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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탈정유 로드맵]에쓰오일, 신사업보다 석화사업 확대...믿을 곳은2024년부터 CAPEX 집중될듯…상반기 영업익 3조원 정유업이 디딤돌

김위수 기자공개 2022-08-01 07:39:54

[편집자주]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면서 원유를 수입, 정제해 판매해온 정유사들이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확대된 유가 변동성과 횡재세 부과 가능성 등은 정유업의 탈정유 행보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이 점찍은 신사업은 주로 주유소를 활용한 거점 사업이나 석유화학,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이다. 더벨은 국내 정유사들의 탈정유 로드맵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4:1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전망치(BAU) 대비 탄소배출량을 35% 저감한 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에쓰오일의 주력 사업인 정유업은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탄소 배출량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높은 편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에쓰오일의 첫번째 작업은 정유업 비중을 낮추는 일이다.

올 1분기 에쓰오일의 전체 매출에서 정유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3%로 나타났다. 실적 변동성이 높은 정유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핵심은 신사업 발굴보다는 석유화학 사업의 확대다. 석유화학 사업 역시 탄소 배출이 높은 편이지만 에쓰오일에 따르면 회사가 준비하고 있는 석유화학 2단계 사업 '샤힌 프로젝트'는 에너지 절감 기술이 적용돼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상업가동이 시작된다면 에쓰오일이 내세운 '10년내 석유화학 사업 비중 25%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샤힌 프로젝트 이행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금을 조달하는 일이다.

◇샤힌 프로젝트, 2026년 하반기 상업가동…"계획대로 추진 중"

샤힌 프로젝트는 에틸렌과 같은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에틸렌을 가공한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를 구축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원유에서 바로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사우디아람코의 신기술 TC2C 기술이 적용돼 수익성 확보와 탄소배출 저감을 동시에 노린다.

에쓰오일은 올 하반기 중 투자에 대한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받고 설비 구축에 돌입, 2026년 건설을 완료하고 같은해 하반기 중 상업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당초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추진에 총 7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는데 투자 설계기간 동안 비용절감 방안을 구상했다. 스팀크래커를 기존 공장과 인접한 곳에 설립해 저장·동력 설비를 공유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7조원에 달하는 투자비는 일정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의 친환경 사업전략 '그린 이니셔티브'. (출처: 2021년 에쓰오일 지속가능성보고서)
신사업에 있어 석유화학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다른 정유사들과 비슷하게 수소 및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다만 수소 사업과 화이트 바이오 사업 로드맵은 석유화학 사업 대비 구체적이지 않다. 이같은 미래 에너지 사업의 경우 주로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대한다.

수소 사업은 아람코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한 블루 수소와 블루 암모니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타당성 조사를 수행 중이다. 이밖에도 수소 밸류체인 및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과 관련한 국내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공통 투자할 예정이며 저탄소 관련 기술 개발에도 협력한다.

◇막대한 투자비, 믿을 곳은 정유업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해도 여전히 막대한 규모임에는 변함이 없다. 투자비 마련에는 1~2년가량의 시간이 남아있다. 방주완 에쓰오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8일 실시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설비투자(CAPEX) 지출은 2024년 이후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 CFO는 올해와 내년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현금비축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이지만 탈정유 로드맵 실현을 위한 투자재원은 상당부분 정유업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이미 정유업의 호조로 올해 상당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확보했다. 올 상반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무려 3조539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인 1조2002억원 대비 154.4% 확대된 수치다.

올 상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차질, 항공유 수요 회복 등으로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였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수익분기점으로 본다. 올 1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4.1달러, 2분기 배럴당 20.8달러에 달했다. 수익성 자체가 높아졌고, 유가 급등으로 인한 재고평가 이익 확대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도 급등한 것이다.

3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주춤하는 분위기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이달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0.5달러다. 여전히 수익분기점을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급격한 하락세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그럼에도 에쓰오일은 정유업 흐름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 CFO는 "향후 수년간 정유업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유업황이 악화되자 대규모 정제설비 구조조정이 일어났다는게 에쓰오일 측의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에서 폐쇄된 정유공장은 5곳이다. 호주에서도 엑슨모빌과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가 정유공장을 닫았고, 일본에서 최대 정유기업 에네오스도 2023년 와카야마 정유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다.
(출처: 에쓰오일 IR자료)
각국 기업들이 정유공장 운영을 줄이고 있지만, 2024년 이후 신규 정제설비 투자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석유수요는 당분간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급은 줄어들었는데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정유업체의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에쓰오일은 향후 1~2년간 정유업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현금을 쌓아 투자에 대비할 계획이다.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유지한다는 배당정책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방 CFO는 "회사는 안정적인 재무구조 하에서 프로젝트를 원활이 진행하면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정한 배당성향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샤힌 프로젝트 추진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금년 배당성향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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