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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진출 노리는 은행권, 커스터디 사업에 초점 [Policy Radar] BIS 규제 등으로 직접 거래·투자 어려워, 수탁업 모색…업계는 오히려 환영

원충희 기자공개 2022-08-01 10:37:13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07: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서 요청한 가상자산업 진출 및 투자제한 완화 등을 규제혁신 과제로 채택하면서 업무가능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본규제를 받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소유 및 거래하는 형태의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은행권에서 논의하는 방안은 가상자산 직접 수탁업(커스터디) 정도다. 은행의 자본력이 들어올 경우 기존 시장구도가 흔들릴 것이 우려되나 정작 가상자산업계는 환영의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 가상자산 자본규제 미확정, 거래·투자 직접 진입 불가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 들어 '금융규제혁신 추진방향'을 정하고 각 업권에서 요청한 규제혁신 과제 중에서 우선 논의할 주제들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 업무와 관련, 은행권에선 금융회사도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하게 해달라고 건의해 세부과제 중 하나로 채택됐다.

아울러 가상자산을 비롯한 업종 제한 없이 자기자본 1% 이내 범위에서 투자를 허용해달라고도 건의했다. 현재 은행법상 비금융회사에는 15% 이내 지분투자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 둘 모두 은행연합회가 요청한 안건이다.

*금융위원회 '디지털화 빅블러, 시대에 대응한 금융규제혁신 추진방향' 중 발췌

가상자산업계에서 은행의 진출 시도를 두고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가상자산거래소 측은 사회적으로 신뢰도 높은 은행이 들어오면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고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각종 규제로 인해 가상자산 투자나 거래 등을 직접 하기 어려워 거래소와 부딪힐 일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은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기관이라 스위스 바젤위원회가 제정하는 BIS자기자본 규제를 받는다. 이는 글로벌 공통규칙이라 한국만 따로 운영하기 어렵다. 현재 바젤위원회에선 은행이 가상자산을 소유할 때 위험수준과 자본요구량에 관한 기준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은행권이 가상자산업에 직접 뛰어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은행은 이 같은 규제를 감안해 자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가상자산 수탁서비스를 제공하는 커스터디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번에 당국에 요청한 것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될 때 은행 부수업무로 가상자산 수탁업무를 추가해 달라는 정도"라며 "그 이상은 아직 규제로 인해 진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탁업 진출 모색, 지분투자한 커스터디 업체 인수 가능성↑

업계 일각에선 은행이 직접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할 경우 가상자산 수탁전문업체들과 충돌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은행권은 지분 투자한 수탁업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한국디지털에셋(KODA), 신한은행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우리은행은 디커스터디, NH농협은행은 카르도 지분을 갖고 있다.

자본력이나 영업력 면에서 은행이 훨씬 압도적이기 때문에 직접 사업에 나설 경우 수탁업체들은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이 수탁업에 진출하기까지 시간이 걸릴뿐더러 여러 가지 준비할 게 많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수탁업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수탁업체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를 푸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부수업무를 허용해도 가상자산 수탁 노하우가 부족한 은행이 관련사업을 준비하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차라리 이미 지분 투자한 수탁업체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신력 높은 은행 및 금융지주의 자회사가 된다면 그만큼 신뢰도 제고와 고객 유치에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의 지분투자 규제가 풀릴 경우 아직 스타트업 수준인 커스터디 업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농협은행이 카르도 지분 15%를 인수하는데 들인 돈은 3억원 정도, 농협은행의 자기자본 1%는 1913억원이다. 카르도 지분 전부를 충분히 살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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