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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삼성 단짝' 디스플레이텍, 10년간 실적 '롤러코스터'①LCD 스마트폰 성쇠 축소판, 중저가 모델 수출에 일시 회복…안정적 매출처 찾기 '분주'

구혜린 기자공개 2022-07-25 07:40:33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2022년 5월 기준 전체 1554개 코스닥 상장사 중 442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71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0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텍의 지난 10여년간 매출을 보면 LCD 스마트폰 '성쇠'의 축소판이다. 코스닥 상장 직후 삼성전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디스플레이텍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LCD가 적용되던 때 5000억원 수준까지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OLED 적용이 보편화되면서 최근 매출액은 400억원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실적은 반짝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동남아시아 등에 LCD 적용 중저가 스마트폰 수출을 확대하면서다. 다만 이 모델에 쓰이는 제품의 마진율이 낮아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디스플레이텍은 부진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면서 안정적 실적을 확보할 방안을 찾고 있다.

◇AMOLED 확대에 매출 10분의1 급감, 중저가폰 수출로 부활

디스플레이텍은 코스닥 상장사 중 매출액 변동폭이 상당히 큰 업체다.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디스플레이텍은 상장 첫해(2019년까지 별도기준) 58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듬해 9월 삼성전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회사의 매출액은 1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2009년 2000억원대로 급증한 매출액은 2013년 5353억원을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디스플레이텍은 매출액 30% 이상 변동 공시를 매년 빠짐없이 했다. 2014년 4296억원으로 감소한 매출액은 2015년 3180억원, 2016년 89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400억원대로 축소됐다. 디스플레이텍 측은 초기 매출액 감소 사유를 '주요매출처(삼성전자)의 시잠점유율 하락'으로 설명했으나, 최근엔 '휴대폰용 LCD 수요 감소'로 기재했다.


10여년간의 실적은 삼성전자의 제품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텍은 중소형 LCD 모듈을 생산·납품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93%의 매출이 이 사업부문에서 발생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은 차지하는 게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LCD 모듈 매출액이다. 삼성전자가 AMOLED, 삼성OLED 스마트폰 모델 생산 비중을 늘리면서 디스플레이텍의 LCD 모듈 수요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삼정전자의 영업 정책도 이 회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선 OLED 적용 스마트폰 모델 위주로 판매 정책을 펼치는 반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 등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LCD 적용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텍이 지난해 매출액 1360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매출 볼륨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코스닥 소속부서도 여러 차례 변했다. 디스플레이텍의 우량기업부 편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견조한 실적을 자랑하면서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바 있다. 그러나 2018~2020년은 재무요건(최근 3년간 평균 매출 500억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다시 중견기업부로 내려앉았다. 5년 만에 1000억원대 매출액을 회복한 지난해는 우량기업부 재편입의 기회를 안겼다.

디스플레이텍 관계자는 "LCD 호황기가 지고 스마트폰이 OLED 폰으로 바뀌면서 주력 제품의 판매 물량이 줄어들었다"며 "주요 고객사가 중저가형 스마트폰 모델 판매 전략을 강화하면서 동남아시아, 인도, 중국 향 수요가 늘어났고 다시 매출액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 찍은 영업이익률, 사업재편 '종횡무진'

몸집을 키우는 덴 성공했으나 남은 문제가 있다.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디스플레이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대비 3억원 줄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65%로 2008년 금융위기(영업이익률 0.64%) 이후 처음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전년대비 매출액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원가구조가 이전과 달라졌다. 디스플레이텍이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용으로 납품하는 LCD 모듈은 판매단가가 높다. 매출액이 급증한 건 이 이유다. 그러나 고객사의 가격정책에 따라 제품당 마진율은 이전대비 현저히 줄어들었다. 5년 만에 최대 규모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실속이 없는 셈이다. LCD 모듈 제품을 전량 해외 외주 생산하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한 디스플레이텍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실적 안정화 필요성을 절감한 디스플레이텍은 여러 면에서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9년 디스플레이텍은 기존 본사인 안성공장에 113억원 규모 설비를 도입하고 위생용품(생리대) 사업에 나섰다. 이듬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안성공장 일부에 마스크 생산라인을 갖추고 마스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위생용품사업군의 매출액 기여가 적자, 작년 말 이들을 모두 정리하고 안성공장 매각에 나섰다.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건 부동산업이다. 디스플레이텍은 충남 천안과 경기 판교에 토지 및 건물을 보유 중이다. 이 공간 일부를 디스플레이텍 사무실로 쓰면서 타 업체에 임대해 수입을 얻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임대수입은 85억원을 거뒀으며, 올해 1분기에는 1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대업은 부대비용이 들지 않아 매출액 그대로 영업이익으로 연결돼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각종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사업분야 확정이 되는대로 정관 변경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텍 관계자는 "어느 방향으로 갈지 구체화된 건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이나, 여러 방면으로 신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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