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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금리 인상, 당분간 숨고르기 전략" [부동산 운용역과의 수다]③하반기 뚜렷한 거래 감소, 해외 투자자의 국내 진출 확대 긍정적 전망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2-08-16 07:37:13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사상 최대 거래규모를 기록하며 호황세를 여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을 비롯해 직접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원자재가 상승 문제도 겹쳤다. 불확실성이 커진 2022년 부동산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관련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운용사 임원들과의 모임에서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3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 파티는 끝났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한창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시작된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에 한국은행도 발을 맞추고 있다.

금리 인상은 부동산 운용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최근 수년 동안 저금리 덕에 지속할 수 있던 공격적인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부동산 운용 전문가들은 금리 안정기가 올 때까지 시장이 한동안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 상황과 전망을 듣기 위해 더벨이 만든 이번 자리에는 권혁진 베스타스자산운용 상무, 김병직 신한리츠운용 상무, 박경배 마스턴투자운용 상무, 이철민 케이리츠투자운용 전무(가나다순)가 참여했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0~0.25%이던 기준금리를 0.25~0.5%로 25bp 올린 것을 시작으로 4달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6월과 7월에는 두 달 연속 75bp씩 기준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2.25~2.50%까지 높아졌다. 한은도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스텝을 실시했으나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피할 수 없었다. 한은 기준금리는 2.25%다.

부동산 운용업계에선 금리 급등으로 인해 투자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딜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으나 하반기 들어선 거래 자체가 뜸해졌다.

권혁진 상무는 "업계 종사자 사이에선 그동안 투자 경험 중 제일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오랜 기간 동안 저금리에 익숙해진 탓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하반기 숨고르기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철민 전무는 "금리 인상 때문에 상당 수의 거래가 지연되고 펀드 및 대출 만기 연장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가격 하방압력이 거세지고 있으나 일반 법인이나 개인 매도자의 경우 급매물이 아닌 한 아직은 가격 조정에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내년은 돼야 거래가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량이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왼쪽부터)권혁진 베스타스자산운용 상무, 이철민 케이리츠투자운용 전무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운용사 간 거래에선 매도인 측에서 매매가격을 일부 조정해주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양측 모두 거래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니 운용 기간에 여유가 있다면 당분간은 관망세로 금리 흐름을 지켜볼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박경배 상무는 "부동산펀드 만기에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앞으로 1~2년간 매각 타이밍을 조율하면서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금리 인상을 계기로 국내 투자가 주춤했던 해외 투자자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우량 자산을 공략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철민 전무는 "최근 물류센터 매각을 위해 입찰을 해보니 국내 운용사는 대출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고 에쿼티 비중이 높은 해외 투자자만 남았다"며 "이들은 LTV 50% 미만으로 매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투자자가 쉬어가는 분위기 속에서 해외 투자자가 선별적으로 좋은 자산을 매입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부동산 운용사는 새로운 운용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김병직 상무는 "역레버리지의 시대인 만큼 LTV가 낮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통상적인 수준인 LTV 65%로 매입하면 에쿼티 수익률이 2% 남짓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평했다. 기존 상식과 반대로 수익률을 높이려면 대출 비중을 낮춰야 하는 셈이다.

박경배 상무는 "금리 변동기 속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에쿼티 비중 확대, 레버리지 비율 조정 및 변동금리 비중 확대 등의 전략을 활용하는 중"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시장과 경기 변동성을 이겨낼 수 있는 코어자산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금리 변동 민감도가 높지 않은 개발자산에 대한 빌드 투 코어(Build to Core) 전략도 유효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관투자자 심의를 거쳐야 하는 프로젝트펀드보다 운용사의 판단에 재량권을 주는 블라인드펀드나 레버리지 비율이 낮은 외국계 코어펀드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김병직 신한리츠운용 상무, 박경배 마스턴투자운용 상무가 금리 인상에 따른 운용 전략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결국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선 금리 인상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미 연준은 이미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3.4% 이를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한은 역시 올해 세 번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3차례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는 2.75~3%까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경배 상무는 "과거 10년 이상 금리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고금리가 유지됐던 시기가 1년 이상 지속된 적이 없다"며 "전문가마다 고금리 유지 기간을 1~3년 사이로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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