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바이오텍 '지분율 20%'의 문제

임정요 기자공개 2022-06-30 08:23:46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연례 바이오 행사 중 최대 규모라는 'BIO USA'에 다녀왔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고려하는 해외 바이오 회사들이 눈에 띄었다. 미국보다 한국에서 바이오텍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게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에게도 지분율 20% 룰이 적용될까.'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국내에서 상장을 하려면 대주주 지분율이 20%를 상회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명문화된 규정은 아니지만 책임경영을 위한 권고사항으로 이해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코스피·코스닥에 신규상장한 바이오 회사 17곳 모두 상장 시점 대주주 지분율이 20% 이상이다. '해외 바이오'로 인식되는 네오이뮨텍(미국)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이 지분율을 방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다할 매출원 없이 '연구개발'이 사업의 주목적이라 외부 자금조달이 많기 때문이다. 신주 발행 과정에서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다.

한국거래소도 특수성은 인지하고 있다. 우호적인 재무적투자자(FI)들이 상장 후 수년간 지분을 매도하지 않는다는 '락업'을 약속한다면 이들 지분까지 합해 20%를 인정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한 VC심사역은 "가장 큰 회수가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장시점에 엑시트를 하지 않고 락업에 동의하는 일은 어쩌면 투자사에게 배임의 이슈"라며 "FI들이 자발적으로 락업에 동의하려면 해당 발행사의 대표와 투자사 간에 깊은 신뢰와 소통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락업에 걸릴만큼 눈에 띄는 규모로 투자하지 말고 5% 미만으로 묻어가는게 좋다"고 말하는 솔직한(?) 심사역도 있었다.

이렇다보니 최근까지는 대주주 지분율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하는 전략이 이용됐다. 한국에서 바이오텍 밸류에이션이 높게 인정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연구개발 타임라인이 뒤쳐져 있는 회사라도 미국보다 한국시장에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혹자는 "통계적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회사가 문제를 많이 일으키더라"고 얘기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 왜곡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수할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고찰이 필요하다.

최근엔 시장 침체로 다운밸류에이션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한 때 1조2000억원의 몸값을 얘기하던 보로노이가 최근 5000억원대로 조정해 상장했다.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28일 종가 기준 시총은 3830억원이다.

시장상황이 대변해주듯 국내 바이오사의 밸류에이션 조정은 불가피하다. 비상장사 펀딩에도 밸류를 깎아야만 투자자가 들어오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 희석도 더 많이 일어날 전망이다.

지분율 20% 불문율이 유지될지, 이를 양보하고서도 신뢰할 만한 기업경영이 가능할지, 코스닥이 해외 바이오텍에 매력있는 시장이 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