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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롯데케미칼, 지주 편입 후 배당 강화…신동빈 회장 영향은②배당성향 30% 이행 의지, 롯데지주·신 회장 배당수익 확대 기여

유수진 기자공개 2022-09-07 10:54:42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당 확대는 모든 주주들이 반가워하는 소식이다. 오너일가라고 예외일 리 없다. 그들에겐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재원이다. 근로소득(보수)과 더불어 증여세·상속세 납부나 경영권 유지를 위한 지분 매입 등의 주요 재원이 된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을 기점으로 배당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이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하며 주주 프렌드십 제고를 약속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때 지배구조가 '신동빈 회장→롯데지주→롯데케미칼 등 계열사'로 정리됐다. 3년 마다 주주환원책을 업데이트하기로 한 것 역시 같은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첫 중간배당 무산, 연말에 배당성향 30% 맞춰 실시

롯데케미칼은 올 3월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그룹 차원에서 목표 배당성향을 밝힌 적은 있지만 자체적으로 기준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당 안정성 강화로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일회성 이익 제외) 배당을 지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룹의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내용은 연 1회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향후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겠다는 것 정도다. 정기적으로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야심찬 발표가 무색하게 실적 부진으로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긴 대목이다. 회사 측은 연말배당을 통해 예고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연간 기준으로 배당성향 30%를 맞추겠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적지 않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당기순이익 8370억원 가운데 34%에 해당하는 2845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침체와 대산공장 사고 등으로 경영상황 전반이 위축됐던 202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대산공장 사고 여파로 순이익(1156억원)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이를 넘어서는 1234억원을 배당에 썼다. 배당성향이 107%까지 치솟았다. 회사 측은 "현금흐름을 고려해 최대 가능 배당금을 책정하는 등 투자자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롯데지주 산하로 편입, 배당 규모 확대

롯데케미칼이 배당에 각별히 신경쓰기 시작한 건 2017~2018년 쯤으로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시기와 맞물린다. 이전에도 꾸준히 수익의 일부를 주주들과 나눴지만 배당총액과 배당성향 측면 모두 규모가 작았다.

예컨대 1조3041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린 2016년 주당 4000원(배당성향 10.3%)을 책정하는데 그쳤다. 순이익이 10분의 1로 줄어든 2020년과 비슷한 수준(주당 3600원)이다. 최고 실적을 올린 2017년 배당총액을 대폭 확대해 배당성향을 끌어올리더니 이후로도 탄탄히 유지해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갖추며 롯데지주 밑으로 편입됐다. 신동빈 회장(13.0%)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이전까진 일본 측 주주들로 구성된 롯데물산(31.27%)과 호텔롯데(12.68%) 등이 최대주주였다.

배당은 지배구조 밑단에서 위를 향해 역순으로 올라간다. 과거 롯데케미칼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일본 측 주주들에게 흘러 들어갔지만 지금은 롯데지주, 나아가 신 회장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자회사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수익과 브랜드 상표권사용수익, 임대수익 등이 주요 수입원이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자회사들이 배당을 늘리면 롯데지주의 수익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특히 전체 매출 중 배당수익의 비중이 가장 큰 편이다. 작년 영업수익 2514억원 중 배당수익이 1032억원으로 41% 수준이었다. 2020년의 경우 배당으로만 전체 매출의 53%를 올렸다.

◇롯데지주, 순적자에도 배당…신동빈 회장 현금 확보 수단

롯데지주 역시 배당성향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심지어 적자를 낸 해에도 빠짐없이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구체적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 후 매년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순이익을 낸 건 2019년 한번 뿐이다. 당시 순이익(2108억원)의 37.3%인 787억원(37.3%)을 배당에 활용했다. 나머지 해에는 순적자를 내고도 보통주 1주당 △2018년 800원 △2020년 1100원 △2021년 1000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배당은 신 회장이 안정적으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활용해 상속세를 내고 지배력 확대를 위한 지분 매입 등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보수 183억원, 배당금 311억원 등 총 494억원 가량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수입의 64%가 배당수익이었던 셈이다.

특히 롯데지주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207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주식도 9만705주(0.26%) 직접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모두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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