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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통공룡 리포트]365일 불켜진 식자재마트, '유통법' 틈새 중견기업 급성장대기업 규제 피해 '알짜상권' 침투, '온라인·PB' 고객 흡수 기업형 진화

변세영 기자공개 2022-08-16 07:51:12

[편집자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영업 규제가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식자재마트가 빠르게 그 틈을 메우고 있다.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출점 제한이 없는 데다 '365일 24시간' 영업으로 지역 상권을 빠르게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덩치를 키운 식자재마트는 온라인과 PB 등 자체 사업을 확대하면서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하고 나섰다. 기업형으로 거듭난 국내 주요 식자재마트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1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10년간 대형마트 규제는 소기업에 머물렀던 식자재마트가 중견기업으로 몸집을 불리는 데 지렛대 역할을 했다. 규제 밖에 머물며 덩치를 키운 식자재 마트는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다시 한번 퀀텀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유통법 10년, 대형마트 '와르르' 식자재마트 '쑥쑥'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식자재마트 사업체 수는 총 1803개로 2014년 대비 74% 증가했다. 2020년 기준 국내 식자재마트 시장 규모는 9조7513억으로 약 1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상위권 사업자들이 매섭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식자재마트 업계 1위 사업자인 장보고식자재마트의 매출은 2012년 12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3배 이상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형마트는 2012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경우 합산 매출액은 2013년 26조9419억원에서 2021년 27조2505억원으로 1.1% 늘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 줄었다.


대형마트와 식자재마트 사이에서 이 같은 온도차가 발생한 원인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규제가 지목된다. 2010년 당시 정부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점포와 준대규모 점포를 대상으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통시장 경계 1km 인근에 신규 출점을 제한한 제도다. 이후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법개정을 통해 대형마트와 SSM은 매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어졌고 한 달에 2회 휴업도 의무가 됐다.

유통산업발전법이 명시하는 대규모점포란 매장 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인 대형마트를 뜻한다. 준대규모점포는 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가 직영하는 점포(SSM)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이마트가 운영하는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쇼핑의 롯데슈퍼, 홈플러스가 전개하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식자재마트는 법의 사각지대 덕을 톡톡히 봤다.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 이하 매장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식자재마트는 SSM처럼 대기업이 운영하는 계열회사 점포에도 해당하지 않아 출점과 영업제한을 모두 피해갔다.

식자재마트는 본래 음식점업 등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를 겨냥한 '도매시장' 개념으로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식자재마트가 구역 제한 없이 알짜배기 상권에 연이어 출점하면서 접근성을 발판으로 일반 소비자 대상의 유통소매 시장에까지 빠르게 침투했다는 설명이다.



◇몸집 커진 식자재마트, 온라인에 PB까지 플랫폼 경쟁력 '사활'

국내 대표 기업형 식자재마트로는 장보고식자재마트가 있다.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운 장보고식자재마트는 지난해 매출로만 3976억원을 올렸다. 현재는 온라인몰 '장보자닷컴'을 통해 전국 단위 온라인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식자재마트도 있다. VIG파트너스는 2018년 원플러스마트를 전개하는 주식회사 윈플러스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윈플러스는 VIG파트너스가 인수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FX사업부 내 위탁 급식사업과 식자재 유통사업을 물적분할한 푸디스트에 흡수합병 됐다. 식자재마트부터 급식사업 등에 이르는 사업 범위를 영위하는 푸디스트는 지난해 매출 7894억원을 기록했다.

세계로마트그룹이 운영하는 세계로식자재마트도 기업형 식자재마트 사업자다. 세계로마트그룹은 세계로마트, 세계로더블유스토어, 세계로유통 총 3개 법인으로 분리돼있다. 지난해 3사 전체 매출을 합하면 378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외에도 유맥그룹 계열사 다담리테일이 운영하는 다담식자재마트, 송파구 가락동 본사와 마포구 등에 지점을 보유한 다농마트 등이 기업형 식자재마트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법 시행 이후 오히려 전통시장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그 수요를 온라인과 식자재마트가 흡수했다"며 "규제 틈을 파고들어 오프라인을 접수한 데 이어 자체 PB상품을 만들거나 매장을 온라인 배송센터로 활용하는 등 고객을 락인(Lock-In)하려는 기업형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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