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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라임판결 파장]나비효과 어디까지…사모펀드 시장 위축 불가피③생태계 큰축, 판매망 약화시 중소형사 타격 배가

양정우 기자공개 2022-06-30 08:04:24

[편집자주]

국내 헤지펀드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라임 사태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사기 판매 혐의를 확정한 최근 법원의 판결은 패소한 대신증권(피고)뿐 아니라 금융권 전반에 여진을 남기고 있다. 1심 법원의 판결이 금융업계에 불러일으킬 파장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06: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사태로 불거진 판매사(대신증권)의 100% 반환 판결이 향후 업계 미칠 파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1심 판결이 최종심에서도 확정된다면 판매망마다 문을 걸어잠궈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이는 중소형 운용사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판매사가 가입자에게 전액 배상을 책임진다면 판매 위탁을 받을 상대방을 그나마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하우스로 제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 운용사를 제외하면 웬만한 사모펀드 하우스는 판매 채널이 가로막힐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최종심 확정시 판매사 리스크 '껑충'…운용업계, 채널 축소 걱정 '한목소리'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과 라임 펀드 가입자가 부당이득 반환을 다투는 민사소송의 2심은 오는 8~9월에 첫 재판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증권은 패소 판결이 확정되자 즉각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판결에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새롭게 구축된 판례의 여파가 쟁송 당사자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 판매 대금을 반환해야 하는 건 대신증권이다. 하지만 1심 판결이 대법원의 최종심으로 확정된다면 사모펀드 판매 채널인 증권사와 은행 모두 세일즈 가이드라인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민법상 사기에 따른 취소(제110조)에 따라 판매 대금의 100%를 반환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운용사와 가입자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판매사들은 운용 하우스에 곧바로 건넨 판매 대금 수천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이런 판시가 대법원 판례로 자리잡으면 판매사마다 사모펀드에 손사래를 칠 수밖에 없다. 리스크와 리턴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투자로서 가치 역시 부여될 수 없다. 사모펀드 판매에 따라 짊어져야 할 위험이 드라마틱하게 커지는 데 판매사 입장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벌여야 할 이유가 없다.

이는 사모펀드의 판매망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고, 자산운용사마다 시름하는 형국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있다. 애당초 국내 펀드 생태계에서 판매사라는 지위가 확립된 게 별도 판매망을 갖출 여력이 없는 운용업계를 지지하려는 취지였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자체 직판 채널을 갖추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기업 계열인 종합자산운용사도 손쉽게 뛰어들 수 없는 영역이다.

그나마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의 상품은 판매사에서 취급할 여지가 있다. 사기에 따른 취소로 판매 대금을 전액 반환할 경우 상품을 설계한 운용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그룹이나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등의 운용 계열이 만든 사모펀드 정도가 판매 대상으로 낙점받을 수 있다.

한때 업계 1위였던 라임운용마저 한순간에 자취를 감춘 건 토종 사모펀드 업계의 취약한 기반을 드러낸 단면으로 평가받는다. 구상권 청구의 가능성이 희박한 중소형 운용사는 고객과의 접점이 사라지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게 운용업계의 우려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중소형 하우스는 이미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형 판매사마다 적격 운용사라는 자체 기준을 만들어 대형 운용사의 상품을 우대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의 허들을 낮춰야 한다는 게 운용업계의 일관된 목소리인데 향후 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판결이 나올까 걱정하고 있다.

다만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 펀드와 관련된 피해자 단체에서는 이같은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사기 피해자대책위 공동 대표는 "대신증권은 라임운용의 횡령 등 사기 행위 이전에 이미 판매 시점에서 라임 펀드에 존재하지 않는 담보금융상품이라는 가짜 상품을 지어내 사기로 판매한 것"이라며 "자산운용사가 아닌 판매사로서 형사 재판에서 판매사의 사기 행위(사기적부정거래)로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의 단죄와 중소형사의 경영 위축은 무관한 동시에 오히려 불법 행위의 적발로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기적 부정거래 판시, 범위 확대 우려…항소심 내년 최종 결론 무게

대신증권과 라임 펀드를 둘러싼 법적 다툼 가운데 형사소송에서도 판매사 입장에서 우려하는 쟁점이 제기됐다. 불완전판매 사안에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가 적용된 게 핵심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기적 부정거래와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부당 권유가 법문상 유사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데 주목한다. 문제는 사기적 부정거래가 비교적 강도 높은 처벌이 명시돼 있는 반면 부당 권유의 경우 형법상 처벌이 아닌 행정벌로서 과태료만 부과되고 있는 점이다.

두 행위가 비슷하게 묘사된 구성 요건으로 규정된 만큼 이제 부당 권유가 인정되면 사실상 사회적 부정거래로 여겨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각각 자본시장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적시된 처벌은 극명한 차이를 갖고 있는 법 체계가 조성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부당 권유는 비교적 쉽게 인정돼 왔는데 앞으로 이들 행위마다 곧장 사기적 부정거래로 여겨질 수 있는 여지가 크다"며 "결과적으로 형법에 따라 고강도 처벌을 받으면서 민법에 따라 모든 매매 대금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민사소송의 2심은 소장이 접수된 뒤 3~6개월 후 첫 재판이 열린다. 만일 대신증권의 항소에 따른 2심 재판이 오는 8월 시작된다면 항소심 판결은 내년에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1심의 경우 2020년부터 법정 공방이 벌어진 후 지난 4월 말 판결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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