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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조 '차 반도체' 잡아라…삼성 이어 LG도 기웃 [테크사 500조 전장 승부수]⑥후발주자로 참전, 불안정한 공급망에 자체수급…'삼성 DS부문', 'LG SIC센터' 전면에

손현지 기자공개 2022-06-27 12:44:07

[편집자주]

삼성과 LG, 국내 전자업계 투톱이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부품 시장에서 맞붙는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성장으로 자동차가 '바퀴 달린 전자제품'으로 진화하면서 부품 업계도 무려 500조에 달하자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애플,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CT도 뛰어드는 형국이다. 삼성과 LG 두 테크사의 사업전략, 키맨, 투자, M&A 방향성 등을 비교하고 차별점과 경쟁력을 파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3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위한 닻을 올렸다.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제품에 가장 많이 응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반도체 쇼티지 장기화 여파로 공급망 불안정 기조가 지속되자 아예 '자체수급'으로 타개책을 마련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은 LG전자보다는 앞서지만 비교적 후발주자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참전했던 케이스다. 탄탄한 반도체(DS)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LG전자까지 참전할 경우 국내 전자업계 투톱의 '제2 격전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응용처가 광범위해 부품 종류만 2000개가 넘는다. 자율주행차(3단계 기준)는 스마트폰에 비해 적게는 20배, 많게는 100배의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미래차에 장착될 전장부품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는 삼성, LG 입장에선 매력적인 시장이다.

◇'차 한 대당 반도체 2000개'삼성 DS, 틈새시장 공략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일찍이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등에서 오토용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5G나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IT기술이 접목된 미래차(전기차, 자율주행차)들이 상용화되면서 이를 지원하는 차량용(오토)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010년 일반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종류가 약 300개에 불과했다면, 최근에는 그의 '7배'로 늘어났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SoC 플랫폼센터'에 따르면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는 시점인 올해부터 자동차 한 대당 약 2000개 반도체 제품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4단계, 완전한 무인차인 5단계로 올라갈 경우 탑재 반도체량이 더 불어난다.
시장 규모는 향후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영국 금융정보업체인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7%로 관측했다. 시장 규모도 2021년 초 450억달러(약 58조원) 수준에서 20206년 676억달러(약 8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 DS부문 입장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물론 쉽진 않았다. 삼성에게는 주력분야가 아니었을 뿐 더러 차량용 반도체는 기존 업체 충성도가 높아 신규진입이 어렵다. 운전자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15년 이상 사용 가능한 내구성이 필요한 만큼 고도의 품질을 요구하는 시장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이미 자동차 산업이 일찍 발달한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었다. NXP를 선두로,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장악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5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하지만 삼성은 틈새시장을 노렸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유럽과 일본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시장의 강자는 없다. 선두권 회사들이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며 각축전을 벌이는 정도다.

삼성은 후발주자로서 고성능 저전력에 유리한 10나노 이하 미세공정 파운드리 경쟁력을 앞세웠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전기차 등 확산으로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교체 주기가 7~8년에서 3~4년으로 단축됐다"며 "첨단 차량용 토탈 메모리 솔루션의 적기 제공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프로세서(AP)에 자체 브랜드인 '엑시노스'를 입혀 마케팅을 진행했다. 2017년 이후로 독일 아우디, 테슬라 등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5G 텔레메틱스 컨트롤 유닛(TCU)도 BMW에 장착했으며, 차량용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오토로 ADAS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반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량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3%까지 확대됐다.

◇LG의 전장 공급망 전략, "많이 쓰는 MCU는 자체 수급"

LG전자에도 반도체를 설계하는 조직이 따로 있다. 바로 CTO부문 내 SIC센터(시스템 통합반도체 센터)다. SIC센터는 1992년부터 시스템반도체 개발역량을 쌓아왔지만 차량용 반도체 개발 TF를 구축한 건 작년부터다.

TF 구축배경은 'MCU'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다. MCU는 전기제품을 제어하는데 필수적인 프로세서 칩(AP)으로 자동차와 가전 등에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전기차 관련 전장 부품(최대 2000개 전망)에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필수적인 반도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전장 제품에 꼭 필요한 MCU 품귀현상이 지속되자 아예 자체 수급 구조를 구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외주 아웃소싱하던 것에서 벗어나 회사 내부(In-house) 설계 역량으로 사업을 내재화하겠다는 의도다.

LG전자는 MCU 사업을 차근히 준비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에는 자체 반도체 설계 프로세스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국제 인증서 'ISO 26262'를 취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MCU설계를 위해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1~2년 내에 자체 MCU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작년 폭스바겐에 납품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만들 때 삼성의 '엑시노스 오토 V7' 칩셋을 채택했다. 고객사 폭스바겐이 내건 조건을 충족하는 차원의 결정이었지만 내부적으로도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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