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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풍향계]중소형사 잇단 워크아웃, 외생변수 탓 아니다미분양 5개월째 증가 불구 전 정부보다 적어, 자체적인 사업성 검증 필요

전기룡 기자공개 2022-06-21 07:24:38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중소 건설사들의 사정이 최근 좋지 않다. 어음이 부도가 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곳이 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적재된 데다 원자재값 부담까지 겹쳐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의 잇단 워크아웃의 원인을 외부 환경에 돌리면 안된다고 지적한다. 적정 수준의 수요 예측과 타당한 입지 분석이 이뤄졌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미분양 물량이 6만가구에 육박했지만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의 경우 현재보다 낮았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CBSI는 대한건설협회 소속 건설사업자의 체감 경기를 지수화한 것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호건설의 어음에서 부도가 발생했다. 부도금액은 6억3100만원이고 부도발생은행은 부산은행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부도로까지 이어졌다.

1995년 설립된 우호건설은 시공능력평가 397위의 중소 건설사다. 지난해 매출액 353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거두던 회사였다. 최근까지도 우리자산신탁을 비롯해 코리아신탁, 신영부동산신탁, 교보자산신탁 등과 사업을 진행했지만 갑작스레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사는 우호건설만이 아니다. 중견 규모였던 대양종합건설을 비롯해 대주종합건설과 같은 중소 건설사도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특히 대양종합건설은 '전남 순천 PF사업'에서 발생한 대출금 채무가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급증한 미분양과 무관하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총 2만797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1만7710가구) 대비 58% 증가한 수준이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9월(1만3842가구)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PF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이후 분양을 통해 대금을 회수하는 사업구조상 미분양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에게 있어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양종합건설도 분양시장 침체로 인한 대량의 미분양이 전남 순천시 PF사업의 악성 채권이 늘어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급등한 원자재값도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매입처와 장기 계약을 맺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수급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사업 건에 따라 단기 계약을 체결하는 중소 건설사의 경우 더 큰 변동성에 직면하게 된다.

국토부가 지난달 말 관계부처 등과 원자재값이 공사현장에 미치는 영향과 그 대응방안을 집중 점검했지만 당장 실효성을 기대하기 힘든 단계다. 건설업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적극 독려하거나 '정비사업 공사표준 계약서' 개정을 추진하는 수준에 그쳤다.

다만 일부에서는 건설사들의 사업성 평가가 미흡했던 게 무엇보다 큰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 호황기에 힘입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사업을 진행한 여파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는 경기도권 사업일지라도 PF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현상이 종종 발생해 왔다.

미분양 주택이 6만가구에 육박했던 3년전보다 현재의 CBSI가 소폭 높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평균 CBSI는 80이다. 반면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평균 CBSI는 75.7이었다.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건설업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건설업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 스스로 개별 사업지에 대한 적정한 사업성 평가가 뒤따라줬다면 지금과 같이 미분양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 정부 시절에는 미분양 물량이 5만가구를 넘었어도 큰 문제로 삼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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