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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달라졌나]비대해진 부채공룡의 딜레마⑦임대주택·토지보상 늘며 관리능력 흔들, 경영평가 2년 연속 'D등급'

신준혁 기자공개 2022-06-27 07:41:05

[편집자주]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LH사태로 정부가 개혁안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LH의 혁신 노력과 결과물에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바뀐 것도 있지만 못 바꾼 게 더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부터라도 쇄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벨은 LH가 1년여 전 약속했던 쇄신안의 결과를 중간 점검해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2일 10: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H는 정부의 출연금과 보조금을 지원 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50여년 동안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그에 따른 운영손실을 인식해오다 보니 높은 부채비율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D등급(미흡)'을 받은 것도 과도한 부채비율과 부실한 재무건전성 때문이다. 다만 과거 한 때 높은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A등급을 받은 시기가 장기간 있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부담과 부채비율을 동시에 해결할 묘수를 찾아 과거처럼 A등급 공공기관으로 다시 돌아서는 게 LH가 안고 있는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정부 지속된 지원에도 사채·차입 증가

LH는 공기업 부채 순위에서 늘 상위권을 기록해왔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재무구조 개선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연결기준 부채가 2013년 142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조금씩 줄어 △2018년 128조692억원 △2019년 126조6800억원 △2020년 129조745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과거보다 상당 부분 개선돼 200%대 초반에 안착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부채 규모가 전년 대비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138조900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는 각각 54조494억원과 84조8389억원에 달한다. 유동부채는 2020년 50조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있지만 비유동부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부채 규모와 비율이 높은 이유는 임대주택을 짓거나 토지를 보상하기 위한 사채와 차입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의 호당 발생부채는 평균 1억5000여만원이다. 연도별 부채증감을 보면 임대주택 운영손실액은 금융부채 다음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임대주택사업을 확대할수록 부채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대규모 토지 보상금을 지급하고 수년 후 회수하는 '선투자·후회수' 구조도 금융부채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따라 보상급 지급이 늘었는데 자금회수까지 기간이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되다보니 금융부채를 떠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매년 사업과 투자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차입금과 매입채무를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자금조달 목적으로 표면금리 최대 7.12%의 주택채권과 토지주택채권 등 사채를 찍어내는 중이다. 자기자본대비 장기차입금비율과 의존도는 11%와 35% 수준이다.

과도한 부채로 인해 LH가 부담해야 할 이자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이자부담부채는 75조2215억원으로 연간 1902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 매월 158억원의 이자를 낸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LH의 부채규모를 193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경우 월 이자 부담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고 부채감축을 위한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박상우 전 사장 당시 민간공동개발과 리츠(REITs) 등 부동산금융기법과 판매위험관리시스템(SRM)을 통해 이자부담부채를 약 20조원을 줄인 바 있다. 부채 그래프가 급격하게 꺾인 시기도 이 무렵이다.

다만 당국의 자금 지원 없이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어려워 보인다. LH는 법정자본금으로 설립한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올해 결산일 기준 23조5965억원의 '정부지원수입'을 수령하고 '정부순지원수입' 명목으로 출자금 3조7444억원과 보조금 2053억원 등 3조9497억원을 받을 예정이다. 주요 주주는 정부(88.82%)와 산업은행(9.33%), 한국수출입은행(1.85%)이다.


◇2년 연속 경영평가 '낙제점'…임대주택 확장 부담

이처럼 과도한 재무부담으로 인해 기재부는 최근 실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LH에 '낙제점'인 부여했다. 2년 연속 D등급이다. 지난해엔 6개 항목으로 나눠 자본생산성과 금융비용, 재무관리계획 등에 대한 집중 평가를 받았다. 다만 세부항목별 점수는 아직 기재부로부터 전달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D등급을 받으면 기관장 경고 조치가 내려진다. 기관장을 포함한 임직원의 성과급 지급도 중단된다. 경상경비는 0.5∼1% 삭감된다. E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기관은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이 된다. 다만 경영평가 당시 김현준 LH 사장은 근무한 기간이 6개월 미만에 불과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LH의 부채는 당분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정부가 5월 출범하면서 올해만 공공주택 15만호를 포함해 총 18만400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1분기 공급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밖에 수도권 주택공급과 주거복지로드맵 2.0,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 따라 LH 주도의 임대주택사업 확대가 불가피하다. 부채는 이와 비례해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어 LH의 고심도 그만큼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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