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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창과 이규호의 '엇갈린' 후계자 스토리 [thebell note]

성상우 기자공개 2022-08-03 07:10:27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07:0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이 물려받을 그룹은 한때 재계 1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굴지의 항공그룹과 대우건설 등 톱티어급 대형 건설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그룹 총수이자 부친인 전 회장은 불명예 퇴진했고 그룹은 재계 60위권으로 밀려났다.

십수년 전부터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후계자로 지목되며 재계의 집중 관심을 받았지만 40대 후반의 나이가 될 때까지 그는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능력보다도 선대의 욕심, 가족간의 불화로 적기에 전면에 서지 못한 탓이다. 재계에선 그를 '비운의 황태자'라 칭한다.

#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물려받을 그룹은 재계 50위권이다. IMF 이후 사세가 크게 기운 뒤 최근 20년간 줄곧 40~50위권에 머물렀기에 후계자에 대한 관심도도 그만큼 덜했다. 이렇게 빠른 경영 데뷔를 예상한 이 역시 많지 않았다.

그동안 후계자는 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거치며 빠르게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의 데뷔 무대는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신사업까지 도모할 수 있는 신설분할 회사다. 경영자로 본격 데뷔한 그의 올해 나이는 만 37세다. 비교적 이른 시기이나 그룹내 후계자 교육이나 또 다른 여러 면을 볼 때 적당한 시점에 무대에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벌그룹 후계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세간의 입에 비중있게 오르내리는 스테디셀러다. 특히 동종업계 내 비슷한 규모 기업의 후계자들이 비교대상으로 동시에 거론될 때 관심도는 더 높아진다.

박세창 사장과 이규호 부사장이 속해있는 금호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시평순위는 각각 15위, 16위로 붙어있다. 두 후계자 모두 현재 그룹 총수의 장남이다. 그 덕분에 일찍부터 경영 분쟁 여지가 없는 확고한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영 수업도 일찌감치 받았고 주요 계열사들 요직을 두루 거치며 실전 모의고사도 마쳤다. 경영자로서의 전면 데뷔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도 비슷했다.

차이점도 있다. 한 쪽 그룹은 쇠락기를 거치고 있는 중이고 다른 한 쪽은 사세 팽창기에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 차이가 후계자의 경영자 데뷔 시점까지 엇갈리게 했다. 권토중래를 기약해야하는 금호그룹 입장에선 박세창 사장을 섣불리 경영 전면에 내놓기 조심스럽다. 그룹 자산의 과반을 떼어낸 뒤 마지막 남은 금호건설 마저 실패한다면 재도약의 기반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꼴이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적기를 놓친 모양새다.

팽창기에 있는 코오롱그룹은 후계자의 경영 데뷔에 모험을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사장이 실패를 한다해도 그룹 전체의 존망이 달려있는 정도는 아니다. 재계와 여론의 관심도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그가 역량만 입증한다면 코오롱그룹은 일찌감치 명분과 실리, 타이밍을 모두 챙긴 경영 승계를 마무리지을 수 있다.

두 후계자의 엇갈린 처지를 놓고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들 행보가 그룹의 흥망성쇠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라 더 그렇다. 다른 기업도 유념해볼만한 일 아닐까. 이들의 대비되는 현실은 기업이 승계의 무대를 얼마나 적기에 얼마나 그럴듯하게 꾸려주느냐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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