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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산업 체인 점검]오르비텍, 매출 성장 비결 'HP·ISI 양쪽 날개'①포트폴리오 다각화 덕, 실적 안정화…한수원 레퍼런스 탄탄, 신규 수주 기대감↑

구혜린 기자공개 2022-08-10 10:35:42

[편집자주]

에너지 시장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세계적인 ‘탈원전’ 기조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탄소중립’을 주도했던 유럽연합(EU)은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도 새 정부가 들어서자 원전산업에 다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변화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더벨은 원전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르비텍은 원자력발전(원전) 사업자 중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다채롭게 구성한 곳으로 꼽힌다. '방사선 관리(HP, Health Physics)'와 '원전 기기 구조물 검사(ISI, In Service Inspection)'를 모두 수행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사업자다. 양 사업부가 상당한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온 덕분에 탈원전 정책이 우세할 때도 오르비텍의 원자력사업은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원전 수요가 다시금 떠오르는 지금, 오르비텍은 정책 수혜를 가장 눈에 띄게 입을 사업자로 손꼽힌다. 벌써 240억원 규모의 방사선 관리 용역을 수주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오랜 기간 협업한 업력을 바탕으로 추가 신규 수주를 이끌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탈원전 정책 영향 '無', 원자력사업 실적 '우상향'

오르비텍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게 원자력사업 실적에 부침이 없던 곳이다. 원전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서다. 비파괴검사를 법인 설립 목적으로 삼은 만큼 원자력사업은 일찍이 진입했다.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2013년부터 항공기정밀부품사업을 겸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오비트파트너스를 설립해 전문 투자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얼핏 보면 오르비텍도 정부의 탈원전 기조 정책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환경 보존 필요성 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기존에 짓던 발전소는 완공하더라도 추가 발전소는 더 이상 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원전 관련 업체들이 수주에 영향을 받았으며, 중장기적인 사업 우려로 제반 비용을 일제히 축소했다.


오르비텍은 2020년 적자전환이란 쓴맛을 봤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534억원으로 2019년 대비 29% 감소했다. 영업손실 72억원, 당기순손실 21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실적 악화는 오르비텍의 또 다른 주력 사업부문인 항공기 정밀부품 부문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탓이었다.

반전은 1년 만에 이뤄졌다. 오르비텍은 지난해 흑자전환과 더불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1년 오르비텍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82억원, 영업이익은 101억원 수준이다. 항공기 정밀부품 부문은 잔여 코로나19 영향으로 회복하지 못했으나, HP 및 ISI 사업부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덕분이다.

오르비텍의 원전사업이 신규 원전에 따른 수요보다 기존 원전 관리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2016년 200억원대였던 오르비텍의 원전사업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해왔다. 2018년 300억원, 지난해 400억원을 돌파했다. HP 사업부가 주력으로 매출액을 이끌고 ISI 사업이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2020년 일시적으로 ISI 사업부 매출액이 뒷걸음질치기도 했다. 오르비텍 관계자는 "원전 기기 구조물 검사업은 '계획예방정비기간(핵연료 교체를 위한 발전소 운전 정지 기간)'에 용역울 수행한다"며 "이 주기가 보통 18개월마다 돌아오기 때문에 일시적인 실적 부침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 용역만 15년, 추가 수주 예상

오르비텍은 HP와 ISI 양쪽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왔다. HP사업은 시장점유율 18%로 한일원자력에 이은 2위 사업자다. ISI사업 시장점유율 23%로 한전케이피에스에 이은 2위 사업자다. 1등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양대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며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오르비텍을 원전 부흥기를 톡톡히 누릴 사업자로 손꼽고 있다. 이번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기존 기기 수명 완료 시점 연장, 해외 신규 원전 10개 수주 등 3가지 정책을 주력 원전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새 원전이 들어서거나 해외 원전을 수주하면 HP 및 ISI 사업부가 수혜를 입는다.



벌써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오르비텍은 지난달 한국수력원자력과 신규 계약을 맺고 한빛 원자력 발전소 3, 4호기의 방사선을 관리하는 용역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이달부터 2025년 7월까지이며 계약금액은 240억원 규모다. 방사선 관리 용역은 계약기간 동안 계약금액이 동일하게 배분돼 매출액에 잡힌다.

HP사업은 곧 한수원 용역사업이다. 한수원 용역은 일정 수준 이상의 마진이 보장되고 기업 현금흐름에도 긍정적이다. 오르비텍은 2006년 원전 방사선관리 용역 Q등급 등록을 시작으로 한수원 용역을 수주하는 데 집중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고리 원자력 발전소 1, 2호기 및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3, 4호기 방사선 관리를 담당할 수 있었다.

탄탄한 용역 업력은 이번 신규 수주에도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오르비텍 관계자는 "용역에 있어선 레퍼런스가 있는 게 유리하다"며 "신고리 3, 4호기 등 15년의 한수원 레퍼런스가 있어 한빛 3, 4호기도 담당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SI사업도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2018년 오르비텍은 한빛 3호기 배관, 기기 및 구조물 가동 중 검사 용역을 수주했다. 기존 마감기한은 본래 올해 6월까지였으나, 내년 6월로 연장했다. 한수원이 추가 검사를 요청하면서 계약금액도 추가될 예정이다. HP 사업과 달리 ISI 사업은 용역 투입되는 시점에 한 번에 매출액이 잡힌다.

오르비텍의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원전 정책은 모두 오르비텍의 기존 사업과 유관되므로 오르비텍의 원전 사업 매출액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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