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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의 경제학 2.0]더 커진 '총수 역할론', 투자 확대로 숙제 풀까③반도체·M&A·민간외교 키 쥔 이재용, 존재감 커진다

김혜란 기자공개 2022-08-16 09:15:18

[편집자주]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복권을 결정했다. 정권마다 항상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기업인 사면 이슈는 국민 대통합과 경제 활성화를 근거로 하고 있다. 더벨은 사면복권 받은 기업인들의 전후 행보를 통해 재벌 사면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산업적 효용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2일 15:4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복권의 가장 큰 의미는 '총수 역할론'에 힘이 실린다는 데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 부회장의 민간 외교관으로서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또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가 경제를 먹여 살리는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투자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A 키 쥔 이재용, 존재감 보여줄까

12일 이 부회장은 정부의 8·15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오르자 서면으로 입장을 발표해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의 복권 주장에 힘이 실렸던 것도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총수가 부재한 상황이 이어지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거란 우려 때문이었다.

이 부회장이 복권된 만큼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M&A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통해 삼성의 컨트롤타워로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5월 앞으로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AI)와 차세대 통신 등 대략적인 투자처만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눠 집행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한 실행 계획을 구체화해 이 부회장이 추가로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3년 내 유의미한 M&A를 진행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해 온 데다 현금성자산이 120조원이 넘는 만큼 '빅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그동안 총수 부재로 불안정했던 경영체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단숨에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오너 부재 상황에선 임기가 한정된 전문경영인이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번 투자 의사결정을 내렸다 하면 수십조원이 움직이는 터라 오너 경영인이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해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발표한 '450조원 투자계획' 개요
◇민간외교관 역할 기대감

대외 활동을 통해 사업을 지원하는 것도 총수의 중요한 역할이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인 '칩4' 움직임에도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게 당면 과제다.

칩4는 미국이 자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어 중국을 배제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만과 일본은 칩4 동맹 참여를 일찌감치 확정했으나 한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참여를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칩4 동맹은 외교 문제인 만큼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설 순 없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그동안 다져온 미국과 중국의 정·재계 네트워크와 정무적 감각을 활용해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는 있다.

특히 반도체는 국내 수출에 절대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이 반도체가 국가안보 문제가 된 상황에선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총수가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다양한 셈법을 고려해 전략을 주도하고, 정부와도 소통하며 위기를 타개해나가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해 의사결정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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