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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운용 공모하우스 변신]'흥행 수표' 사모재간접, 롱바이어스드 한계 넘을까③위드타임, 퀀텀점프 선례…당국, 보수적 스탠스 전환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2-08-09 08:10:17

[편집자주]

'가치투자의 명가' VIP자산운용이 공모 운용사 인가를 획득했다. 토종 헤지펀드 시장을 장악한 대표 운용사가 공모펀드에 진출하는 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이어 두 번째 케이스다. 이제 첫 공모펀드를 출시하기 앞서 제2의 도약에 나선 VIP운용의 전략과 과제를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8일 07:17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억원이 넘는 목돈을 넣어야 가입할 수 있는 부자 전용 상품이 있다. 만일 소액투자자가 푼돈으로도 이 고급 펀드를 살 수 있다면 불티나게 팔릴 수밖에 없다.

이 콘셉트가 바로 종합자산운용사가 공모펀드 비히클로 조성하는 사모재간접 펀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조성한 '위드타임'은 자사의 대표 헤지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구조로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

공모 운용사 전환의 바통을 이어받은 VIP자산운용도 흥행 보증수표인 사모재간접 펀드를 눈여겨 보고 있다. 다만 금융 당국에서는 누구나 가입하면서도 투자 타깃이 사모펀드인 사모재간접을 통제 모드로 지켜보기 시작했다. VIP표 사모재간접 펀드가 나오려면 넘어서야 할 허들로 꼽힌다.

◇타임폴리오, 사모재간접 위드타임 '잭팟'…후발주자, 대박 선례 좇기 '무게'

올해 초 타임폴리오운용은 '타임폴리오 The Time-M 일반사모투자신탁' 등 더타임(The Time) 시리즈 14개와 이들 헤지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공모펀드 '위드타임 증권자투자신탁'의 판매를 중단했다. 워낙 폭발적으로 성장하다보니 운용 관리 차원에서 소프트 클로징을 단행했다.

근래 들어 타임폴리오운용의 운용자산(AUM)은 드라마틱하게 불어났다. 2020년 10월 1조1000억원 수준이던 AUM은 지난해 들어 3조원을 돌파한 후 3조3000억원까지 팽창했다. 이 중심부엔 사모재간접 펀드인 위드타임이 자리잡고 있다. 2019년 말 1212억원에서 3년도 안 돼 8000억원 수준의 대형 공모펀드로 몸집을 키웠다.

더타임 시리즈는 론칭 때마다 금새 완판되는 고액 자산가의 인기 상품이다. 하지만 최소가입금액(법규상 3억원) 탓에 일반 개미투자자는 가입 자체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공모펀드인 위드타임에 가입할 경우 더타임 헤지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위드타임이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VIP운용도 공모 운용사에 도전하면서 단연 사모재간접 펀드를 검토했다. 본래 일임 운용으로 입소문을 탄 하우스이지만 투자 철학을 녹여낸 '딥밸류(VIP Deep Value)'와 '코어밸류(VIP Core Value)'처럼 독보적 성과를 낸 헤지펀드를 갖고 있다. 두 상품 모두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결성된 후 지난해 전체 시장을 통틀어 수익률 2, 3위를 달성했다.

이들 대표 펀드를 비롯해 VIP 간판을 내건 상품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펀드엔 소액투자자의 뭉칫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VIP BUY CHEAP KOREA', 'VIP K-Leaders 2X', 'VIP K-Leaders 732' 등 이름값을 한 헤지펀드가 적지 않다. 딥밸류와 코어밸류를 포함해 이들 상품을 묶은 공모펀드는 하우스의 AUM을 한단계 더 도약시킬 발판으로 여겨진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소프트 클로징 펀드 현황.

◇장미빛 현실, 현실화 앞서 '당국 심사'…'변동성 불리' 롱바 전략, 스탠스 변화 '주목'

다만 장미빛 전망이 현실이 되려면 무엇보다 금융 당국의 심사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본래 사모재간접 펀드는 국민 재산의 증식을 지원하고자 과거 정부가 내놓은 펀드 혁신 방안의 하나였다. 월급쟁이도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인 헤지펀드를 누리게 하고자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던 펀드였다.

그러나 근래 들어 금융 당국의 스탠스는 정반대로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전환점이었다. 소액투자자가 대거 헤지펀드로 진입할 수 있는 사모재간접 펀드를 오히려 더 엄격하게 통제해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공모펀드 운용사 마케팅 임원은 "헤지펀드 최소가입금액이 큰 폭으로 상향되면서 사모재간접 펀드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금융 당국의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 운용사가 자사의 헤지펀드는 담는 건 그나마 용인될 여지가 있지만 타사의 상품에 투자하는 건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IP운용이 스스로 관리하는 헤지펀드만 엮은 사모재간접 펀드는 론칭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이런 구조로 설계하더라도 넘어서야 할 장벽이 하나 더 있다. 사모재간접으로 담을 자사 상품의 변동성과 투자자산 성격도 금융 당국의 규제 모드를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타임폴리오운용의 더타임 시리즈는 국내주식 롱숏(Long/Short)이 50~60%, 해외주식 롱숏이 10~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체투자(프리IPO, 상장사 메자닌 등)부터 글로벌 매크로(원자재, 국채, 통화 등)까지 투자하는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을 구사한다. 일단 롱숏 기반 자체가 수익률의 낮은 변동성(Standard Deviation)을 담보하는 터라 위드타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생길 여지가 적다.

VIP자산운용의 주요 현황(2022년 6월 말 기준)

반면 VIP운용의 주축 펀드는 주식 매수에 치중한 롱바이어스드 전략이 주를 이룬다. 리스크 방어를 위한 숏 포지션이 미미하면 아무래도 변동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VIP운용은 가치투자 하우스여서 단숨에 잭팟을 노리는 롱바이어스드 운용사와는 결이 다르다. 극단적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와 비교하면 VIP표 사모재간접은 설득력이 훨씬 더 큰 셈이다.

향후 VIP운용이 사모재간접 펀드를 출시할 수 있을지 헤지펀드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또다른 '톱' 하우스인 DS자산운용도 공모 운용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명성을 쌓은 데 일등공신이 비상장투자 상품인 하우스다. 이들 비시장성 자산 펀드를 묶은 사모재간접이 허용될 정도로 금융 당국의 스탠스가 변화할지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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