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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KAI]후보 미정 상태로 '이사 선임' 주총 소집 까닭은①안현호 사장 내달 임기 만료, 조만간 후보 내정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12 07:31:39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8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달 11일 '주주총회소집결의' 공시를 했다. 다음달 5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이사 선임의 건'을 처리하겠다는 내용이다. 부의 안건이 단 하나인 '원포인트 주총'이다. 무려 두달 전에 일찌감치 날짜를 확정했다.

눈에 띄는 건 이사 후보가 '미정'이라는 점이다. 공시 당시에도, 그로부터 한달 가까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후보를 확정짓지 못했다. 회사 측은 후보가 정해지는 대로 정정공시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위한 주주명부는 이달 1일 폐쇄됐다.

<출처:전자공시시스템>

해당 임시 주총은 대표이사인 안현호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9월5일 선임된 안 사장은 다음달 4일 3년 간의 임기가 끝난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필요한 만큼 일단 주총 날짜 먼저 잡아놨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KAI는 주식회사지만 일반 기업이라고 보긴 어렵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항공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을 최대주주로 두고 출범한 영향이다. 현재(2022년 3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1%)이고 2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9.55%)이다. 주요 주주는 이렇게 둘이 전부다. 나머지는 소액주주들이 60% 가량을 쥐고 있다.


이 같은 주주구성은 사실상 사장 선임 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들어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역대 사장 7명 중 내부 임원 출신은 하성용 전 사장(5대)이 유일하다. 그조차도 성동조선해양 대표 등을 지낸 점 등을 고려할 때 완전한 내부 승진자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관료 출신인 안 사장 역시 전임자였던 김조원 전 사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내정돼 사임하며 급하게 자리를 물려 받았다. 당시 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던 최종호 전무가 잠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경영공백을 최소화했다. 통상 기업들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3월이 아닌 9월에 임시 주총을 열어 안건을 처리하려는 배경이다.

KAI는 원칙적으로 이사회가 이사 후보를 결정한다. 이사회 산하에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도 설치돼 있다. 사내·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등을 추천하거나 사전심의하는 조직이다.

2017년 9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기존엔 사외이사 후보만 추천했지만 사내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 선임을 관장하도록 역할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추위는 올 2월과 3월에 연속으로 회의를 개최해 사외이사 후보를 논의하고 추천했다.

이추위는 현재 이사회와 멤버 구성이 동일하다.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이사회 멤버 전원이 위원으로 들어가 있다. 물론 이사(이사회)와 위원(이추위)의 역할이 다른 만큼 구분해 활동하고 있다. 위원장은 조진수 사외이사다.

다만 추천할 후보가 사내이사인지 사외이사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 제3조(권한)에 따르면 사외이사에 대해선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사내이사는 이사회가 추천하고 주총에서 선임할 후보의 자격을 사전에 심사할 수 있는 권한이 전부다. 사실상 추천권이 없다.


위원회에 부의하는 사항을 봐도 마찬가지다. 사외이사의 경우 후보를 추천하지만 사내이사에 대해선 사전검토와 자격심사를 하는 역할이다. 사실상 최대주주의 의지에 따라 이사회가 추천한 인물을 살펴보는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KAI 이사회는 오는 16일쯤 회의를 열고 차기 사장 후보(내정자)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KAI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 일정과 사장 후보자 내정 여부 등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다음달 임시 주총이 사장 선임을 위한 것인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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