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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기업의 변화서 기회찾는 VI운용 윤현종 본부장절대수익 전략, 하락장 방어 성공 자신감

허인혜 기자공개 2022-06-30 08:08:51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현종 브이아이자산운용 멀티전략운용본부장은 '멀티전략' 수식어에 걸맞게 다양한 길을 걸었다. 과학자를 꿈꾸던 공학도에서 미국계 PE 셋업 멤버와 애널리스트로 변신했다. 보험사와 증권사의 자산운용역을 거쳐 헤지펀드 매니저가 되기까지의 쉼없는 변화가 윤 본부장의 자양분이다.

윤 본부장은 기업의 투자 기회도 변화에서 온다고 믿는다. 주가에 시장의 기대치와 기업의 펀더멘털이 이미 반영된 만큼 변화가 있어야 아웃퍼폼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절대수익 전략과 하락장 방어 스타일을 고수하며 '잃지 않는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뛰어든 지 16년만에 베테랑 운용역들도 돈을 맡기는 매니저가 됐다.

◇성장스토리: 과학자 꿈꾸던 공대생, '숫자의 미학' 투자 전문가로


윤 본부장은 경기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진학했다. 과학자를 꿈꾸던 청년으로서 '정식 코스'를 밟은 셈이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떠났던 호주에서 과학자가 아닌 길을 처음으로 고민하게 됐다. 당시 붐이 일었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탐독했다. 직장인과 자영업자, 사업자와 투자자의 캐시플로우를 정리해둔 챕터를 본 윤 본부장은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생각이 크게 변했다. 당시는 97학번이던 윤 본부장이 외환위기(IMF)를 목도했던 때이기도 했다.

첫 투자 경험이 독특하다. 영화 '바람난 가족' 펀드에 몇달간 모았던 과외비를 투자했다. 영화의 흥행여부에 따라 수익률을 제작사와 분배하고 100만 영화가 되면 플러스(+) 1만명의 관객당 1%의 추가 수익률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투자금은 200만원. 학생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이었다. '바람난 가족' 펀드는 원금 회수율을 70%까지 보장했다. 윤 본부장은 '공대생이라 확실한 숫자를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최종 수익률은 80%다.

이후 아이리버 제조사인 레인콤의 기업공개(IPO)에 투자하며 또 한번의 수익을 얻었다. 그때의 투자 경험이 윤 본부장의 인생을 과학자에서 투자자로 바꾼 지렛대다.

경영학 석사를 졸업한 뒤 전문 투자자로서의 첫 기회가 열렸다. 2006년 말 미국 내 세 번째 규모의 사모펀드(PEF)로 꼽히던 랜드마크앤드파트너스가 한국 투자를 결심하며 V&S PE가 설립됐다. V&S투자자문에 몸담았던 윤 본부장은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1호 펀드 설정까지 순항했지만 이듬해 리먼 사태가 터지며 랜드마크앤드파트너스도 한국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윤 본부장의 리서치 능력을 눈여겨 본 IBK투자증권에서 영입 제안을 했고, 스몰캡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애널리스트에서 투자자로 전직한 시점은 2010년 하반기다. IBK연금보험에서 자산운용본부에 몸담기도 했다.

액티브한 투자에 도전하고 싶어 미래에셋대우 글로벌 주식운용본부로 적을 옮긴 뒤 프랍 트레이딩을 담당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헤지펀드본부에서 절대수익률 전략을 확립한 뒤 V&S자산운용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2020년 브이아이자산운용에 합류해 멀티전략운용본부를 이끌고 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변화하는 기업에 투자, 지지않는 게임" 목표

윤 본부장은 기업의 변화를 눈여겨 본다. 효율적 시장가설을 고려할 때 주가에는 이미 시장의 평가가 충분히 반영돼 있다는 이야기다. 이때 기업의 변화가 없다면 주가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봤다.

윤 본부장은 "예를 들어 중국 시장이 계속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고 하면 주시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 주가의 흐름이 깨지는 순간이 왔을 때는 투자 기회 중 하나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변화가 눈에 보이는 기업이라면 산업군은 제한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하이마트와 한국전력공사 투자를 들었다. 2017년 이사 수요가 확대되고 여름 기온이 높아지면서 하이마트의 몸값이 올랐다. 이 시기 윤 본부장은 백화점 등 다른 가전 유통채널의 변화를 확인했다. 가전 수요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를 읽고 숏 전략으로 수익을 얻었다.

비교적 적은 종목에 집중하는 것도 윤 본부장의 투자 스타일이다. 꼼꼼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변동성을 제안하기에는 20여개 종목이 가장 알맞다는 판단이다. 윤 본부장은 "일일이 종목을 관리하는 편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종목에 분산투자하지 않는다"며 "현금의 비중도 30% 정도로 높게 가져가는 편"이라고 했다.

투자 철학은 '가급적 잃지 말자'다. 구체적으로는 중장기적인 복리 효과를 노린다. 상승장에 크게 벌고 하락장에 다시 잃는 패턴보다 상승장에 적게 벌더라도 하락장 방어에 성공하면 결국 자금이 우상향한다는 믿음이다.

윤 본부장은 "상승장에 40%의 수익률을 냈던 펀드매니저가 하락장에 같은 손실을 기록하면 원금보다 마이너스(-) 결과를 낸다"며 "반면 상승장에 20%를 벌던 매니저가 하락장에 10%만 손실을 보고 방어한다면 훨씬 좋은 성과가 나온다"고 짚었다.

