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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글로벌사업 점검]현지화·자본력 다 갖춘 미래에셋, 최적화된 '글로벌IB'국내 최대 해외 네트워크, 현지법인 자본 5조 이상…조웅기·김상준 '키맨'

이지혜 기자공개 2022-06-20 07:32:20

[편집자주]

2000년대 후반, 증권업계에 해외 진출 붐이 일었다.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사까지 '국내는 이미 레드오션'이라며 해외로 눈을 돌렸다.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과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금융 1번지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속속 진출했다. 그 결과 2021년 말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점포는 모두 69곳, 자산총계는 30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5년만에 자산 총계가 10배 가량 불어났다. 비약적 발전을 이룬 증권사 해외사업과 키맨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4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국내 최고의 초대형IB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Global Top-tier) IB로 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합니다.”

최현만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포부다. 업계 첫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에 오른 직후 신년사에서 밝힌 비전이기에 의미가 깊다. 박현주 회장의 포부가 담긴 일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글로벌전략고문(GISO) 직함을 유지하며 글로벌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보고서부터 고쳐 썼다. 그동안 미래에셋증권을 소개하던 첫 단어는 금융투자업자였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투자전문기업’으로 바꿨다. 또 해외사업(Global Business)을 주요사업으로 가장 먼저 소개했다. 해외법인 수는 물론 해외사업의 자산과 자본총계 모두 국내 최대 규모인 만큼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사업 전략은 현지화에 바탕을 둔 투자형IB다. 풍부한 자기자본을 활용해 현지기업에 직접 투자를 단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IB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최대 증권사로 도약한 비결이기도 하다.

박 회장과 최 회장의 포부를 실현할 인물로는 조웅기 부회장이 낙점됐다. 조 부회장은 올해부터 IB1부문을 총괄하고 있는데 이 조직은 글로벌부문을 산하에 두고 있다. 본사와 해외법인의 시너지를 이끌며 IB역량을 제고하는 게 중점 과제다.

◇글로벌 네트워크 국내 최대…해외법인 이익기여도 ‘껑충’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주요 해외법인은 모두 12곳이다. 이 가운데 실제 영업을 진행하는 법인은 11곳.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은 물론 영국,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0개 지역에 법인을 뒀다. 글로벌 해외 사무소는 모두 3개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과 해외사무소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 둔 현지법인은 55곳, 해외사무소는 14곳이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의 비중은 20%가 넘는다.

미래에셋증권이 해외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1등 증권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ROE를 끌어올리려면 해외사업이 필수적”이라며 “해외법인에 들인 자본금이 많고 이익기여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2개 해외법인의 자본총액을 단순합산하면 2021년 말 기준 5조7426억원에 이른다. 2020년 말보다 자본총액이 12%가량 더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10조400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크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덕에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말 1728억원에서 지난해 말 2063억원이 됐다. 전체 손익기여도의 20%에 가깝다.

다만 올 1분기 해외법인 실적은 다소 주춤했다. 해외법인 세전순이익은 300억원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미래에셋증권은 “변동성 확대로 전체 해외법인의 세전순이익이 줄었다”며 “다만 현지 종합증권사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의 해외법인은 선방했다”고 말했다.
*단순 합계 기준

◇철저한 현지화…글로벌IB와 어깨 ‘나란히’

미래에셋증권의 해외사업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증권사와 직접 경쟁하며 딜을 수임한다는 의미다.

대표적 사례가 인도네시아법인(PT. 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이다. 인도네시아법인은 2020년과 지난해, 올 1분기까지 인도네시아 증권시장에서 연간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IB부문에서도 현지 국영은행의 회사채 발행과 기업 IPO 등 딜을 따내며 성과를 올렸다.

베트남법인의 기세도 만찬치 않다. 미래에셋증권의 베트남법인은 2007년 12월 베트남 최초의 외국계 종합 증권사로 설립돼 역사가 짧지 않다. 지난해 베트남법인은 현지 80여개 증권사 가운데 시장점유율 6위권에 진입했다. 베트남법인의 자본금 규모는 납입 기준으로 현지 증권사 가운데 세 번째로 크다.

특히 홍콩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중국의 대외투자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데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법인에서 주식과 채권중개, IB, 자기자본투자, 트레이딩 업무 등을 영위하고 있다. 신디케이션 조직을 갖추고 현지 투자자와 네트워크도 확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런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화 전략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한국의 디지털화를 본보기로 삼아 신흥국에서 IT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 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4차 산업혁명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신성장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서다. 유망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IB역량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은 기대한다.

이른바 투자형IB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에서 풍부한 자기자본을 활용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 이를 통해 기업·투자자와 고객동맹을 맺는 사업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신성장펀드 등을 활용해 현지 유망기업에 투자하면서 트랙레코드를 착실히 쌓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선진국 증권업계는 이미 글로벌IB가 장악해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돼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이 갖춘 풍부한 자기자본력을 활용하면 현지의 글로벌IB와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웅기·김상준, 글로벌 진격 '키맨'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진격을 이끄는 인물로 조웅기 부회장이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인사를 진행해 조웅기 부회장을 IB1총괄에 선임했다. IB1총괄 산하에는 △Global부문과 △대체투자금융부문을 뒀다.

조 부회장의 목표는 해외법인을 활용해 현지에서 IB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동시에 국내 IB조직과 해외법인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시너지를 내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조 부회장이 IB1총괄에 선임된 배경이다.

조 부회장은 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와 서울대학교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밟았다. 미래에셋증권의 법인CM사업부 대표, 리테일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7년 부회장에 올랐다.

조 부회장을 도와 글로벌사업을 이끄는 인물로는 김상준 상무가 있다. 김 상무는 73년생으로 현재 글로벌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상무는 미래에셋증권 내에서도 잔뼈 굵은 해외통으로 불린다. 과거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의 CFO와 CEO를 지냈다. 현재 홍콩법인과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영국, 미국법인의 BOC와 BOD에 참여하며 각 해외법인의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김 상무가 몸담았던 홍콩법인은 박현주 회장이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 회장에서 물러난 이래 GISO업무와 함께 홍콩법인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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