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는 달라졌나]D등급 받았던 감사위, 구성원·모임 횟수 '싹' 바뀌었다⑤투기사태 터지자 감사위원·실장 교체, 내부통제 기능 강화 '올인'
성상우 기자공개 2022-06-22 07:15:41
[편집자주]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LH사태로 정부가 개혁안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LH의 혁신 노력과 결과물에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바뀐 것도 있지만 못 바꾼 게 더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부터라도 쇄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벨은 LH가 1년여 전 약속했던 쇄신안의 결과를 중간 점검해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H 사태 직후 비판 여론을 직격탄으로 맞은 조직은 그 어느 곳보다 감사위원회 및 감사실이다. 임직원의 비윤리 행위를 최일선에서 감시하고 걸러내야 할 고유 임무가 부여된 조직이지만 이를 수행하지 못한 탓이다.LH의 감사시스템은 오랫동안 해당 조직을 축으로 돌아왔다.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부사장 및 본부장급 임원들이 참여하는 윤리경영위원회 등이 있지만 앞선 조직보다는 역할 기능이 떨어진다.
LH도 이를 자각한 모양새다. 그동안 이뤄진 쇄신안의 핵심 중 하나가 감사위원회 및 감사실의 대대적인 변화에 있었다는 점을 봤을 때다. LH는 이를 토대로 내부통제 관리능력 'D등급'을 벗어나는 꿈을 꾸고 있다.
◇전문성·독립성 결여된 감사위원회…내부통제 기능 'D등급'
감사위원회는 내부 출신의 상임감사위원 1명과 외부 출신의 비상임감사위원 2명을 합쳐 총 3명으로 구성된다. 모두 이사회 멤버를 겸하는 이들이다. 상임감사위원은 상임이사 중에서, 비상임감사위원은 비상임이사 중에서 선임한다. 감사위원장은 비상임감사위원 중 한명이 맡도록 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통제가 이뤄질 수 있는 형태를 갖췄다.
위원 중 1명 이상은 회계·재무전문가를 배치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민간 기업 상장사들과 유사한 방식의 감사위원회 구성이다. 다만 위원 3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총 자산 200조 규모의 대형 공기업 감사 전반을 총괄하는 감독 기구로 보기에 규모가 작은 편이다. 대부분의 대기업 상장사들은 평균 4~6명 규모의 감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투기 사태 당시 감사위원회 구성원은 윤석인 위원장(비상임)와 백동훈 감사위원(비상임), 허정도 감사위원(상임)이었다. 위원장인 윤 감사위원은 성남시 시민옴부즈만과 희망제작소 부이사장을 거치며 시민사회 활동을 해왔지만 엄밀히 말하면 기업감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은 아니었다.
상임감사였던 허 위원은 과거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원회 상임대표를 지냈고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 특보를 지낸 친정부 인사였다. 감사 선임 과정에서 전문성 및 적합성보단 정치 코드가 더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해 기재부가 발간한 '2020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상임감사·감사위원 직무수행실적 평가보고서'에 잘 드러나있다.
보고서에는 LH 감사위원회의 전문성에 대해 "감사역량을 활용한 경영제언 등 노력 관련 자료를 제시하였으나 과제 실행 성과가 다소 미흡하고 형식적 영역에 그쳤다"고 적시돼 있다. 전문성 개발을 위한 노력 측면에서도 "관련 자격 취득 및 학습 동아리 일부예산 지원 정도에 그쳤다"는 평가를 담았다.
기관 규모 대비 감사 부서 인원 비중이 감사원 권고 수준인 0.8%에 미치지 못하며 그 수치마저 2018년부터 매년 소폭 하락하는 추세라는 점도 감사부서의 독립성 확보 '미흡' 지적 사항이었다.
특히 내부통제시스템의 운영 측면에선 "개발후보지 유출사건의 발생 등 조직 존립을 위협하는 비재무적 위험 관련 문제제기가 지속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제적 사회 이슈 대응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라고 꼬집었다.
기재부가 LH를 두고 △감사의 전문성 확보 △감사의 윤리성 및 독립성 확보 △내부통제 기능 강화 3가지 항목을 두고 내린 등급은 각각 C, D+, D+다. 전년도 LH는 같은 항목에서 각각 A0, B+, A0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임직원의 대규모 비위 사태로 평가 등급이 순식간에 무너진 셈이다.
◇감사위원·감사실장 교체…개최 횟수와 안건 처리 늘어나
LH가 땅 투기 사태가 발생하자 가장 먼저 손을 본 조직도 감사위원회다. 감사위 구성 멤버는 대부분 바뀌었다.
이를 거쳐 새로 이사진에 합류한 염호열 상임이사가 상임감사위원을 겸하고 있다. 감사위원장은 2020년부터 재무·회계 전문가로서 비상임이사와 감사위원을 맡아 온 백동훈 위원으로 교체됐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비상임이사로 합류한 윤면식 이사가 나머지 비상임감사직을 맡았다.
전문성 측면에서는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 과장 및 고위감사공무원 출신인 염호열 상임감사위원을 비롯해 회계사(백동훈),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및 한국은행 부총재 출신(윤면식)이다. 이들의 이력은 공기업 감사 업무를 수행하기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인물이 반드시 전문 자격을 갖출 필요는 없지만 기업 회계기준을 비롯해 재무보고 및 내부통제 구조를 이해하고 이와 관련된 판단을 할 정도의 경험과 지식을 갖출 것을 권장한다.
구성원 교체 이후 위원회 개최 횟수도 늘어났다. 사태 직전인 2020년 5회에 그쳤던 위원회는 지난해 8회에 걸쳐 열렸고 16개 안건을 처리했다. 개최 횟수와 처리 안건 수 모두 최근 7년래 최대치다. 산하 조직인 감사실도 일부 변화가 이뤄졌다. 현 이영웅 감사실장이 사태 직후인 지난해 7월부터 전임 윤우준 실장에 이어 감사 실무를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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