절대수익률을 표방하는 전략은 IBK연금보험 시절 구축했다. 당시 자산운용본부장이었던 이수형 전 부사장이 큰 영향을 끼쳤다. 윤 본부장은 "보험사에서 5년간 일하며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성향으로 투자 스타일이 정비됐다"며 "당시 헤드였던 이수형 부사장이 절대수익형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투자 스타일에 큰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IBK연금보험, 5년 수익률 146%…'끈질긴 리서치의 힘' 배워

IBK연금보험에 몸담던 5년간 윤 본부장은 146%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겨우 7% 올랐던 것을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보험사의 자산운용역으로 첫 발을 떼던 시기 겪었던 작은 실패들이 전화위복이 됐다. 가치투자 중심의 투자를 이어오다 '밸류 트랩'에 빠졌던 경험이 성장주 멀티투자의 자양분이 됐다.

현대공업과 중국의 건자재 업체 완리 투자건이 뼈아팠다. 현대공업의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윤 본부장은 현대공업 IPO 투자를 감행했다가 20%의 손실을 봤다. 윤 본부장은 "IPO는 일반적인 가치투자와는 다르다는 점을 알았다"며 "자본시장에서 판단하는 가치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들의 선호도도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국내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 완리도 교훈을 안겼던 트랙레코드다. 펀더멘털이 견고한 기업으로 판단했지만 이익 상승 대비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중국계 기업들의 회계부정 이슈가 터지며 관계가 없던 완리의 주가까지 떨어지게 됐다. 윤 본부장은 "우리나라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화손해보험 지분투자는 수익률을 끌어올린 사례였다. 당시 한화손해보험은 선박과 스마트폰 보험으로 대규모 일회성 손실을 본 상황이었다. 주가가 빠지던 시기 윤 본부장은 한화손해보험의 변화를 발견했다. '혁신'을 키워드 삼은 박윤식 당시 부사장이 신임 대표가 됐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며 지급여력비율(RBC)가 개선됐다. 결국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윤 본부장에게도 80%가 넘는 수익률을 안겼다.

한국전력공사 투자도 좋은 성과를 냈다. 전기료 동결로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종목이다. 공기업 정상화 대책이 발표되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전력공사도 부채를 안정적으로 줄여갔다. 2년간 투자해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랙레코드2: '브이아이350' 하락장 방어 성공…플러스 수익률 성과

브이아이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 이유는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벤치마크(BM) 펀드의 부담감이 컸다. 윤 본부장은 "절대수익형 펀드를 운용할 때는 수익률 여부에만 집중했다"며 "BM 펀드를 운용하면서부터는 벤치마크 대비 선방하면서 펀드가 플러스돼야 마음이 놓였다"고 전했다.

윤 본부장은 주식형과 채권형 전략을 혼합한 멀티전략본부에 끌렸다. 2020년 브이아이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 이듬해 주식형 상품인 '브이아이350' 펀드를 설정했다.

2021년 6월 설정된 펀드로 코스피가 최고점을 찍은 때인 만큼 출시 타이밍은 좋지 못했다. 이후 코스피는 연속 하락 흐름을 보였다. 하락장 속에서도 브이아이350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8%(5월 말 기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6% 하락했다.

개선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집중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대표적인 투자처로는 루트로닉과 아이원스를 꼽았다. 루트로닉은 의료용 레이저 전문기업이고, 아이원스는 반도체 부품 기업이다. 두 기업은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됐지만 윤 본부장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이원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36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17.5% 웃돌았다. 한솔그룹의 인수도 한 몫을 했다. 루트로닉의 1분기 매출은 57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윤 본부장은 "스페셜 시추에이션 전략을 활용하며 수익을 냈다"며 "두 종목의 밸류 대비 가격이 좋았고 개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투자를 단행했다"고 부연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전문 투자자가 '돈 맡기는' 매니저…"멀티전략 알리겠다"

금융투자업계 인맥을 묻자 스승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그 스승들이 운용자금을 맡긴 인물이 윤 본부장이다. 윤 본부장은 "운용자금을 위탁한 분들 모두 주식과 운용에는 일가견이 있는 베테랑인데도 '너에게는 맡길 수 있다'고 해주셔서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며 "금융투자업계에 몸담으며 가장 큰 칭찬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향을 준 인물로 박준영 본음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이남호 V&S자산운용 대표, IBK연금보험의 이수형 자산운용부문 부사장, 오재열 IBK투자증권 대표와 미래에셋증권 김민균 이사 등을 꼽았다. 박 대표에게서는 스페셜 시츄에이션 전략을, 이 대표와 이 부사장에게서는 각각 가치투자와 집요한 리서치를 배웠다고 전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으로 이끈 박기웅 전무도 그의 롤모델 중 하나다.

박 전무는 윤 본부장을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박 전무는 윤 본부장이 주식부문과 멀티부문의 '퍼즐'이라고 평가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 멀티전략부문의 핵심적인 인물이라는 평이다. 윤 본부장과 함께 일했던 김민균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윤 본부장은 깊이있는 분석을 기반으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운용 스타일을 갖춘 매니저"라며 "꾸준히 함께하며 성과가 좋았던 파트너"라고 답했다.

향후 목표는 멀티전략 펀드를 시장에 알리는 것이라고 윤 본부장은 전했다. 윤 본부장은 "브이아이자산운용 멀티전략운용본부에서는 알바트로스와 매트릭스, 론칭을 앞둔 OCIO 펀드와 브이아이350 펀드 등을 운용 중"이라며 "멀티자산, 멀티전략의 헤지펀드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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