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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가 노리는 화천기계, 경영권 향방은 보아스에셋 지배력 확대, 등기임원 해임 요구…오너일가와 전면전 양상

황선중 기자공개 2022-08-02 10:29:3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1일 12: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천그룹 계열사 '화천기계'에 경영권 분쟁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최대주주인 오너일가와 슈퍼개미로 불리는 김성진 대표가 이끄는 보아스에셋이 맞붙는 모양새다. 보아스는 이사진 재편을 골자로 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면 양측은 이사회 장악을 위한 표대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아스에셋 측은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임시주주총회 소집 목적은 이사·감사의 해임과 선임이다. 심문기일은 오는 31일 열린다. 1975년부터 시작된 화천기계 47년 역사에서 경영권 분쟁이 빚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기존 화천기계 등기임원진 7인의 해임이다. 현재 등기임원진에는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을 비롯해, 권 회장의 아들 권형석 대표, 조카 권형도 부사장 등 오너일가가 자리하고 있다. 기존 등기임원진을 해임한 이후 빈자리는 김성진 보아스에셋 대표 등 7인이 새롭게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보아스에셋은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등록기업이다. 모태는 김성진 대표가 지배했던 비상장사 보아스다. 보아스는 지난해 K-OTC 등록기업인 패션잡화 제조업체 끄렘드라끄렘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역합병했고, 사명을 끄렘드라끄렘에서 보아스에셋으로 변경했다. 김 대표는 현재 보아스에셋 최대주주로서 지분 69.9%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김 대표가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아스에셋을 통해 화천기계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양사를 합병할 것이란 시각이다. 합병에 성공하면 보아스에셋은 우회상장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 대표로선 비상장사였던 보아스가 K-OTC 등록기업을 거쳐 단숨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1960년생인 김 대표는 슈퍼개미로 유명한 인물이다. 부실기업이나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한 뒤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극동건설을 비롯해 충남방적(현 SG글로벌), 한국폴리우레탄(진양폴리우레탄), 한국금속공업(조인에너지), 우방, 한창, 성안, 고려산업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투자했다.

관건은 임시주주총회 표대결이다. 보아스에셋 측은 현재 화천기계 지분 10.4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부터 장내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아스에셋(6.50%), 원옥(2.88%), 김 대표(1.06%)다. 원옥 역시 김 대표가 지배하는 회사다.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우호지분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오너일가도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천그룹은 주물(화천기공)→기계부품(서암기계공업)→공작기계(화천기계)→판매(화천기계)로 이어지는 계열사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중추적 역할을 하는 화천기계가 사라지면 수직계열화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오너일가는 화천기계 지분 34.54%를 보유하고 있다.

화천기계는 1975년 설립된 공작기계 제조 전문기업이다. 공작기계란 각종 생산설비를 제작하는 장비로 흔히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불린다. 2014년엔 매출이 3000억원에 육박했지만, 2018년부터는 줄곧 2000억원 밑에서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는 1759억원을 기록했다. 2018~2020년에는 3년 연속으로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3.9%다.

화천그룹 관계자는 "법무법인을 선정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소액주주분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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