 공기업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인베스터콜에서도 당사의 적자 상황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나 정부 신용도를 업고 있는 한국전력의 상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자체 신용도 변화보다는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본다"며 "등급 강등이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가격이나 발행 금리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물 시장의 대표 이슈어인 한국전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투심을 확인한 만큼 향후 당사의 발전자회사들의 발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의 흥행을 시작으로 조만간 발행을 앞둔 타 이슈어들도 오랜만의 훈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전력에 이어 8일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교보생명도 모집액의 7배에 해당하는 자금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조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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