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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금융전략가 장민 본부장, 기초체력 확보 '주역'②BC카드 대주주 변경·1조원대 증자 '핸들링'…IPO로 지속적 성장동력 마련

김현정 기자공개 2022-08-02 08:05:17

[편집자주]

인터넷전문은행 발(發) 금융 빅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수차례 위기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예대 비즈니스 본궤도 안착, 외형성장,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등은 차별화된 노력으로 빚은 케이뱅크만의 성과였다. 올해는 증시 입성이라는 다음 목표를 앞두고 있다. 더벨은 ‘금융의 본질’이라는 핵심가치 위에 ‘혁신’과 ‘도전’을 쌓아온 케이뱅크의 주요 인물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 즉 자본이 필수다. 특히 이자장사를 하는 은행에 자본은 영업의 근간 그 자체이기에 은행은 자본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선 안 된다. 은행의 자본력은 고객에게 신뢰감을 부여한다.

투자유치, 기업공개(IPO) 등으로 케이뱅크 자본확충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물이 바로 장민 경영기획본부장 전무(CSO·사진)다. 장 본부장은 KT 금융 분야 성장을 이끈 그룹의 '브레인'으로 이름을 날려왔다.

◇KT 엘리트 코스 밟아…BC카드 PMI 등 금융 분야 전문성 '차곡차곡'

1968년생 장 본부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George Washington University)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KT에 입사해 사회생활 첫발을 디뎠다.

그가 커리어를 시작한 곳은 KT 경제경영연구소다. KT 연구소는 KT 내부적으로 브레인들이 다수 모여 있는 곳이다. 통상 연구소 출신들은 그룹에서 탄탄대로를 밟으며 사내 핵심 업무를 도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장 본부장 역시 연구원 생활 이후 KT 요직을 두루 거치며 그룹 내 존재감을 나타내 왔다.

통신맨의 길을 가던 그가 금융과 인연이 닿은 건 KT 재무실 자금 업무를 담당하고 나서부터였다. 5년여간을 근무하며 금융 이슈에 대한 백그라운드를 키웠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추후 KT 금융계열사인 BC카드, 스마트로 등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됐다.

특히 KT 금융계열사의 중요한 성장 시기마다 역할을 해왔던 점이 눈에 띈다. KT가 2011년 BC카드를 인수했을 당시 BC카드에서 PMI 작업을 담당했던 인물이 장 본부장이다.

당시 KT는 ‘통신전문그룹’에서 ‘IT 컨버전스그룹’으로의 변모를 목표로 비통신분야 성장동력을 막 발굴하기 시작한 때였다. 통신과 금융 융합 사업의 첫걸음으로 BC카드를 사들였는데 금융 시너지 강화 작업에 장 본부장이 투입됐다. 이후 KT그룹 내 지급결제기업인 스마트로의 경영전략본부장으로도 근무했다.

2017년 3년 정도 KT 비서실에서 근무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2015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BC카드 및 케이뱅크 등 금융계열사에서 일했다. 담당업무는 주로 전략 및 기획이었다. BC카드에서 경영전략본부장, 경영기획총괄을 지냈고 현재 케이뱅크에서도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 중이다.

◇BC카드 대주주 변경 담당, 케이뱅크와 인연 시작...'성황리' 역대급 자본유치

2020년 장 본부장이 BC카드 경영기획총괄로 근무하던 시기 KT그룹에서 케이뱅크 대주주 변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었다. 당시 케이뱅크는 개점휴업의 어려운 상태였기에 BC카드 내부에선 케이뱅크 지분 인수에 회의적 시선이 일부 존재했다.

장 본부장은 자본이슈란 걸림돌만 해소되면 케이뱅크가 원활히 성장할 수 있단 점을 설명하며 BC카드 이사회를 설득시켰다. 1대 주주 등극 직후 케이뱅크 추가 유증을 위한 마스터카드 지분 매각 등 굵직한 재무적 결정도 동시에 진행됐다. 마침내 BC카드가 KT로부터 케이뱅크 지분을 넘겨받았고 케이뱅크는 이를 기점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장 본부장은 이듬해 케이뱅크 CSO로 합류했다. KT 금융 브레인으로 활동해온 만큼 케이뱅크의 비전과 전략방향을 이미 잘 알고 있던 그는 둥지를 옮긴 즉시 커다란 과제에 도전했다. 조 단위 자본유치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케이뱅크가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지만 장 본부장은 성장동력을 이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2021년 초만 해도 케이뱅크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추가 자본유치는 꿈에 불과하다는 말들이 많았다. 특히 주당 발행가액이 액면가 5000원보다 30% 오른 6500원으로 결정되면서 무리수란 비판도 있었다.

다행히 때마침 가상화폐 열풍으로 업비트 제휴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시장 분위기를 탔다. 또 케이뱅크가 월간 흑자를 달성하면서 출범 4년 만에 첫 분기흑자가 가시화됐다. 장 본부장은 업비트 효과를 제외한 케이뱅크 지분가치가 한 주당 6500원은 충분히 상회한다는 점을 시장에 알렸고 투자자들은 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2021년 5월 말 당초 계획을 크게 뛰어넘는 1조 2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IPO 성공 '확신'...해외 NDR서 투자자 뜨거운 관심 '확인'

장 본부장은 케이뱅크 출범 자체가 '혁신'이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24시간 365일 만나는 은행이 세상에 나왔고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영업방식의 대전환이 일어났다.

그는 설립 이후 케이뱅크가 가져온 놀라운 혁신들이 참 많았지만 장기간 자본이슈에 가려져 빛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점이 늘 아쉬웠다. 연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튼튼한 기초체력이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IPO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왔다.

현재 IPO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케이뱅크를 향한 관심은 뜨겁다. 지난 5월 IPO를 위한 해외 NDR에서 장 본부장을 비롯한 IPO 추진단은 많은 해외투자자들이 케이뱅크를 주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케이뱅크는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풀린 싱가포르에서 대면 NDR을 열었고, 돌아와서는 미국과 홍콩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며 투심을 살폈다.

해외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세계 인터넷뱅크·디지털뱅크·인터넷옴니뱅크를 통틀어 흑자전환에 성공한 곳이 한국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유일하다. 케이뱅크보다 몇 년 앞서 문을 연 해외 인터넷은행들도 아직 모두 적자다. 인터넷은행 성공 사례로 회자되면서 케이뱅크 사업구조와 성장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최근 플랫폼 비즈니스 가치가 의구심을 받기 시작한 것과 맞물려 케이뱅크가 꾸준히 은행으로서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갖춰온 걸 높이 평가한 곳들도 많았다. 업비트 제휴를 통한 펌뱅킹 서비스의 운용 방법에 대한 질문도 쇄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듯 케이뱅크 다방면의 사업구조가 국내외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기업공개에도 긍정적인 일이다. 최근에는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올 하반기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7개 IPO 추진 회사 중 한 곳으로 케이뱅크를 꼽기도 했다.

KT 그룹 및 케이뱅크 등에서 26년을 근무하며 통신 및 금융을 아우르는 테크핀 전문가로 활약 중인 장 본부장의 업무 스타일은 ‘경청의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기본적으로 온화한 성품에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리더로 전해진다. 직원들을 믿고, 의견을 듣고, 결정에 반영하는 열린 자세를 지녔다.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 토론과 논의를 통해 직원들 스스로가 개선점을 찾으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때로는 책임자로서 적절한 지적을 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도 보인다. 케이뱅크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케이뱅크만의 기업문화 형성에도 평소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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