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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지금]여수신 폭풍성장, 상품 경쟁력이 '디딤돌'②이자이익 비중 90%, 지속가능 수익구조 안착…상품 라인업 확대로 고객 내재화 '성공'

김현정 기자공개 2022-07-05 07:22:02

[편집자주]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 닻을 올렸다. 하지만 비우호적 경제 상황으로 증시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O를 강행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밑바탕에 자리해 있다. 실적이 정상 궤도에 오른 데다 경영 지표들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업비트 효과가 정점을 지났고 빅테크 규제 심화를 감안한 전략적 셈법도 엿보인다. 더벨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1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역사는 불과 5년을 갓 넘긴 수준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출범일이 2017년 4월 3일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무서운 성장세를 놓고 안정성 혹은 지속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꽤 견고하게 다져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케이뱅크의 성장엔 몇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BC카드로 대주주 변경 승인과 업비트와의 제휴, 대규모 유상증자 등이다. 그 뒤엔 케이뱅크의 지속적인 상품 경쟁력 제고 노력도 깔려 있다. 탄탄한 은행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작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여기에 살을 붙여나갈 일만 남아 있다.

◇여수신 정체기 전환하자 탄탄한 수익 기반 마련

케이뱅크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작년 말 기준 순이자이익이 1980억원, 비이자이익이 196억원 규모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이자이익 비중이 90%를 넘긴다. 대부분이 순이자마진(NIM)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순이자이익 규모는 최근 1년 사이 괄목할 만하게 성장 중이다. 올 1분기 이자이익은 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에도 이자이익 증가율은 327%에 이른다.

최근 케이뱅크 핵심이익의 폭발적 성장은 업비트 제휴와 고객 유입 효과를 고스란히 내재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케이뱅크의 여신과 수신 규모는 올 6월 말 기준 각각 8조7000억원, 12조1000억원으로 2020년 말 당시와 비교하면 각각 2.9배, 3.2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케이뱅크의 여수신 잔액은 과거 오랫동안 정체돼 있었다. 2018년 초부터 2020년 2분기까지 케이뱅크는 여신 규모 1조원대, 수신 규모 1조~2조원대에 한참 머물렀다. 적자는 당연한 일이었다. KT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존 주주나 신규 투자자들이 케이뱅크에 출자를 망설였고 체력이 부족한 케이뱅크는 더 이상 성장하질 못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당시는 케이뱅크의 암흑기였다.

2020년 하반기부터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2020년 7월 대주주 변경 승인으로 BC카드가 최대주주에 오르며 중심을 잡은 것이 시작이었다. 리스크에 대한 오랜 고심 끝에 2021년 6월 업비트와 제휴해 원화 입출금 계좌 서비스를 지원한 것도 변화에 불을 지폈다. 그 해 7월엔 신규 주주 영입으로 1조2500억원 규모로 자본금을 키웠다.


◇여수신 라인업 확대 '착착'...여전한 여수신 불균형·업비트발 예치금 의존도 '지적'

자본이 커지면 영업력이 확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면에 케이뱅크의 상품 경쟁력 제고 노력이 여수신 성장에 속도를 더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제휴 서비스로부터 쌓이는 수신 잔고와 별개로 업비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수신 상품 개발에 공을 들였다. 인터넷전문은행답게 전통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혜택과 더불어 흥미까지 느낄 수 있는 상품들을 출시했다.

플러스 박스나 챌린지 박스는 MZ세대를 겨냥한 수시입출금식예금이다. 챌린지박스의 경우 목돈 모으기를 돕는 금융상품으로 출시 3개월 만에 10만좌를 돌파했다. 특히 MZ세대의 가입률이 62%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금리보장서비스’를 도입해 예금 상품 가입일로부터 14일 내 인상된 금리를 처음부터 적용해주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기에 소비자 혜택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다.

여신 영역에서도 라인업 확대로 시장점유율을 차곡차곡 늘려나가고 있다. 2017년 영업 개시 이후에는 신용대출에 집중했지만 2020년 아파트담보대출과 2021년 전세대출을 시작하며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활성화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담보가 있기 때문에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좋은 상품군이다. 리스크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만큼 케이뱅크는 해당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썼다. 올 1분기 기준 케이뱅크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2년 만에 전체 대출 가운데 21%까지 상승했다.

올 5월에는 개인사업자대출도 신설했다. 대출 심사를 통과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동일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케이뱅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안착 중이다.

신용대출 가운데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 중이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케이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16.6%에서 올 1분기 말에는 20.2%로 증가했고, 5월말에는 22.7%까지 높아졌다. 올 2월 새롭게 도입한 중저신용자 및 씬파일러 특화 신용평가모형(CSS)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유입될 수 있었다. 기존 금융정보에 통신과 쇼핑정보 결합으로 더 유용한 정보를 만들어서 씬파일러의 대출 승인율과 대출 한도가 높아지고 실행 금리는 낮아진 덕분이다.

다만 여수신 불균형과 수신고 가운데 업비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여전한 과제로 지적된다. 2022년 1분기 케이뱅크 원화예수금은 11조5000억원으로 이 중 47%가량이 업비트 입출금계좌로 들어온 예치금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해지면서 케이뱅크 수신고를 떠받들고 있는 큰 부분 역시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케이뱅크의 대출 확대 노력으로 예대율이 많이 올라왔지만 일반적인 은행들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 예대율은 2021년 1분기 44%에서 올 1분기 68%까지 높아졌다. 낮은 예대율은 여수신의 불균형을 의미하고, 대출로 거둬들이는 이자수익에 비해 예금이자로 나가는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90%대 후반에서 100% 정도에 이른다. 들어온 자금을 유휴 없이 대출 영업에 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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