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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 "관리종목 해소, 해외영업 박차"반기보고서 '적정 의견', 해외 매출 비중 50% 확대 '잰걸음'

정유현 기자공개 2022-08-08 09:06:3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3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지 3년 차.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열리면서 다시 해외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자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사진)는 지난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3년 만에 열린 국제종자교류회에 참가해 아시아종묘가 오랫동안 연구개발(R&D)에 공들인 종자들과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종자의 수출을 위해 열심히 영업에 나섰다.

행사에서 종자 수출 논의를 진행하던 차에 갑자기 전화통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아시아종묘가 반기보고서(2021년 10월 1일~2022년 3월 31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관리종목'에 지정됐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대표뿐 아니라 회사의 주요 임원들도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기 전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 소식에 류 대표는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내부 통제 미비, 관리 종목 이슈로 불거져 '책임통감'…조직개편 단행

아시아종묘 본사가 위치한 가락시장몰에서 더벨과 만난 류경오 대표이사는 "엔지니어 출신 대표이사라서 이런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자책했다"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영업에만 집중하고 자금·회계 등 내부 조직을 살뜰히 챙기지 못해 주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아시아종묘가 꼽은 이번 사태의 원인은 자금 담당 임원의 역량 부족이었다. CFO로 채용 후 등기임원에도 이름을 올리며 오랜 기간 아시아종묘의 안살림을 맡겼다. 나름의 성실함을 무기로 류 대표의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류 대표의 믿음과 달리 내부 회계팀 직원들의 평가는 달랐다.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CFO 때문에 퇴사하기 시작하며 공백이 생겼고 회계법인으로부터 반기보고서 '의견 거절'까지 받는 사태에 이르렀다.

류 대표는 "등기이사로 올린 만큼 CFO에게 관련 업무를 모두 맡긴 것인데 직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관련 업무에 대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전혀 없었다"면서 "지정 감사를 담당하는 회계사가 와서 원가 분석 자료를 보고 자료가 미비해서 적정 의견을 줄 수 없다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회사는 CFO에 상황 설명을 요구했고 그는 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회사를 떠났다. 류 대표는 "코스닥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데, 선후배들이 각 회사의 회계팀을 파견시켜 주겠다. 상황을 같이 해결하자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며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PA(프라이빗 어카운턴트)를 지정하지 않은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급히 비용을 내고 PA를 선정해 상황 수습에 나섰다.

PA와 퇴사했던 회계팀 직원들이 힘을 합쳤다. 밤낮없이 자료를 준비하고 분석하는 등의 작업을 거쳐 제대로 된 보고서를 완성했다. 퇴사 후 이직을 하는 등 본업이 있었지만 현직에 있을 때 완성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이 직원들을 움직였다. 류 대표는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아시아종묘는 반기보고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CFO가 떠나며 생긴 공석은 류 대표의 장남인 류재환 이사가 채웠다. 류 이사는 북경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입사 이후 중국 지역쪽 해외 영업을 담당했고 홍보·인사 등 관리 조직에도 몸담으며 회사의 전반적인 실무를 담당했다.

류 이사는 책임감을 무기로 관리종목 이슈 해결을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반기보고서 재감사 준비뿐 아니라 5회차 전환사채(CB) 투자자에게 기한이익상실(EOD) 개시 건을 알리고 그에 따른 이자 지급을 진행했다. 사채권자들로부터 CB를 취득할 뿐 아니라 회사가 콜옵션 권리를 일부 취득해 소각했다.

류 대표는 "이전부터 CFO를 내보내고 장남(류재환 이사)에게 관련 업무를 맡기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우선 지켜보고만 있었다"며 "아들의 업무 능력을 인정하고 재경팀 총괄을 맡겼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전화위복일까, 류 대표는 "아들의 위기 관리 능력을 보면서 한층 더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주주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를 한 류 대표는 "CB 처리는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관리종목 이슈가 생기면서 책임 경영 차원에서 급하게 차남에게 콜옵션을 주고 취득하도록 했다"면서 "아시아종묘는 농업 관련한 분들이 주식을 많이 가지고 계시는데, 주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커서 더욱 서둘러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의 15%, 신품종 R&D 투자…향후 M&A로 동유럽 시장 공략

아시아종묘는 '대한민국 종자강국' 실현을 위해 신품종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의 15%를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이 R&D부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종자 회사들이 R&D를 줄이고 유통에 집중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시아종묘의 이 같은 노력이 더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류 대표는 "모든 회사가 유통만 하면 종자업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유통하는 회사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회사의 목표는 수출 확대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종묘의 매출 중 해외 비중은 38% 수준이다. 해외 매출 비중을 2~3년 내 50%로 확대시키는 것이 목표다. 해외 사업 확대의 중심은 인도다. 최근 인도법인장을 한국으로 불러 머리를 맞댔다. 현지에 육종 기술이 있는 인물을 적극 영입하고 인도뿐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 전역에 판매할 수 있도록 수박, 멜론 토마토 등의 열매 채소 관련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류 대표는 "인도에 임대 토지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제 땅을 매입해서 본격적인 시설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회사에서 1년에 보수적으로 봤을 때 10억원 수준의 현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 손을 벌리지 않고 회사 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설 투자 등을 점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년에 1모작만 가능하지만 인도는 3~5모작이 가능하다. 10년으로 환산하면 타사 대비 30~40년을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이다. 베트남에도 진출해있지만 공산국가로 토지 관련 제한이 많기 때문에 R&D를 진행하며 상황을 살피고 있다. 향후 동유럽 지역으로도 사세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류 대표는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동유럽 지역 진출은 기업 인수 방식을 고민하고 있고 인수할 기업을 스터디하는 단계"라며 "직접 진출보다 M&A를 통하면 영업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종묘의 수출품을 얹어 팔면 빠르게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스터디 단계이기 때문에 1~2년 내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지금은 해외 사업 확대 단계로 향후 해외 매출 비중이 60~70% 정도까지 오를 때 아들에게 회사를 맡기고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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