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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아진산업, '안 되는' 중국 접고 '잘 되는' 미국 투자①적자 300억 강소성 공장 8년 만에 철수, 아진USA 채무보증 확대…고객사 다변화 과제

구혜린 기자공개 2022-07-27 07:44:18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2022년 5월 기준 전체 1554개 코스닥 상장사 중 442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71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09: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아진산업'이 중국법인과 미국법인에 대한 상반된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끈다. 중국법인은 현대 및 기아차의 완성차 판매 부진으로 설립 이후 한 번도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누적 적자 규모만 300억원에 달하는 등 아진산업 실적 발목을 잡자 8년 만에 청산을 결정한 것이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 협력 업체인 미국법인은 최근 대형 SUV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채무보증 규모를 더 확대하고 나섰다.

◇현대차 매출 비중 90%, 사드 여파에 덩달아 실적 감소

아진산업은 현대차 '제1 밴더사'로 알려진 곳이다. 지난해 기준 아진산업 매출의 90% 이상이 현대차로부터 나온다. 주로 외부로부터 물, 먼지, 열, 소음 등을 차단하고 탑승자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하는 자동차 차체 보강 패널류를 생산해 완성차 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펜더 에이프런(fender apron) 등 제품 매출 비중 83%, 차체부품·생산설비 등 기타 매출 비중이 17%로 구성돼 있다.

아진산업은 일찍이 우량기업부에 편입될 만큼 덩치가 큰 코스닥 상장사다. 매출액 규모가 최근 6개년 평균 4500억원에 달한다. 2015년 12월 코스닥 상장 직후 미국법인 무빙파트 생산 및 국내 대물파트 매출이 증가하면서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했다. 1978년 설립 이후 최초의 성적이다. 당기순이익도 167억원을 기록했다. 이때 성적으로 아진산업은 코스닥 우량기업부에 소속됐다.


문제는 수익성 관리였다. 2017년까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던 아진산업은 2018년 112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공장의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에 대한 254억원 규모 대손상각비 및 114억원 규모 유형자산 손상차손 계상 탓이다. 이듬해에는 펠리세이드와 싼타페 등의 판매 선전으로 실적을 회복했으나,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환율 하락에 중국 및 미국 자회사가 영향을 받으면서 18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전방산업의 업황 부침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2017년 현대 및 기아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으며, 이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로 2018년까지 이어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는 각국의 이동제한령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라 수요가 회복되자 생산량이 늘면서 아진산업도 실적을 회복, 우량기업부로 재편입될 수 있었다.

◇'순익 발목' 자회사 구조조정, 현대차 의존 줄이기 '숙제'

지난해 말 아진산업은 중국 법인 1곳을 철수했다. '강소아진기차배건유한공사'의 지분 100%를 서중호 대표에게 1달러에 처분하는 것으로 하고 31억원의 처분손실을 회계장부에 계상하면서 청산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아진산업이 연결기준 영업이익 139억원을 기록하면서도 순이익 24억원에 머문 것은 자회사 처분 영향이 컸다. 해가 바뀌기 전 처분함에 따라 연결 실적에는 강소아진기차배건유한공사의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다.

강소아진기차배건유한공사는 지난 몇 년간 아진산업의 수익성에 가장 큰 리스크였다. 이 자회사는 현대 및 기아차의 중국 수출 확장 정책에 따라 아진산업이 2013년 중국 강소성 동북부인 염성시에 설립한 곳이다. 야심 찬 시작과 달리 법인 설립 후 공장 완공 및 제품 양산까지 약 3년이 지체되면서 누적 적자가 쌓였다. 설상가상 2017년 사드 여파 이후 현대·기아차가 중국 생산 공장을 구조조정 하면서 경영 정상화는 불가능한 꿈이 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강소아진기차배건유한공사의 손실액은 총 287억원에 달한다.


반면 미국법인에 대해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아진산업은 미국 알라바마 소재 2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에는 'JOON, INC(아진USA)'를 설립했다. 이어 2011년에는 'MP-Tech, Inc.'의 지분 81%를 인수하고 'JH INDUSTRY, INC(우신USA)'를 세웠다. 2010년부터 아진산업의 차입금 규모는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완전자회사인 아진USA에 지급보증을 선 탓이었다. 아진USA가 금융기관에서 대여한 누적 차입금 잔액은 1096억원에 달한다. 최근 아진산업은 아진USA에 대한 123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추가로 결정하기도 했다.

중국과 달리 미국법인은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특히 아직 비용 투입을 필요로 하는 아진USA의 경우 아진산업이 순손실을 기록한 2018년과 2020년에도 각각 55억원, 1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기아차가 출시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실적이 증대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진USA는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 차체와 엔진을 구동하는 무빙파트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우신USA만 2019년과 2020년 연속 손실을 냈다.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단 점에서 해외법인은 아진산업에 중요한 전략적 기지다. 현대차 향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만큼 아진산업은 주 매출처와의 종속적인 수직계열화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아진산업은 알루미늄 소재 성형 및 경량 차체 설계 등 신기술 분야에 매진해 매출처 다변화, 판매 가격 상승 및 수익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는 상태다.

아진산업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매입 비중을 축소한다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매출처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해외 생산기지에서 현대, 기아차 이외의 납품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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